내 심장을 줄게 - 심장을 이식받은 기상캐스터의 햇살 찬란 투병기
오수진 지음 / 소소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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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마지막이 누군가의 새로운 시작이 된다는 것

『내 심장을 줄게』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상당히 강렬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제목만큼 책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담아낸 표현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수진 작가는 서른 살 무렵 암 진단을 받은 뒤 다시 심장병을 겪고, 심부전이 급격히 악화되어 중환자실에 입원합니다. 이후 심장이식 대기자가 되고, 죽음과 가까운 시간을 지나 결국 누군가의 심장을 기증받아 다시 삶을 이어가게 됩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고통을 과장하거나 감정을 억지로 끌어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힘들었던 순간들을 담담하게 기록하면서도 그 시간 속에서 만난 사람들, 가족, 의료진,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심장을 남겨준 기증자에 대한 마음을 세심하게 전합니다.

‘죽음의 조짐들’, ‘응급도 0순위’, ‘두 번째 심장의 자격’, ‘내 심장은 어디에서 왔을까’ 같은 목차를 따라 읽다 보면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위태로운 순간들을 건너왔는지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또한 장기기증이라는 생명 나눔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순간일 수 있는 선택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다시 숨 쉬고, 걷고, 사랑하고, 내일을 꿈꿀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할 수 있다는 사실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결국 이 책이 전하는 가장 큰 이야기는 ‘살아 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평범한 하루가 사실은 누군가가 간절히 바라던 하루일 수도 있다는 것. 그 사실을 알고 나면 오늘이라는 시간이 조금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마지막에는 절망보다 감사와 희망이 남는 책입니다. 삶의 의미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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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더스 Builders Vol.1 : Origin
빌더스 편집부 지음 / 아임웹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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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브랜드에는 자신만의 ‘그렇게 시작됐다’가 있다

좋아하는 브랜드를 발견하면 제품이나 서비스에 먼저 관심을 갖게 되지만, 어느 순간 이런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 브랜드는 도대체 어떻게 시작했을까?’

〈빌더스(BUILDERS) Vol.01 Origin : 그렇게 시작됐다〉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하는 매거진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브랜드의 현재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잘 알려진 제품과 눈에 띄는 성장, 세련된 이미지와 성과는 검색 몇 번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브랜드를 만든 사람이 처음 어떤 마음으로 시작했는지, 첫 고객을 어떻게 만났는지,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쉽게 접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완성된 결과보다 ‘과정’을 바라보는 〈빌더스〉의 시선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창간호의 주제는 ‘ORIGIN’. 서로 다른 분야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온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시작의 계기와 시행착오, 성장의 변곡점, 그리고 브랜드를 지속하면서 지켜온 자신만의 원칙을 들여다봅니다.

무엇보다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 처음부터 정답을 알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실제로 일을 시작하면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만나고, 처음 세웠던 계획을 수정해야 할 때도 있으며 때로는 무언가를 과감하게 포기해야 하는 순간도 찾아옵니다.

그럴 때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왜 이 일을 시작했는가’, ‘무엇을 지키고 싶은가’를 계속 질문하며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창업 성공 사례를 모아놓은 콘텐츠라기보다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의 선택과 고민을 기록한 인터뷰 매거진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마케팅이나 브랜딩을 공부하는 분들에게도 흥미롭겠지만, 언젠가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나 작은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 자신만의 콘텐츠와 일을 만들어가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먼저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구체적인 노하우뿐만 아니라 ‘나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결국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브랜드들도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작은 생각과 첫 번째 실행에서 시작됐을 것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와 선택이 쌓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겠죠.

화려한 성공의 순간보다 그 이전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에게, 그리고 언젠가 자신의 이름을 건 무언가를 시작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한 권입니다. ‘그렇게 시작됐다’라는 부제가 책을 다 보고 나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매거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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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이다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9
장강명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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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무너진 뒤에야 선명해지는 마음

《서성이다》를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올린 단어는 결국 ‘곁’이었다.

소설가 안시찬이 아내 이지수가 쓰러진 것을 발견하면서 평범했던 일상은 순식간에 달라진다. 가족에게 연락하고, 자신의 일정을 취소하고, 병원에서 기다리고, 때로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까지. 장강명 작가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존재를 잃을지도 모르는 순간 어떤 모습이 되는지를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아프게 읽혔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도 그 시간이 영원할 것처럼 살아간다. 해야 할 말도 미루고, 미안하다는 말도 미루고, 사랑한다는 표현도 다음으로 넘긴다. 하지만 평범했던 일상이 무너지는 순간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가장 귀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 거야.”

이 한 문장이 작품 전체를 오래 붙잡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서성이다》라는 제목 역시 참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서성이는 마음이기도 하고,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며 후회 속을 서성이는 마음처럼도 느껴진다.

슬픔을 과장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독자의 기억과 경험이 그 빈자리를 채운다. 책을 덮고 나면 자연스럽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고, 평범하게 함께할 수 있는 오늘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도 돌아보게 된다.

사랑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묻는 작품이었다.

잔잔한 소설인데 여운은 결코 잔잔하지 않았다. 한동안 마음속을 서성이게 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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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준이 이긴다 - 오래가는 사람들의 생각 습관 60가지
안용화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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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하루에도 수많은 선택을 한다. 그 순간마다 가장 좋은 답을 찾으려고 하지만 『결국, 기준이 이긴다』를 읽고 나니 모든 상황에 통하는 정답을 찾는 것보다 나만의 기준을 만드는 일이 먼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오랜 기업 현장 경험을 통해 정리한 60가지 생각 습관과 실천 원칙은 거창한 성공 공식이라기보다 우리가 일상에서 어떤 태도로 선택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특히 기억에 남는 메시지는 “감정은 순간이고, 기준은 반복된다.”였다.

감정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기준은 반복되는 선택을 만든다. 그리고 그 선택이 쌓이면 결국 한 사람의 습관이 되고 커리어와 삶의 방향까지 결정하게 된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다른 사람의 성공 방식보다 자연스럽게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됐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쉽게 흔들리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선택의 순간에 정말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직장생활과 리더십에 관심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거나 삶의 방향을 다시 점검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잘 맞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될 수는 없다. 대신 흔들렸을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기준을 가진 사람은 될 수 있다.

그것이 이 책을 읽고 가장 오래 남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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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지도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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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던 지도 한 장이 어느 순간 무섭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상한 지도』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제목 그대로 ‘지도’였다. 보통 소설에서 지도는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한 보조 자료에 가깝지만, 이 작품에서는 지도 자체가 거대한 수수께끼다.

죽음을 맞이한 할머니가 남긴 단서라고는 일곱 마리 요괴가 그려진 한 장의 지도. 처음에는 의미를 알 수 없었던 폐촌과 사당, 여성의 뒷모습, 석탑의 방향 같은 요소들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묘하게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독서 방식도 달라졌다. 문장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지도를 다시 펼쳐보고 위치와 방향을 확인하며 ‘혹시 이것도 단서인가?’ 하고 의심하게 된다. 작가가 만들어놓은 미로 안에서 직접 길을 찾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우케쓰 작품의 매력은 무언가 끔찍한 것을 직접 보여주는 것보다 평범한 것에서 이상함을 발견하게 만드는 방식에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그림과 장소가 이야기를 알고 난 뒤에는 전혀 다르게 보인다. 그 변화에서 오는 서늘함이 상당하다.

특히 단서들이 조금씩 맞물릴 때의 쾌감이 좋았다. 책을 빨리 넘기면서도 앞부분을 다시 확인하고 싶어지는 묘한 작품이다.

『이상한 집』, 『이상한 그림』에 이어 이번에는 ‘지도’를 가지고 독자를 제대로 끌어들였다. 추리소설과 미스터리를 좋아하고, 작가가 숨겨놓은 단서를 직접 찾아가는 독서를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다 읽은 뒤 가장 먼저 하게 되는 행동이 첫 페이지의 지도를 다시 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상한 지도』가 어떤 소설인지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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