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법칙 민음사 모던 클래식 35
러셀 뱅크스 지음, 안명희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정말 오랜만에 망나니를 만났다. 책 속에서 망나니 주인공을 만날 때의 기분은 정말 막가는 인생이구나 싶어서 혀를 끌끌 차다가도 주인공을 그렇게밖에 안만들어주는 무서운 새아빠랑 야속한 엄마도 미워지고 또 무지막지하게 악할것까진 없지만 평범치 않은 문신&폭주 친구들도 좀 그렇고 그리고 뭐 제일 중요한 건. 주인공 주변 환경들 하나하나가 정말. 괜시리 안타깝고 그렇다

 
 

모히칸 머리에다가 피어싱에 마리화나를 팔기도 하고 스스로도 빠져살고 절도도 일삼는 채피. 말도 안되는 짓은 다 하고 살면서도 엄마에 대한 생각은 항상 마음속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쩔 때는 생각하는 게 정말 옆에 있다면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근데 직접보면 왠지 무서울 것 같아. 뒷골목 날라리 스타일 T-T 도망가야함) 철없이 구는 것 같다가도 또 어쩔 때 보면은 그 나잇대 아이들처럼 여리고 순수한 면이 있다. 마음 속은 언제나 따뜻한 무언가가 있었고 또 자신을 사랑해주고 소중하게 생각해 준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있었어. 그래서 방탕하게 막 살아가는 채피의 모습이 안타깝고 맘이 쓰이는 거겠지 -
 

 

채피를 보고 있으면 작년 이맘때 읽었던 <호밀밭의 파수꾼>에서의 철없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홀든이 자꾸만 생각난다. 하지만 역시 돌아갈 곳이 있었던 홀든과 거리에서 기댈 곳 없이 방황하던 채피가 같은 상황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 뭐 어쨌든

채피는 누군가라도 필요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 기대려고도 하지 않고 도와달라고도 하지 않았지만 그는 항상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모를 고통과 분노를 함께 나눌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의 절친이었던 러스도, 아니면 이따금씩 마리화나를 그에게서 사들여서 그의 생활을 유지하게 해 주었던 폭주족들도, 아니면 엄마나 새아빠, 할머니도 그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다. 도움은 커녕 옆에 있어줄 수도 없었지. 채피 스스로는 그가 거부한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었어. (특히 크리스마스 때의 일화가 생각나네) 나쁜짓을 밥먹듯이 하는 막장소년의 모습으로 보여지긴 하지만 사실 그는, 친구와의 의리를 우선시할 줄 알고 변태성욕자에게 붙들려 있는 어린 소녀를 꾀어내어 구해줄 줄도 알고 또 전과자에 마약중독자이긴 하지만 자기 인생의 스승이기도 했던 아이언맨을 위해 목숨 걸고 도울 줄도 알았다.  이리 치이고 저리 채이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지만,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고 진정한 자유를 가르쳐 주는 아이언맨과의 만남을 통해 채피는 새롭게 태어난다.

 

 
 

*어쩜 작가는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채피를 바라 볼 수가 있는지. 그러면에서는 <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셀린저와 비슷비슷하구만!

*다음 달 정도에 다시 읽어봐야지 홍홍


 


*채피가 하고 다녔다는 모호크(모히칸?) 스타일 - 머리 때문에 첫인상이 안좋아서 다들 쳐다보기도 하고 슬금슬금 한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아아. 도무지 정이 안가는 머리다 http://blog.naver.com/namubit/110024448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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