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부터 읽기 시작한 책이다.
열흘 넘게 이 책을 붙들고 놓지 못한 이유가 있다. 글이 많거나 내용이 어렵거나 불편함이나 공감이나 그런 느낌의 이유는 아니다.
이 책은 1980년 5.18 광주 그날을 기록한 책이다. 초등학교 1~6학년들이 기억하며 떠올린 내용을 작가가 인터뷰 형식을 빌려 쓴 책이다.
담장이나 벽, 바닥은 총알이 박힌 흔적이나 피로 얼룩진 그때와 공포와 두려움과 차가움과 뜨거움이 표현된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다른 공간, 다른 기억으로 서로 다르게 존재했던 그날들이 아쉽고 안타깝고 무섭지만 떠오르지 않는다.
지금의 나와 비슷한 나이로 살아가면서 자신들이 기억하는 그날의 모습들은 지울래야 지워질 수 없는 기억들로 평생 각인될 것이다.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 걸까?
차마 입 밖으로 내놓지 못했던 진실을 우리는 그저 영상으로, 책으로 이야기들로 마주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들이 살아있는 한 그날은 여전히 기억될 것이고, 누군가는 물음에 진실된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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