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 책을 문고판으로 읽다니...역시 미술에는 문외한이란 걸 인증해버렸다.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제일 싫은 두 과목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체육과 미술이었다.몸치인 내게 몸과 손을 쓰는 과목은 고역의 시간이었다.그래서인지 어른이 되어서도 미술관 근처엔 얼씬도 하지 않았다.도대체 미술 작품은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건지, 고전 미술과 달리 현대 미술의 난해함은 당췌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러다 조금씩 미술 관련 책들을 접하면서 내가 싫어하는 건 미술이 아니라 창의적 활동이 아니었나 싶다.나처럼 손재주 없는 학생에게는 그림을 그리고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보다는 미술의 역사를 공부한다거나 미술관에서 실제 작품을 감상하는 등의 학습법이 미술과 더 친해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여전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간간히 미술 서적을 읽으면서 나도 예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건 알겠다.400여개가 넘는 미술 작품의 도판을 문고판으로 읽다보니 그림의 설명을 읽으면서도 그림 자체가 작아서 잘 보이지 않아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물론 문고판이 아니라해도 책에 실린 사진만으로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실물을 접하지 않고서는 헤아릴 수 없는 부분들이 많겠지만 최소한 문고판보다는 낫지 않았을까 싶다.아무튼 고대에서 20세기까지의 서양미술사를 처음으로 접해봤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