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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은 하고 싶은 직장인들을 위한 말하기 수업
김진우 지음 / 모티브 / 2026년 10월
평점 :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 특히 직장이나 비지니스 상황에서 말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유창하게 이야기하는 능력일 수도 있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화술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장 생활에서 정말 필요한 말하기는 조금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해야 할 말을 적절한 시점에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더불어 관계가 어색해질 수 있거나 상하 관계에 적절하지 못한 말은 피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며 제대로 말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면 조심이 지나쳐 머릿속에서는 수십 번 문장을 고쳐 쓰면서도 입 밖으로 제대로 말을 꺼내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익숙한 순간을 들여다 보게 하는 책입니다.
우선 저자는 말하기에 서툰 사람을 뭔가 부족한 것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더불어 누구나 알고 있는 원칙을 다시 가르치기보다, 왜 우리는 알고 있는 것조차 실제 상황에서는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지 그 마음부터 헤아립니다.
상대방의 표정을 살피느라 타이밍을 놓치는 순간이나 괜히 분위기를 망칠까 봐 웃어넘기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순간까지.
이런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의 여러 대목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 같습니다.

비슷한 주제의 책들과 비교했을 때 이 책의 장점은 실용성을 전달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말하기의 원리나 심리적 배경을 길게 설명하고 독자가 스스로 적용하도록 맡기는 책과 달리, 이 책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문장을 먼저 제시합니다.
보고할 때, 부탁할 때, 거절할 때, 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내야 할 때처럼 직장인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순간들을 세밀하게 나누고, 각각의 상황에 맞는 말의 순서를 보여 줍니다.
막연히 자신감을 가지라는 조언보다 이런 것들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자신감이 생겨야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알게 되면 자신감도 조금씩 따라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음에 남는 것은 저자가 말하기를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익힐 수 있는 기술로 바라본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말솜씨가 좋은 사람을 보면 원래 성격이 외향적이거나 사람을 대하는 능력이 특별할 것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반면 말주변이 없는 사람은 자신에게 그런 재능이 없다고 쉽게 단정합니다.
하지만 말을 잘하는 것과 말을 화려하게 하는 것은 다릅니다.
핵심을 먼저 이야기하고, 필요한 근거를 덧붙이고, 상대방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대화의 질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말하기에 대한 부담을 줄여 줄 뿐 아니라, 스스로를 평가하는 방식까지 바꾸어 놓습니다.
잘하지 못한다고 포기했던 일을 연습할 수 있는 일로 바라보게 만드는 것입니다.
또한 저자는 말하기를 단순한 표현 기술에 머물게 하지 않습니다.
말을 한다는 것은 결국 상대방과 관계를 맺는 일입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떤 순서로 전달하는지, 상대방의 상황을 얼마나 고려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나쁜 소식을 늦게 전하는 것은 단지 보고를 잘못한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이 대응할 기회를 빼앗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부탁하면서 이유와 기한을 분명하게 밝히는 것은 상대방의 시간을 존중하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거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좋은 사람이 되는 길은 아니며, 자신의 한계를 솔직하게 알리는 일이 오히려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런 지점에서 말하기가 결국 타인과 자신을 동시에 존중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흔히 배려를 자신의 말을 줄이는 일로 오해합니다.
상대방이 불편해할까 봐 침묵하기도 하고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그냥 웃으며 넘기기도 합니다.
당장은 갈등을 피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과 시간은 조금씩 뒤로 밀려납니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말을 전부 쏟아내는 것이 솔직함의 전부도 아닐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침묵과 공격 사이에서 자신과 상대방을 모두 존중할 수 있는 표현을 찾는 일입니다.
저자가 다루는 말하기의 기술은 어쩌면 그 균형을 연습하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완벽한 말하기 전문가의 위치에서 독자를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실수하고, 당황하고, 뒤늦게 후회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문장을 건넨다는 점에서 저자의 조언은 일방적인 훈계보다 먼저 경험한 동료의 현실적인 조언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말하기를 잘해야 한다는 또 하나의 부담으로 여겨지기 보다는 지금보다 조금 나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게 합니다.
모든 상황에서 능숙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고, 당장 필요한 문장 하나부터 익혀 보라고 권하는 태도도 인상적입니다.
특히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신입사원이나 업무 보고가 늘 길어진다는 이야기를 듣는 직장인들에게 우선 추천하고 싶습니다.
질문하는 것이 어려워 혼자 고민하는 분들,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업무를 떠안는 분들, 회의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나중에 아쉬워하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랜 직장 생활을 했더라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데 서툴거나,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단호하게 말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분들도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는 부담 없이 현재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상황부터 찾아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일 것 같습니다.
책을 덮고 나면 말하기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집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언제나 적절한 답을 내놓는 능력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용기에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상대방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 생각하고, 그 마음이 왜곡되지 않도록 표현하는 연습은 할 수 있습니다.
어제 하지 못한 말을 오늘 조금 더 나은 방식으로 꺼내는 일,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관계 속에서 한 걸음씩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말을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막연한 위로를 건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서툴더라도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는 구체적인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하지 못했던 말 때문에 뒤늦게 후회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제는 그 순간을 자책하는 대신 다음에 사용할 말을 이 책과 함께 준비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회의에서 질문 하나를 건네고, 불편한 상황에서 자신의 입장을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말 한마디가 인생을 단번에 바꾸지는 않겠지만, 매일 반복되는 작은 대화는 분명 우리의 일과 관계를 바꾸어 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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