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만나고 나는 더 근사해졌다 - 흔하지만 가장 특별한 동행에 관하여
한혜진.오승현.박용미 지음 / 책소유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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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기 전 엄마 삶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아니 궁금하지도 않았다. 안 해본 것이 없는 난임 7년 동안 나는 아이만 생기면 행복의 나라가 열리는 줄 알았다. 엄마가 되는 것은 본능이 모두 통제되고 내 자신의 인성의 끝을 보게 되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거기다 잘 하고 싶은 욕망과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는 죄책감에 바닥난 체력보다 더 바닥난 정신을 겨우겨우 붙들어야 했다. 그러나 거기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엄마 삶"이었다. 오직 나라는 끈 하나를 붙잡고 있는 그 작은 생명의 온기가 늘 나를 다시 일으켜세워주었다. 그 시간은 외롭고 고통스러웠지만 "더 나은" 내가 되고자 하는 "간절한 희망"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렇게 조금씩 엄마사람이 되어가며 품은 가장 큰 꿈은 아이에게 "닮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나"로서 살고 싶었다. "엄마라서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엄마로서 동시에 나 자신으로 고민하고 꿈꾸며 실천하는 엄마들이 모인 네이버카페 "엄마방송국" 그들을 보며 용기를 얻었고 '나를 위한 일'을 매일 조금씩 함께했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괜찮았다. 다만 엄마 삶 속에서도 나를 탐구하며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채워간 매일은 "나"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주었다. "나"는 이제 누군가가 지어 준 이름이 아닌 스스로 내가 만든 "그림책 소통가 둥글"이란 이름으로 살아간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들고 '나를 돌보는 시간'을 선물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훗날 나의 두 딸들이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사는 엄마를 보며 본인들 역시 자기 삶을 사는 사람이 되었다고 말하길 꿈꾼다.
이 책이 얼마나 고마운지 표현할 길이 없다.
이 책은 한혜진, 오승현, 박용미 3명이 공저했고 엄마방송국에 남긴 8명 엄마들의 글도 함께 쓰였다. 그런데도 한 명의 이야기처럼 읽힌다. 엄마라면 누구나 거의 똑같은 시간과 감정을 겪기 때문에 특별한 누군가가 아닌 보통의 모든 엄마들의 이야기이다.
엄마가 되는 순간, 엄마가 되어 가는 감정을 보여준다.
더 없이 솔직한 육아의 민낯을 보여준다.
거기에서 끝이 아니다. 건강한 육아, 행복한 삶을 위해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엄마의 긍정프레임에 수긍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 엄마가 될 예정이라면 꼭 보길 바란다.
이 책을 통해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가 된 나보다
덜 헤매고 덜 외롭고 덜 힘들거라고 확신한다.
가까운 가족이 엄마가 되었다면 꼭 보길 바란다.
엄마가 되는 시간들은 외롭다. 꼭 엄마들의 손을 잡아 주길 바란다.
그리고 엄마가 되어 '나'를 잃어가고 있다면, 알수 없는 마음들에 외롭고 방황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꼭! 반드시 읽어보길 권한다. 엄마가 되어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 과정은 가장 의미있는 시간이고 성장하는 시간이 될 것임을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엄마가 된 일상에서 이미 나에게 있는 꽤 "근사함"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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