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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크는 아이들 - 백화현의 가정독서모임 이야기
백화현 지음 / 우리교육 / 2010년 4월
평점 :
이 책은 중학교 국어 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가 자녀 교육 문제로 고민하면서 아이들에게 책의 힘을 얻게 하고자 자녀들과 그 친구들 서너명이 모여 가정독서모임을 꾸리고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큰 아들의 학업 성적이 부모 욕심에 차지 않자 고민하다가 아이에게 시적 재능이 있음을 발견하고 지지해주기로 결심한다. 그러다 중학생이 되자 만화에 빠져 편독을 일삼자 위기 의식을 느끼고 큰 아들의 친구들과 매주 일요일 저녁 가정독서모임을 시작한다.
2003년 아이들이 중2때 시작한 1기 가정독서모임은 2006년 아이들이 고2때까지 지속된다. 처음 1년은 오래도록 지속가능한 독서모임을 위해 책과 친해지기부터 시작하여 2년차엔 주제별 독서 및 탐구 활동을 통한 글쓰기로까지 발전하지만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자 학업과 병행하는 것의 어려움으로 인해 책을 읽고 현장 답사를 하는 독서 기행 중심으로 꾸려나간다.
4년 간의 가정독서모임을 통해 대학에 뜻이 없었던 아들은 스스로 공부를 시작하고 문예창작학과에서 공부중이다. 다른 아이들 역시 책과 여행을 통해 만난 소중한 인연들을 통해 성장의 기쁨을 나누고 이를 밑거름 삼아 어엿한 성인으로 자라났다.
2기 가정독서모임은 2007년 중학교 2학년이 된 작은 아들의 친구들과 함께 시작하여 2009년까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토론하고 탐구하는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돈을 받고 하는 일도 7년간 지속하기가 어려운 법인데 교사로 재직 중인 저자는 과연 천직을 타고 났구나 싶었다. 그리고 내게도 학창 시절 저자와 같은 부모가 또는 멘토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어 부러웠다. 아니, 청소년 시절까지는 갈 것도 없이 대학 시절 학과 공부는 등한시하고 친구들과 놀기만 했던 나의 20대가 부끄러웠다. 그 때 책을 가까이 했더라면 내 인생이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았을까 싶어 안타깝고 후회스러웠다.
나는 비록 이제서야 책이 주는 위안과 기쁨, 꿈과 희망,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깨닫지만 내 아이는 좀 더 일찍 책 속의 세상에 눈 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나는 도서관에 간다.
저자처럼 가정독서모임을 꾸려 나갈 능력도 끈기도 부족한 탓에 독서모임은 엄두도 못 내지만 매일 밤 아이의 머리맡에 앉아 목이 쉬도록 열심히 책이라도 읽어 주련다.
"아이는 모순의 존재입니다. 그는 엄마 아빠에게 기쁨을 주면서 동시에 고통을 안기고, 희망을 갖게 하면서 동시에 좌절을 맛보게 합니다. 반짝이면서 어둡고, 단맛과 쓴맛을 번갈아 안기는 모순적 존재, 꽃인가 하면 동시에 가시이기도 한 복잡성의 한 모델이 아이입니다. 그런데 아이들만 그럴까요? 아닙니다. 인간이 모두 그렇습니다. 부모들은 그들 자신이 한때는 모두 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되고나서는 그들도 그런 모순과 복잡성을 지닌 존재였다는 사실을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것은 부모들에게도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아이가 태어나 한 인간으로 자란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크나큰 배움과 깨침을 얻게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우리가 무엇보다 먼저 배우게 되는 것은, 아니, 배워야 할 것은 아이들이 늘 한 가지 모습으로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다른 모습으로, 여러 다른 가능성을 암시하는 존재로 자란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내 아이가 왜 이렇지?”라며 안달하기 전에 먼저 이 사실부터 겸손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 자라는 모습이니까요."
- 도정일님의 추천사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는가’에서 발췌
이제 갓 여덟 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의 엄마로서, ‘모순과 복잡성을 지닌 한 존재’가 또 다른 ‘모순과 복잡성을 지닌 한 존재’와 함께 살아가는 일이 순탄하기만 할 수는 없겠지만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성숙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배우고 또 배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