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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살의 흔적 - 죽음과 의혹에 현직 법의학자들의 현장 리포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법의관들.강신몽 지음 / 시공사 / 2010년 6월
평점 :
제목도 그렇고 표지도 그렇고 지은이들의 직업들도 그렇고. 뭔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아서 조마조마하면서 봤다.
전체적으로는 법의관들이 시체를 부검하는 데에 있어서 시체를 임하는 자세라든지,
시체나 사건 현장의 상황에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 접근을 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사실적이고
정확하고 전문적인 이야기들을 (요즘 책들에서는 보기 드물게) 매우 객관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직업관을 포함한 소임을 다해 서술하고 있다.
우선은 우리나라 혹은 해외에서 누구라도 다 알고 있는. 아니면 호기심을 불러일으킬만한
사건들에 대해서. 사건을 전체적으로 파헤치고 원인과 증거, 용의자, 심문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시체 그 자체만을 보고 사건의 정황이라든지 수사 외적인 부분에 대해 법의관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
결과적으로는 무지 전문적일수도 있고, 이런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면 매스컴을 통해서도
쉽게 접근하지 못할 법한 이야기들이라서 그런지.
그리고 법의관으로써의 직업적인 접근이 생소하게도 느껴졌고 호기심을 자극했다.
박근혜 대표의 피습 사건에 대해서도 그는 한 장을 할애하여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라는 소제목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사건 자체는 예전에 오세훈 시장이 선거유세를 할 당시에 그를 지원하는 입장에서 박근혜 대표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이다.
박대표가 그렇게 공식활동을 하던 당일 아침, 범인은 소속 당으로 전화하여 그녀의 스케줄을 확인하고
흉기를 들고 그녀가 단상에 오르려고 하는 찰나에 그녀에게 상해를 입힌다.
이 얘기만 듣고 본다면, 이는 뭐. 무슨 악의로 그랬는지는 몰라도 죽일 의도까지 있어보이진 않는다.
범행 흉기로 사용되었던 문구용 커터칼이 그 증거라고 들 수 있는데, 상식적으로 누군가를
죽이려고 마음먹고 그렇게 계획적으로 접근을 하는 사람이 문구용 커터칼을 범행도구로 사용한다는 건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조금 황당하지 않은가.
하지만 당시 검찰은 그의 소행을 살인미수죄로 판결했고 검찰 내부에서도 다른 이견은 없었다는 것.
이에 대해서는 지은이 역시 동감하는데. 그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문구용 커터칼이든 뭐든간에
그가 박근혜 대표에게 상해를 입힌 부위가 오늘쪽 귀 밑에서 턱 밑까지였고
상처의 길이는 11cm에다가 깊이는 최대 3cm였다는 것. 위치가 조금이라도 목 쪽으로 향했더라면
심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경동맥이 잘려나가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문구용 커터칼은 흉기로서 날카로운 날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그 무게나 크기, 단단한 정도가
중요한 사실은 아니라는 것. 조금은 의아하기도 하고 실제로 분명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대목이었다
책에서는 이처럼 일화 하나를 들어가며 이해하기 쉽도록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고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소견을 통해 시체 혹은 그 밖의 상해 정도 등을 보고 어떤 의견을 제시하는 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읽는내내 예전에 학교 다닐 적에 보았던 <수사일지>였던가. 비슷한 제목의 월간지를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시체를 중심으로 부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그 월간지에서는
정황과 증거, 심문, 용의자, 탐문 등 사건의 전체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에서 다르긴 하지만
사건과 비슷한 실제 사진을 제시한다거나 딱딱하면서도 신뢰가 느껴지는 문체가 비슷해서
자꾸만 생각났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사진들 정말 무서워하는데.
책 한장 한장 넘겨가다가 갑자기 바로 뒷장에 거뭇거뭇하게 그림이 나올것 같으면 귀퉁이부터
조심조심 열어서 봤다. 아 소심이)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면 듣지도 보지도 못할 이런 이야기들을 이렇게 접하고 보니
CSI나 뭐 기타 수사물들을 볼 때 왠지 이제는 부검 쪽으로 좀 더 관심을 쏟게되지 않을까 생각되네 후후
아 그리고 부검부검하다보니까 요즘에 대학원가서 해부천재로 각광받고 있다는 BJ오빠 생각이 얼핏.
선물해야겠다 요 책
나보다 어쩐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