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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청춘
후지와라 신지 지음, 김현영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처음에는 강렬했던 표지에 끌렸었고
두번째는 60년대쯤 신성일, 엄앵란 주연으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맨발의 청춘>의 원작이라기에 궁금했고
세번째는 내가 원래 통속적인 신파극에(요즘에는 이런걸 막장드라마라고 하더군) 좀 끌리는 편이라
기대가 컸던 작품. 후지와라 신지의 <맨발의 청춘>
(원작 제목은 <진흙투성이 순정>이라고 하던데. 이왕 유치찬란한 제목일거, 요것도 괜찮은듯)
근데 제목도 그렇고 표지도 너무 강렬해서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 번쩍 들고 읽기가 좀 그렇더라.
할머니들이 자꾸 내 책 표지를 쳐다보고있는 것 같은 소심한 마음에, 계속 직각으로 내려서 읽었지 홍홍홍
<맨발의 청춘>을 포함한 10가지의 단편을 모아놓은 요 책은
각각 단편들의 제목만 들어도 알 수 있듯이 왠지 모르게 50~60년대 풍이 물씬 풍겨오면서
요즘에 사랑받는 소설들의 특징인, 인물의 심리묘사따위는 중요치 않고
그저 물 흘러가듯이 어떻게 하고 어떻게 했다. 그 다음에는 누굴 만나서 어쨌고 그 다음은 이랬다, 식의
줄줄줄줄 이야기 읊는 식의 전개에 불과했음. ← 요것이 내가 별점을 짜게 준 가장 큰 이유
참고사항으로 각각 10편의 단편들 제목을 나열해 보자면
엉겅퀴 쓰나가 걸어간 길, 무정한 여자, 맨발의 청춘, 잘 가요, 여자만의 업보, 자매의 사랑, 덫,
기묘한 충동, 부침, 흘러가는 반딧불이.... 제목만 들어도 정말 뭔가 신파에 통속적인 무언가가 물씬 풍긴다.
그래도 그나마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건, 역시 <맨발의 청춘>
마무리가 왠지 신통치않은 걸 넘어서서 멍미스러웠으며 여주인공(아마도 앵란아주머니가 맡았을듯한 역할)
왕얌전한 아가씨 마사미가 어떻게 그렇게까지 지로(신성일이 맡았을듯한 용감무쌍 젊은 야쿠자)를
택할 수가 있었는가 하는 의문을 해결해줄만한 심리묘사나 상황따위는 없었지만,
그래도 역시 그나마 다른 단편들보다는 내용이 흡입력있고 어거지는 없더라~ 요것이지.
마지막 마무리가 어쨌기에 내가 (작가들의 성의를 생각해서 되도록이면 꺼내지 않으려고 하는)
'멍미'결말이라고까지 이야기하는가하면.
야쿠자와 외교관 딸래미의 수준차이를 넘어서는 사랑(...?이라고 해도 될지)을 하게 된 혈기왕성 두 남녀가
그렇게 야반도주하여 몇날 며칠을 함께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두 사람의 시신을 발견했을 당시에
우리의 마사미양의 몸이 완전한 처녀의 몸이었다. 하면서 이야기가 끝나니...
나는 순간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뭐지? 뭐야? 하면서 종이를 팔랑거려가며
이 다음에 무슨 얘기가 나올법도 한데... 하다가는 포기하고 다음 단편으로 눈을 옮겨야했지 킁킁
아 그래도 요기 이야기들에 나오는 수많은 쓰레기같은 남자들 중에서 그나마 내 가슴을 두근케(ㅋㅋㅋ)했던
사람도 있었으니, 그 사람은 다름아닌 두번째 단편 <무정한 여자>에 나오는 초매너간지남, 오마치~♥
첫만남에서 오마치를 넋을 잃고 바라보던 아이(←여주인공 이름)에게 큰 소리로
"나한테 반하면 안돼!" 하고 말하던 그 마초스러운 나쁜남자에 더 뿅가게 된 아이는
그날 2차로 자리를 옮기던 차 안에서 아이의 기모노 자락이 벌어지니까, 재빨리 치맛자락을 바로잡아주던
오마치의 모습에 더 뿅뿅가버렸지. 아이와 함께 책을 보고있던 나도 뿅뿅뿅-3
아무튼 별 생각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저 책장만 넘겨가며 볼 수 있는 책.
독자로 하여금 아무생각없이 따라오도록 하는 이 간결하고 (그러면서도 오지게 자극적임) 심플한 내용에서
별 한개를 드립니다. 에헴;; 죄송합니다 후지와라 신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