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대선이 다가오면 항상 몰아치는 북풍에 늘 코웃음을 쳤는데 요즘의 뉴스는 조금 겁이 난다.
북에는 김정은이, 미국엔 트럼프라는 비정상들이, 그리고 우리 나라엔 사심없이 책임지고 일을 할 사람이 아직은 없다는 현실이 나를 겁나게 하는 것 같다.
그런 요즈음 이 책을 읽고 나니 더더욱 전쟁의 위협이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전쟁이 일어나면 부자든 권력자든 관계없이 모두가 불행해진다는 진리를 이 책이 증언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여자와 아이들이야말로 전쟁의 최대 피해자라는 걸 또 한 번 각인시켜주는 책이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전쟁으로 인한 아이들의 아픔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소설의 말미에서 주인공 아미르가 하산의 아들 소랍에게 한 말을 읽으며 작고 가냘프지만 그래도 마지막 희망을 품어본다.
"저 연을 잡아다줄까?"
"너를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이슬람 세계의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머리가 아프다.
그 이유는 그들의 역사와 종교, 문화와 풍습에 대한 배경 지식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해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가 배웠던 세계사는 서구 열강의 역사와 종교, 문화에 대해서만 자세히 다룰뿐 이슬람 세계에 대해서는 서구 열강과 관계된 부분에 대해서만 제한적인 정보를 얻기 때문이다.
"연을 쫓는 아이"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격동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성장한 두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 두 소년은 우리가 보기엔 아무런 차이도 느껴지지 않지만 그들의 세계에서는 신분과 민족, 종교적으로도 모두 다르다.
'아미르'는 파쉬툰인이자 수니파였으며, 부잣집 도련님이다.
'하산'은 하자라인이자 시아파였으며, 아미르의 하인이다.
같은 유모의 젖을 먹고 자란 그들은 한 형제와도 같은 친구였으나 결코 친구를 친구라 부르지 못하는 사이였다.
그 다름이 그들의 비극의 시작이었다.

이슬람, 탈레반, 아프간 전쟁이라는 단어 외에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배경 지식이 거의 없는, 550쪽이 넘는 두툼한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굉장한 흡인력으로 빨려들어가듯이 읽은 소설이었다.
이슬람 세계, 그 중에서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고 전쟁의 참혹함을 통해 평화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데도 일조한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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