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책 한 권을 필사해봤다. 겨우 짧은 단편 세 편을 필사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무리하지 않고 하루에 딱 한 쪽씩만 필사하겠다며 시작한 일이 여러 해를 넘겨서야 끝이 났다. 이유는 또 나의 게으름 때문이었다. 하루 이틀 하다가 멈추기를 여러 번 반복한 끝에 이제서야 마칠 수 있었다.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마치고 나니 뿌듯하다.
필사를 하면 문장력과 문리력이 길러진다고 하는데 한 편의 단편을 필사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 더디게 진행하다 보니 필사를 통해 이런 부분이 길러진 것 같지는 않다.
다만 한 편의 글이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이 들었을까를 한 자 한 자 손으로 쓰며 글쓰기의 어려움을 체험해 보는 시간이었다.
이 책으로 필사하기를 마칠 게 아니라 앞으로 제2, 제3의 다른 책들도 꾸준히 필사를 해 볼 생각이다.
다만 이 책의 구성이 한 쪽엔 필사할 책의 원본 내용이, 마주보는 쪽엔 하얀 백지가 준비되어 있어 필사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직접 해 보니 백지보다는 줄이 쳐져 있었더라면 글쓰기가 더욱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어 쓰는 내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