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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옷 추적기 - 당신이 버린 옷의 최후
박준용.손고운.조윤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11월
평점 :
배고픔보다 더 허기지는 감정들을 우리는 어떻게 회복하며 살까? 인간관계, 가족과의 감정, 시댁, 친정과의 불편함...그런 다양한 불편함과의 정면을 회피하고 먹는 것으로 비만이라는 병폐를 만들고, 사치나 과욕이라는 패션으로 우리 자신을 위로한다.
먹지 않고, 입지 않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잘 먹는 것과 잘 입는 것에는 우리 모두 문외한이며 알고 싶지 않아한다. 굳이 알아야하나 반문도 한다.
의례히 옷장을 열면 녹음되어 나오듯 반복적인 말이 툭 튀어나온다. "입을 게 없네".
하지만 정반대의 그림이 그려진다. 옷장은 이미 빈공간이 없이 빼곡하다.
뭐가 문제일까?
메이커가 달린 괜찮은 옷 두서너개, 상하의 여름.겨울 옷 몇 개면 괜찮을까?
거기에 맞는 가방과 신발, 모자가 한두개씩만 있으면 충분할까?
트렌드를 잘 모르고, 유행에 쫓아가지 않아도 어림잡아 50여개의 상하의 옷들이 한번도 입어보지 못한채 들어있다.
《헌 옷 추적기》는 우리나라가 헌 옷 수출국으로 4~5위에 들어서면서 합법적이든 그렇지않든 해외로 수출되고, 그 옷들을 수입한 나라가 재생산, 재가공하는 과정과 그 과정조차 거치지않고 바다로, 산으로, 도시로, 외곽지로 버려지고 폐기되어 환경오염의 심각함으로 되돌아오는 민낯을 추적한 내용이다.
가장 피해를 보는 나라가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다.
헌 옷이 산을 이룬다?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큰 산을 이루고있고 그 속에서 아무런 안전 장비없이 일터로 살아가는 빈민가의 삶이 노출되고 있다. 아이들도, 동물도 함께.
나또한 새 것을 동경한다. 패션은 몰라도 새 것을 사 입는다는 것이 나에게 주는 보상같고 선물같은 기분이 든다.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옷을 정리해 기부할 예정이다. 단 하나 잘 지키기 어렵겠지만, "옷장을 채우려고 애쓰지말자"를 되뇌면서 지키기위해 노력하고 싶다. 나 한사람이라도 덜 버리는 게 작은 시작일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