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에서 발췌

솔직함과 정직함은 내가 만난 시인을 포함한 모든 인문정신의 핵심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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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니체, 장희창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민음사, 2004)
질 들뢰즈, 박찬국 옮김, 『들뢰즈의 니체』(철학과현실사, 2007) 고병권,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그린비, 2003)

현대 철학의 중심에는 생성의 철학자 니체의 숨결이 아로새겨져 있다. 많은 저작을 남겼지만 니체의 주저는 뭐니 뭐니 해도 1883년에서 1885년까지 집필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일 것이다. 유명세에 걸맞게 국내에서도 다양한 번역본이 출간되어 있지만, 장희창의 번역본이 독자들이 휴대하면서 읽기에 편할 것이다. 박찬국의 번역서는 현대 철학자 들뢰즈가 니체를 읽고서 만든 선집이다. 니체의 방대한 글들에 들어가기 전에, 숙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고병권의 연구서는 니체를 처음으로 접한 사람들에게 니체의 매력과 현재성을 박진감 넘치게 전달하는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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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라캉, 맹정현·이수련 옮김, 『정신분석의 네 가지 근본개념』(새물결, 2008)
브루스 핑크, 맹정현 옮김, 『라캉과 정신의학』(민음사, 2002)

라캉이 스스로 편집한 방대한 선집 『에크리』는 언제 번역될 수 있을까? 곧 나온다는 소문만 무성한 지 이미 오래다. 『에크리』는 그가 수십 년에 걸쳐 진행했던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모아 엮은 책이다. 다행스럽게도 11번째 세미나를 정리한 책이 2008년에 맹정현과 이수련에 의해 번역, 출간되었다. 라캉의 정신분석학에 대한 최고의 안내서는 브루스 핑크의 책이다. 아쉬운 것은 번역서 제목이다. 라캉은 인간의 정신을 의학적으로 다루는 과학주의 전통을 거부한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번역서의 제목은 원서 제목을 그대로 옮긴 ‘라캉 정신분석학에 대한 임상적 접근’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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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테토스, 김재홍 옮김, 『엥케이리디온: 도덕에 관한 작은 책』(까치, 2002)
앤소니 A. 롱, 이경직 옮김, 『헬레니즘의 철학』(서광사, 2000) │
에픽테토스는 헬레니즘 시대를 에피쿠로스 학파와 더불어 양분했던 스토아 학파의 대표 사상가다. 고대 서양 문헌에 대한 김재홍의 번역은 엄밀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김재홍의 번역서를 통해 독자들은 안심하고 에픽테토스의 사유 세계에 들어가도 좋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보면 삶의 방법에 대한 많은 유익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경직이 번역한 책은 최고의 헬레니즘 철학 권위자가 쓴 연구서다. 에픽테토스와 함께 스토아 학파를 대표했던 키케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의 사상도 공부해보려는 독자들에게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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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김혜경 옮김, 『분서』(1·2)(한길사, 2004)
이지, 김혜경 옮김, 『속분서』(한길사, 2007)
신용철, 『이탁오 평전』(지식산업사, 2006)

김혜경의 번역서는 저주받은 유학자, 혹은 저주받기를 원했던 유학자 이지의 주저 두 권을 번역한 것이다. 유학, 불교, 그리고 노장 사상을 가로지르며 전개되는 이지의 드라마틱한 사상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책들이라고 하겠다. 『분서』 시리즈와 함께 이지의 대표 저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장서藏書』도 하루 속히 번역되기를 기대한다. 그의 흥미진진한 역사철학은 독자들에게 많은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다. 신용철의 평전은 이지의 삶과 사유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할 것이다. 이 책은 중국의 평전을 번역한 기존 평전보다 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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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본, 『임제어록』(한국선문화연구원, 2004)
이기영, 『임제록 강의』(상·하)(한국불교연구원, 1999)

불교 사상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 특히 임제를 포함한 선사들의 사자후를 직접 접하고 싶은 독자들은 정성본의 번역서와 연구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성본은 중국 선불교의 사상과 역사에 정통한 학자이기 때문이다. 특히 난해한 조목 하나하나에 대한 그의 간결하지만 함축적인 설명은 임제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더 자세한 해설이 필요한 독자는 이기영의 강의록을 읽어둘 필요가 있다. 난해하지 않게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서술한 이기영은 많은 학자들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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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광동 외, 『스승 이통과의 만남의 대화: 연평답문』(이학사, 2006)
쓰치다 겐지로, 성현창 옮김, 『북송 도학사』(예문서원, 2006)

조선조 오백 년을 지배했던 주자학을 이해하고 싶다면, 주자가 사숙했던 노학자 이통의 속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통은 북송 시대 유학의 전통을 온몸으로 체득하여 이를 주자에게 전했으며, 주자는 이를 통해 남송의 유학을 체계화했다. 성광동 외 4인의 책은 이통과 주자 사이에 오고간 가르침과 배움을 담고 있는 『연평답문』을 초역하고 해설한 책이다. 쓰치다 겐지로의 책은 흔히 신유학이라고 일컬어지는 사유 전통을 만들었던 북송 시대 유학 사상사를 다루고 있는 중요한 연구서다.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에 대한 평이한 책이 없어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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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보살, 김성철 옮김, 『중론』(경서원, 1993)
김성철, 『중론: 논리로부터의 해탈, 논리에 의한 해탈』(불교시대사, 2004)

불교 사상은 사실 용수보살, 즉 나가르주나에 의해 이론적으로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불교 사상사에서 나가르주나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매우 중요하다. 종교가 아니라 철학으로서 불교에 접하려고 하는 독자들이 나가르주나를 우회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성철의 번역서는 대장경大藏經 판본에 들어 있는 『중론』을 번역한 책이다. 『중론』에 전개되어 있는 나가르주나의 사상은 인류 최고의 논쟁가라는 평가에 걸맞게 이해하기 쉽지 않다. 『중론』을 읽다가 길을 잃은 독자들에게 김성철의 연구서는 친절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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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본, 『돈황본 육조단경』(한국선문화연구원, 2003)
스즈키 다이세츠, 『선이란 무엇인가?』(이론과실천, 2006) │
『육조단경』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는 혜능이 육조가 될 때까지의 에피소드가 들어 있는 부분이고, 후반부는 육조의 자리에 오른 혜능이 대중들에게 가르침을 전달하는 부분이다. 기존 판본들에서는 혜능이 육조의 자리에 오를 때까지의 과정이 지나치게 신비화되어 있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돈황에서 『육조단경』의 새로운 판본이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돈황본에는 신성화되기 이전의 혜능의 면면을 알려주는 자료가 실려 있다. 정성본은 이 돈황본을 저본으로 해서 『육조단경』을 새롭게 번역한다. 혜능의 선불교 사상이 낯선 독자들은 스즈키 다이세츠의 개론서를 읽어둘 필요가 있다. 이 책을 통해 선불교 일반이 공유하고 있는 사상적 특징이 분명해질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성찰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비록 실패의 가능성이 있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이것이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인문정신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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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희 외, 『새로 쓰는 동학: 사상과 경전』(집문당, 2003)
김용휘, 『우리 학문으로서의 동학』(책세상, 2007)

1970년대 민주화운동을 담당했던 세대 가운데 그 누가 동학에 무관심할 수 있었을까? 이것은 동학이 시대를 넘어서는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동학 운동은 서학, 즉 기독교에 대응할 수 있는 독자적인 종교를 고민했던 흔적이다. 현세의 삶을 부정하는 초월적 종교와 달리 동학은 현세의 삶을 긍정하는 내재적 종교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최동희 등의 책은 동학의 핵심 텍스트들을 번역하고 해석한 책이다. 유학, 불교, 노장 사상의 핵심을 두루 아울러 동학으로 체계화하려고 했던 최제우와 최시형의 각고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소장 연구자 김용휘의 책은 동학이 21세기에도 유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야심만만한 시도이다.

우리의 동일성identity을 규정하는 제일의 원리가 습관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미 습관이 된 것, 지금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 그리고 나중에 습관으로 획득하게 될 것, 이것이 바로 삶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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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라베쏭, 최화 옮김, 『습관에 대하여』(누멘, 2010) 황수영, 『물질과 기억, 시간의 지층을 탐험하는 이미지와 기억의 미학』(그린비, 2006)

현대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의 철학을 가능하게 했던 철학자들 중 한 명이 바로 베르그송이다. 그렇지만 라베송에 대한 숙고가 없었다면, 베르그송은 자신의 고유한 철학을 만들 수 있었을까? 라베송이 들뢰즈의 저서에 빈번히 등장하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습관은 정신적인 것과 육체적인 것 사이를 매개하는 운동이다. 그래서 습관만큼 우리 삶의 구체성을 포착할 수 있는 개념도 드물 것이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라베송의 주저를 번역한 최화에게 고마워할 일이다. 베르그송 연구서인 황수영의 책을 읽다 보면, 라베송의 주저를 읽는 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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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하이데거, 이기상 옮김, 『존재와 시간』(까치, 1998) 이기상 외, 『존재와 시간 용어 해설』(까치, 1998)
이수정, 『하이데거: 그의 물음들을 묻는다』(생각의나무, 2010) │
『존재와 시간』은 자신의 스승 후설을 실망하게 만든 하이데거의 주저다. 의식에 주어진 것만을 다루려는 스승과는 달리 하이데거는 의식에 주어지지 않는 것을 다루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기상의 번역서는 하이데거의 이 책을 독일 원전의 뉘앙스를 살리면서 충실히 번역한 노작이다. 하이데거 연구자들의 좌장 역할을 하는 이기상은 난해한 이 책의 용어 해설집을 함께 펴냈다. 소장 연구자인 이수정의 책은『존재와 시간』 이외에 하이데거 사유의 발전 과정을 추적하면서, 그의 철학적 물음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평이하게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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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눌, 김탄허 엮음, 『보조법어』(교림, 2002)
길희성, 『지눌의 선사상』(소나무, 2006)

보조국사 지눌은 이론과 실천 사이의 관계를 깊이 숙고했다. 이론적으로 명료하지 않으면 실천도 잘못된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눌의 근본적인 입장이었다. 당시 고려 불교계는 ‘불립문자不立文字’를 기치로 이론적 작업을 등한시했다. 『보조법어』는 이런 불교계의 폐단에 대한 지눌의 우려와 대안을 담은 저작이다. 강의만큼이나 유려한 탄허 스님의 번역 솜씨를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겠다. 길희성의 연구서는 일반인이 보기에는 힘들 수 있지만, 지눌의 사상에 대한 체계적인 해설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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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마투라나·프란시스코 바렐라, 최호영 옮김, 『앎의 나무』(갈무리, 2007)
움베르토 마투라나·베른하르트 푀르크젠, 서창현 옮김, 『있음에서 함으로: 베른하르트 푀르크젠과의 대담』(갈무리, 2006)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유전자 중심주의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생물학자가 마투라나와 그의 제자 바렐라Francisco Varela일 것이다. 서양 철학의 인식론이 주로 카메라나 컴퓨터와 같은 기계를 모델로 전개되고 있지만, 마투라나를 통해서 인간의 인식이 어떻게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기초해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앎의 나무』에서 전개된 생물학적 인식론, 즉 구성주의가 어떤 철학적 함축을 갖는지를 알아보고 싶다면, 마투라나와 푀르크젠 사이의 대담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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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이영철 옮김, 『철학적 탐구』(책세상, 2006)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이영철 옮김, 『문화와 가치』(책세상, 2006)
레이 몽크, 김병화 옮김, 『HOW TO READ 비트겐슈타인』(웅진지식하우스, 2007)

『철학적 탐구』는 후기 비트겐슈타인을 대표하는 저작이다. 이 책은 언어와 관련된 통찰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이 보기에는 난해하거나 지루할 수도 있다. 반면 『문화와 가치』는 언어뿐만 아니라 삶, 정서, 문화, 가치 등등에 대해 비트겐슈타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비트겐슈타인의 다양한 저서들 중 저자 본인이 직접 쓴 자신의 사상에 대한 해설서라고 할 수 있다. 레이 몽크는 비트겐슈타인의 삶과 사상을 드라마틱하게 추적한 것으로 유명한 연구자다. 그의 얇은 연구서 한 권으로 우리는 비트겐슈타인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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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우재호 옮김, 『맹자』(을유문화사, 2007)
이혜경, 『맹자,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길』(그린비, 2008)

맹자 당시에 공자의 사상은 유행에 뒤떨어진 낡은 것으로 치부되고 있었다. 맹자는 이미 죽은 개 취급을 받고 있던 공자의 사상을 철학적으로 정당화하려고 했던 최고의 논객이다. 당연히 그는 동시대 군주와 사상가들과 논전을 불사했다. 그 흔적이 남아 있는 유학 경전이 바로 『맹자』다. 우재호의 번역은 변론가 맹자의 속내를 정확하게 전해준다. 이혜경의 책은 진정한 보수주의의 길을 걸어가고자 했던 맹자의 사상을 우리 현실에 맞게 재해석한 연구서다. 맹자의 현재성을 음미해보려는 독자들에게 중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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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오유석 옮김, 『쾌락』(문학과지성사, 1998)
장 살렘, 양창렬 옮김, 『쾌락의 윤리로서의 유물론』(난장, 2009)

에피쿠로스 학파는 개인의 쾌락을 지고한 가치로 긍정했다. 기독교의 금욕주의가 강하게 지배했던 서양에서 에피쿠로스의 저술은 탄압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명성에 걸맞지 않게 그의 저술은 그다지 많이 전해지지 않는다. 오유석은 에피쿠로스가 남긴 저술을 모아서 번역했다. 얇지만 그의 저술 대부분이 번역된 책이다. 장 살렘의 연구서는 쾌락주의를 기초하는 에피쿠로스 학파의 원자론을 다각도로 해명하고 있다. 특히 에피쿠로스의 뒤를 이어 에피쿠로스 학파의 사상을 문학적으로 집대성했던 루크레티우스와 관련된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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