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존감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 불안에 휘둘리지 않고 진정한 나를 끌어내는 법
에이미 커디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10월
평점 :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생각보다 자주 자신을 의심합니다.
충분히 노력했고 나름대로 잘해왔다고 생각하면서도 누군가의 평가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고, 작은 실수 하나에 지금까지 쌓아온 것까지 모두 부정하고 싶어집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마음속에서는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어쩌면 자존감이 흔들린다는 것은 자신에게 장점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는 기준을 너무 오랫동안 타인의 손에 맡겨두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에이미 커디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이러한 마음의 모순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게 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자존감이라는 추상적인 감정을 막연한 긍정이나 의지의 문제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사랑하라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라는 말은 이미 수없이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조언을 듣고도 마음이 달라지지 않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또 다른 당위가 아니라, 실제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조언일 것입니다.
저자는 그 출발점을 우리가 매일 무심코 반복하는 자세와 몸짓, 행동에서 찾습니다.

이러한 접근이 의미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마음이 먼저 바뀌어야 행동할 수 있다는 익숙한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신감이 생기면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당당하게 행동하는 작은 경험이 자신감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두려움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두려움을 안고도 한 걸음 내딛는 것,
자신을 믿을 수 있을 때까지 미루는 대신 아직 확신이 없는 자신을 데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 과정에서 몸은 단순히 마음의 명령을 따르는 도구가 아니라, 마음이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하도록 돕는 동반자가 됩니다.

물론 어깨를 펴고 자세를 바꾼다고 해서 오랜 시간 쌓인 열등감이나 불안이 단번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책을 그렇게 읽지 않는 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파워포즈를 비롯한 신체언어의 효과를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마법 같은 해결책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불안에 압도되지 않도록 자신을 준비시키는 하나의 실천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특별한 자세 하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시작하기 위해 반드시 완벽한 마음 상태부터 갖출 필요는 없다는 관점에 있습니다.
감정이 행동을 결정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 역시 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마음에 남는 부분은 저자가 이야기하는 자존감이 타인보다 우월해지는 능력과 다르다는 점입니다.
자신감과 오만함은 겉으로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 자리한 마음은 전혀 다릅니다.
자신의 가치를 믿는 사람은 굳이 다른 사람의 가치를 깎아내릴 필요가 없습니다.
반대로 타인에게 인정받아야만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끊임없이 비교하고,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 앞에서 위축되거나 자신의 약점을 감추려 애쓰게 됩니다.
결국 타인을 이기려는 마음에 매달릴수록 정작 자신에게 집중할 여유는 줄어듭니다.
여기서 자존감은 단순한 심리적 기술을 넘어 삶의 태도에 관한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나는 누구에게 인정받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다른 사람의 시선이 사라진 자리에서도 나 자신을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타인의 인정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자기 존재를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이 되는 순간 우리는 타인의 평가에 종속됩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내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럼에도 그 판단에 나의 가치 전체를 맡긴다면, 나는 평생 다른 사람의 마음을 빌려 자신을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자존감을 회복한다는 것은 세상의 평가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일이 아니라, 그 평가가 나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일 것입니다.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 역시 책에 깊이를 더합니다.
열아홉 살에 겪은 교통사고와 뇌 손상, 이전의 자신을 되찾기 위해 겪어야 했던 혼란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결코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은 예상치 못한 사건 하나로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런 경험을 거쳐 몸과 마음의 관계를 탐구하게 된 저자의 이야기는 이 책의 조언을 단순한 성공의 공식이 아니라, 자신을 다시 세워가는 과정에서 얻은 통찰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특히 모든 것을 잘해내는 사람의 완성된 모습이 아니라 흔들리고 회복하는 사람의 경험에서 출발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 책은 중요한 순간마다 자신을 스스로 위축시키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면접이나 발표를 앞두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분들, 능력을 인정받고도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 실패가 두려워 자신의 가능성을 충분히 펼치지 못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겉으로는 자신감 있어 보이지만 혼자 있을 때면 자신의 부족함이 언젠가 드러날까 불안해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더 강해져야 한다는 부담만 느꼈던 분들이라면, 이 책이 제시하는 작은 행동의 변화가 조금 다른 방식의 의미를 줄 것입니다.
결국 자신을 믿는다는 것은 자신에게 실망할 일이 없다고 확신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수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으며, 때로는 스스로도 자신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 모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을 함부로 포기하지 않는 것,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자신의 존재 전체를 부정하지 않는 것.
그것이 조금 더 단단한 자존감에 가까울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자신을 바꾸기 위해 거창한 결심부터 세웁니다.
하지만 삶을 바꾸는 일은 언제나 극적인 순간에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피하고 싶었던 시선 앞에 잠시 더 머물고, 실패할까 두려운 일에 작은 시도를 해보는 것.
그 사소한 행동이 당장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을 대하는 방식만큼은 조금씩 달라지게 할 수 있습니다.
자존감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어 우리 앞에 나타나는 선물이 아니라, 흔들리는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서서히 만들어지는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언제나 당당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두려움이 찾아왔을 때에도 자신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 책은 더 나은 모습으로 자신을 꾸미라고 재촉하기보다, 이미 자신의 안에 있는 가능성을 꺼내 보라고 이야기합니다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지금의 자신으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어쩌면 진정한 자존감은 바로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요.
#자존감은어떻게시작되는가 #불안에휘둘리지않고진정한나를끌어내는법 #에이미커디 #이경식 #알에이치코리아 #RHK #북유럽 #서평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