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 망태 부리붕태 - 전성태가 주운 이야기
전성태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귀여운 표지에 제목은 살짝 복고스러운. 작가 전성태가 '주운' 이야기 <성태 망태 부리붕태>

왜 주웠다고 표현을 하는가 했더니

어차피 소설이라고 하는 건 작가에 의해 지어졌다는 표현 보다는

인생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사람에게서 일상에서 길에서 주웠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생각에서. 동감 공감. 겸손해보이셩 작가님

 

사실 신문지에서 오려넣은 듯한 머리와 색연필로 대충대충 끄적거린 듯한 몸뚱아리로

책 전체적인 그림을 일관하고 있는 듯한 그림에서도 느껴지듯이. 약간은 추억속의 이야기

빈티지스럽다는 살짝 세련된 표현보다는 촌스럽고 복고적인 이야기 라고 하는 게 더 잘어울릴 것 같은

어린시절 이야기. 라고하면 될 것 같다.

단락단락 짧게 호흡하고 각각의 소재를 가지고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글 구성 자체가

예전에 읽었던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집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을 떠올리게 했지만

역시 배경이 한국이고 에쿠니보다는 좀 더 직설적이고 와닿는 상황 표현과 인물 묘사들이

더 익살스럽게 느껴졌고. 왠지 우리 농촌에서의 순박했던 어린시절(아마도 나의 어린시절이라기보단

아빠 엄마의 어린시절이라고 하는 게 작가의 나잇대에서 더 맞겠다)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지금 기억나는 재미있던 에피소드 하나.

유독 집에 관한 애착(을 넘어선 집착)을 보였던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인데

그렇게나 아지트 개념의 집이 갖고 싶어서 항상 그렇게 기회만 생기면 수많은 집들을 지었었다는 것.

하지만 어느것 하나 오래 가는 게 없었고, 그 많은 집들은 언제나 어른들의 손에 의해 무너졌지.

동생과 함께 방 구석에 이불로 집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

가을걷이가 끝난 논에서는 볏단을 쌓아서 집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

또 산에서는 나뭇가지들과 나뭇잎들을 모아다가 근사하게 집 모양새를 만들어놓고 했었지만

번번히 엄마의 부지깽이에, 아저씨들의 달구지에, 나뭇꾼들의 지게에 번번히 무릎을 꿇었었다는 추억.

그러다가 결국 나이가 조금 먹고 나자, 친구들과 합심하여 이번에는 호미로 땅굴을 파기 시작.

그렇게 땅굴을 파 놓으면, 그저 조그마한 구덩이에 엉덩이만 갖다 넣어놓고 있어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고.

하지만 결국 그것도 오래가지는 못하고 이번에는 경찰까지 출동하는 소란을 일으킨 뒤에

결국은 흉물스럽게 뒤집혀놓일 수밖에 없었다는. 왠지 순박해보이고 순수해보이면서도 재미있기도하고

또 그 마음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한 이야기.

지금의 아이들도 그때 그시절의 아이들처럼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서 그렇게

책상 밑에 한 살림살이를 차려놓고 이것 저것 모아다가 아지트를 만들어 놓는 것도 똑같은 이치겠지?

작가가 그 에피소드 말미에 이야기했던 레고 이야기도 그렇고.

 

즐거웠던 어린시절이야기를 생동감있게 이야기하며

마치 옆에 앉아서 이런 저런 옛날 이야기 듣는 기분으로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왠지모를 흐뭇함에 엄마 미소 지으며 볼 수 있었다.

특히나 가족을 위한 아버지 어머니의 희생이나 그들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나도 모르게

왠지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낄 수도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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