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 있는 옷들은 화려한 미래를 꿈꾸게 하지만 현실을 바꾸어놓지는 않는다. 새 옷을 입었다고 신분이 상승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가끔 예쁜 새 옷을 입고 나서보라. 아무도 봐주지 않으면 어떤가. 기분은 이미 자신감으로 넘쳐나지 않나. 사람은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서 산다. 또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면 어떤가. 비굴하게 만드는 세상에서 한 조각의 자존심만큼은 꼭 쥐고 살겠다는 도전 자체가 이미 커다란 의미이다.(18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