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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전아리 지음, 장유정 원작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생각보다 좋았다고 하면 왠지 혹평스러울 수 있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 난 이후로는 괜히 두근거리는 마음 때문에 회사에 출근하기가 싫을 정도였다고 하면 내가 얼마나 책을 괜 - 찮 - 게 봤는지 모두에게 와닿겠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도시 한 복판에서 여주인공 효정이가 햇빛을 올려다보면서 엄마미소 짓고 있는 모습이 그려지던 것이. (내맘대로 상상) 정말 두근두근. 이런 소설만 보면 당연히 그런거겠지만 두근두근. 사랑하고싶어졌쑤아 '-'♥
개인적으로 한 파트, 파트 번갈아가면서 이야기하는 구조 좋아한다. 꼭 두 사람이서 번갈아가면서 이야기 할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장마다 화자가 바뀌어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소설을 좋아한다. 뭐 지루하지도 않고, 이 사람 저 사람 마음도 궁금하니까 이래저래 좋음. 에헤헤 첫사랑 김종욱을 음. 잊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 계속 사랑하고 있었던 건가 싶은 효정과 그런 김종욱을 찾아주겠다고 효정과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함께 돌아다니는 (좀 많이 가벼워보이고 사기꾼스러운. 하지만 왠지 매력적이고 귀여워!) 성재가 주거니 받거니, 사랑이 싹트는 이야기 -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효정도 효정이지만 사실은 성재의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이 여자, 저 여자 그저 진심으로 만나기는 하지만 이렇다할.. 뭐랄까, 찌릿한 감정? 같은 건 없이 그저 만나왔고 만나고 있고, 또 만날 것 같아 보였던 천상 바람둥이 기질(이라고 까지 한다면 듣는 성재 섭섭하겠군)이 다분해 보이는 성재.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워 물며 미영의 원룸 쪽을 올려다보았다. 얼마간 생각이 나긴 하겠지만 곧 괜찮아질 것이다. 여자와 헤어진 후 매달리지 않게 된 게 언제부터였더라. 어릴 때는 여자에게 차이면 최소 세 번은 매달렸으며, 얼굴이 보고 싶어서 헤어진 뒤에도 하루에 서너 번씩 찾아가곤 했다. 직장에 다니고부터는 그럴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기도 했거니와 먼저 헤어지자는 여자를 붙잡기까지 하며 만나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또 다른 여자를 만나면 그만이다. 어느 누굴 만나도 비슷하니까.
(본문 중 - p.28)
그런 성재가 효정과의 만남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변해간다. 처음에 효정을 만났을 때(인사불성상태의 택시에서 봤던 진짜 첫 만남 빼고, 사무실에서의 첫만남) 효정을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호감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처음에는 그냥 대충대충 훑어보던 내가 보기에도 성재의 마음이 그리 진심같아 보이지 않았어.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갈수록 효정보다도 성재의 마음이 깊어지고 아련해지기 시작. 멋뜨러지게 야구장 데이트를 하고 나서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고백을 하려고 했던 그 날의 성재모습도 그다지 진심처럼 보이지는 않았었는데, 그 이후에 선후배들과 함께 모인 술자리에서 성재의 연애사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이리 저리 찔러대도 섣불리 효정의 이름도 잘 꺼내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자, 그제서야 진짜 사랑에 빠졌구나 - 싶더라.
아마도 곧 개봉할 영화때문이겠지만, 자꾸만 책을 보는내내 효정과 성재의 모습을 보면서 임수정과 공유의 얼굴이 오버랩되면서 그려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 그리고 효정의 날라리 친구 혜진은 어떤 배우일까, 또 성재의 옛 여친 미영은 어떤 배우일까 - 싶은 마음에 영화는 무조건 사수하리라! 마음먹게 되었지. 헤헤 그저 진부하기만 한 첫사랑 이야기도. 청승떠는 억지눈물 주룩주룩 유발 영화도 아니라서 더욱 좋았던 귀염발랄 연애 이야기 - 흔하다고도 할 수 있고, 아니라고도 할 수 있는 두 남녀의 만남 속에 김종욱이라고 하는 남자의 매력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과연 김종욱은 어떤 매력적인 배우가 맡았을까나? 젤 궁금해 진짜 젤젤 궁금해!
뮤지컬이 원작이라고는 하지만. 뮤지컬을 못봐서 완전 대왕 섭섭하긴 하지만. 그래도 (원작은 아닐지언정) 뮤지컬보다도, 영화보다도, 책을 먼저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이제 뮤지컬과 영화를 볼 일만 남은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