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하는 정신 소설, 향
한은형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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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이란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타는 행위를 말합니다. 하지만 서퍼들 사이에서는 파도를 타는 것만을 서핑이라고말하지는 않습니다. 파도를 타기 전, 타는 중, 그리고 타고 나서의 변화된 삶 모두를 서핑이라고 말합니다. (p.170)



‘제이’는 하와이에서 태어나 십 년 넘게 살았지만 서핑을 해 본 적이 없고,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제이가 해변 아파트를 상속받는다. 사고로 세상을 떠난 대디와 엄마가 아니라 몇 번 만난 적 없는 큰이모로부터.


해변 아파트는 양양에 있다. 유산 상속인은 올해가 가기 전에 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급행 휴가’를 신청하고 12월 23일에 그곳으로 간다.



첩첩이 쌓여 깊이가 아득한 산과 가로로 길게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곳. 해변 아파트에는 서핑을 위해 짧게 머무는 이들이 많다.



서핑의 나라에 살았던 제이는 양양의 바다에서 서핑을 시작한다. 서핑은 쉽지 않다. 보드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 그전에 패들링을 하여 파도로 나아가는 것도.



겨울 바다에서도 서핑은 계속된다. 제이처럼 크리스마스 시즌에 서핑을 배우러 혼자 온 사람들이 있었고, 강의를 함께 들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서핑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삶의 이야기로 점점 깊어진다.


내성적인 성격인 분들은 아실 거예요. 내성적인 거지 얌전한 건 아니거든요. 욕망이 없는 것도 아니고, 화가 없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밖으로 표출을 하지 않고 있는 거죠. 내 안에 있는 게 터질 때 보면 굉장하잖아요? 꾹꾹 누를수록 더 많이 터지지 않아요? (p.133-134)



여름휴가 때 서핑하는 사람들을 보던 장면이 아른거렸다. 멀리서 보면 모르는 ‘서핑하는 정신’을 조금 알 듯하다. 서핑을 위해 바다로 떠나고 싶다.


+ 책 뒷부분에 서핑 용어가 정리되어 있고, 작가 인터뷰도 흥미로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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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맨 -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고인류학자들의 끝없는 모험
커밋 패티슨 지음, 윤신영 옮김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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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고인류학자들의 끝없는 모험’


《화석맨》은 팀 화이트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의 주요 연구 성과이자 고인류학계 최고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아르디피테쿠스 발굴의 막전 막후를 자세히 기록한 책이다. 언론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기인 취급 받던 화이트와 그의연구팀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자세한 취재와 현장 발굴 동행, 그리고 치열한 인터뷰와 자료 조사로 재구성했다. (옮긴이의 말 p.582)



가장 오래된 화석인류로 알려진 ‘루시’보다 더 이전의 고인류를 찾는 여정을 담았다. 이미 학계에서 유명했던 화이트는루시를 복원한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인류 화석이 전혀 발굴되지 않은 약 400만 년 전 암흑시대의 인류의 흔적을 찾아서 발굴지역으로 떠난다. 



1년 내내 계획을 세우고 그 지역 정부의 허가를 받아도 발굴지로 이동하는 동안 예기치 못한 일들이 발생한다. 에티오피아 아파르 저지대는 생존하기에 혹독한 환경이고 외부인에게 총을 쏘는 유목민이 있다. 에티오피아인들조차 가기를 꺼리는 지역으로 발굴 작업 또한 길고 험난하다. 



화이트는 많은 사람들처럼 논문으로 낼 만할 단계에서 발표를 하지 않고, 완벽한 단계까지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연구는15년간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되었다.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 일명 ‘아르디’는 루시보다 100만 년 이상 오래되었다. 인류 계통 화석 중 가장 오래된 아르디는 머리뼈, 치아, 손, 팔, 골반, 다리, 발 등 중요 부위가 거의 다 포함되어 있다. 보행 형태를 추측할 수 있는 손뼈도 온전했다. (루시는 손뼈가 두 개만 남아 있었다) 


아르디는 알려진 어떤 인류 조상보다 나무 위 생활에 능숙했지만 침팬지처럼 곡예를 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직립보행을했지만, 이전에 알려진 형태의 이족보행과는 달랐다. 아르디는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존재였다. (p.477)



2009년, 아르디팀은 첫 화석인 치아를 발견한 지 17년 만에 아르디에 대한 여러 편의 연구 논문을 학술지 <사이언스>에 제출한다. 하지만 주류 이론과 충돌하는 파격적인 내용과 화이트라는 인물의 독특함 때문에 연구 성과에 비해 제대로인정받지 못했다. 화이트와 그의 팀은 아르디피테쿠스 화석을 추가로 발견했고, 학계 동료들에게 새로운 질문을 또 다시던질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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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인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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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살아남으면 돼? 언제쯤이면 살아남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어?” (p.106)



초등학교 5학년 나쓰키는 마법 소녀다. 새하얀 고슴도치 인형처럼 보이는 ‘퓨트’는 포하피핀포보피아별에서 온 마법경찰이다. 퓨트가 준 요술봉과 콤팩트로 변신을 하고 마법을 쓸 수 있다.


부모님은 나쓰키에게 거리낌 없이 언어폭력, 물리적 폭력을 휘두른다. 나쓰키는 반항하지 않는다. 그 순간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마법을 쓰며 버틴다. 



유우는 나쓰키의 사촌이다. 이혼한 후 엄마는 아들 유우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의지한다. 유우는 누군가가 요구하는 걸 대부분 들어준다. 



나쓰키는 유우를 만날 수 있는 백중절을 일 년 내내 기다린다. 유우만 나쓰키의 비밀을 안다. 유우도 자신의 비밀을 알려준다. 서로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자고 약속한다.


하지만 어른들을 경악하게 만든 어떤 일 때문에 둘은 더 이상 만날 수 없다.



서른한 살에 나쓰키는 현재의 남편과 ‘계약결혼’을 한다. 세상이 남자 어른과 여자 어른에게 요구하는 역할을 연기한다. 


새 생명을 제조하지 않는 인간은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은근한 압력을 받게 된다. 새 인간을 ‘제조’하지 않는 부부는 노동을 함으로써 공장에 공헌하는 모습을 어필해야만 했다. (중략) 그토록 시간이 흘렀어도 나는 아직 공장 구석에서, 사는 게 아니라 살아남고 있었다. (p.127)




결말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건지… 소설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있었다. 



‘상식’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되어 생존하는 독특한 이야기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내용이기도 하다. 다소 충격적이지만 작가가 소설에 무엇을 담고 싶었는지 알 것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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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2 세트 - 전2권 - 문지원 대본집
문지원 지음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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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에게는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시청자 반응이 가장 반갑습니다. 창작자로서 내가 만든 무엇인가를 다른 사람들이 재미있어 한다는 것이 얼마나 이루기 어려운 일인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작가 인터뷰 2권 p.593)



총 16화로 종영한 드라마의 대본집. 기획의도, 인물관계도, 등장인물, 작가 인터뷰도 담고 있어서 드라마에서 속속들이 알기 어려운 각 인물들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변호사.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했고 동기들보다 6개월 늦게 변호사가 된다. 신입 변호사 동기 최수연, 권민우와 따로 혹은 함께 사건을 담당한다.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우영우는 높은 아이큐와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지만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융통성이 없어서 누군가를 당황스럽게 만들 때가 있다. 하지만 ‘우영우식’ 접근은 어려워 보이는 사건을 해결하는 돌파구를 찾아낸다. 


똑같이 며칠 밤을 세워가며 고생했음에도 위법 사유를 찾아낸 것도, 좋은 의견으로 칭찬을 듣는 것도 다 영우인 상황. ‘어차피 일등은 우영우인가’ 싶어 민우와 수연의 온몸에 힘이 쭉 빠진다. (1권 p.487)



우영우는 고래에 푹 빠져있고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고래 이미지가 등장한다. 외부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고래의 생태를 설명하는 부분은 아름답고 한편으로 쓸쓸하다.



아버지 광호, 친구이자 동료 수연, 독특하고 든든한 친구 동그라미 등 오랜 시간 영우 곁을 지켜준 사람들.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 송무팀 직원 이준호 등 새롭게 영우와 가까워지는 사람들. 우영우의 세계는 그렇게 조금씩 넓어진다. 




다루고 있는 각 사건들은 사회 곳곳에 소외된 이들을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유죄와 무죄로 나누기 어려워 보이는 사건을 따라 머리를 굴려보았다. 상대방이 이상하든 이상하지 않든 이해의 폭이 조금 넓어진 기분이다. 



드라마가 예민한 소재들을 다루고 있어서 저자는 대본을 쓰는 내내 긴장하고 조심했다고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떠나서 대본집은 재미있다. 드라마를 6화까지 본 상태에서 읽기 시작해서 영상을 글로 보는 재미가, 7화부터는 머릿속으로 영상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이제 머릿속에 그린 이미지와 어떻게 비슷하고 다른지 드라마를 감상해야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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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2 - 문지원 대본집
문지원 지음 / 김영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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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시청자 반응이 가장 반갑습니다. 창작자로서 내가 만든 무엇인가를 다른 사람들이 재미있어 한다는 것이 얼마나 이루기 어려운 일인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작가 인터뷰 2권 p.593)



총 16화로 종영한 드라마의 대본집. 기획의도, 인물관계도, 등장인물, 작가 인터뷰도 담고 있어서 드라마에서 속속들이 알기 어려운 각 인물들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변호사.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했고 동기들보다 6개월 늦게 변호사가 된다. 신입 변호사 동기 최수연, 권민우와 따로 혹은 함께 사건을 담당한다.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우영우는 높은 아이큐와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지만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융통성이 없어서 누군가를 당황스럽게 만들 때가 있다. 하지만 ‘우영우식’ 접근은 어려워 보이는 사건을 해결하는 돌파구를 찾아낸다. 


똑같이 며칠 밤을 세워가며 고생했음에도 위법 사유를 찾아낸 것도, 좋은 의견으로 칭찬을 듣는 것도 다 영우인 상황. ‘어차피 일등은 우영우인가’ 싶어 민우와 수연의 온몸에 힘이 쭉 빠진다. (1권 p.487)



우영우는 고래에 푹 빠져있고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고래 이미지가 등장한다. 외부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고래의 생태를 설명하는 부분은 아름답고 한편으로 쓸쓸하다.



아버지 광호, 친구이자 동료 수연, 독특하고 든든한 친구 동그라미 등 오랜 시간 영우 곁을 지켜준 사람들.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 송무팀 직원 이준호 등 새롭게 영우와 가까워지는 사람들. 우영우의 세계는 그렇게 조금씩 넓어진다. 




다루고 있는 각 사건들은 사회 곳곳에 소외된 이들을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유죄와 무죄로 나누기 어려워 보이는 사건을 따라 머리를 굴려보았다. 상대방이 이상하든 이상하지 않든 이해의 폭이 조금 넓어진 기분이다. 



드라마가 예민한 소재들을 다루고 있어서 저자는 대본을 쓰는 내내 긴장하고 조심했다고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떠나서 대본집은 재미있다. 드라마를 6화까지 본 상태에서 읽기 시작해서 영상을 글로 보는 재미가, 7화부터는 머릿속으로 영상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이제 머릿속에 그린 이미지와 어떻게 비슷하고 다른지 드라마를 감상해야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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