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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영어책을 덮었다면 - 덮었던 영어책을 다시 펼치게 만드는 공부법
소피아 지음 / 북플레이트 / 2026년 9월
평점 :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영어책을 사는 순간에는 항상 단호하고 진지한 마음입니다.
이번에는 정말 다르다고 다짐하고, 책의 첫 장을 펼칠 때는 기대감까지 생기곤 합니다.
그리고 며칠동안은 열심히 공부하곤 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책은 책상 한쪽에 그대로 놓여 있고, 다시 펼쳐야 한다는 생각만 마음 한구석에 남습니다.
그러다 새로운 마음을 먹는 계절이 오면 또 다른 영어책을 삽니다.
그렇게 앞부분만 학습한 영어책들이 누구나 한 두 권씩은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익숙하면서도 조금은 민망한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경험을 의지 부족이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러 번 다시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를 다르게 바라봅니다.
다시 시작했다는 것은 그만큼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어쩌면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처음부터 나에게 맞지 않는 자리에서 출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이 관점의 전환이 나름의 위안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자신을 탓합니다.
영어를 못하면 끈기가 없다고 생각하고, 운동을 그만두면 의지가 약하다고 생각하고,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면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사람이 약한 것이 아니라, 방법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출발점이 잘못되었는데 목적지만 바라보며 계속 앞으로 가라고 하면 누구라도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영어 공부법은 단순한 공부 기술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소피아 선생님이 제안하는 방식은 뭘 공부할 것인가보다 내 위치를 먼저 바라보게 합니다.
이 지점이 다른 영어 학습서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느꼈습니다.
흔히 영어책들은 문법, 단어, 독해, 말하기, 쓰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부할 것인가에 집중합니다.
반면 이 책은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학습자의 현재 위치를 확인합니다.
생각해보면 아주 당연한 이야기인데, 이상하게 우리는 그 당연한 과정을 외면해 왔던 것 같습니다.
목적지는 정해놓고 출발지는 확인하지 않는 것입니다.
토익 점수를 올리고 싶고, 영어 원서를 읽고 싶고, 외국인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싶다는 목표는 분명한데 정작 지금 내가 문법에서 막히는지, 어휘에서 막히는지, 문장을 읽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 듣기에서 귀가 열리지 않는지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습니다.
그러니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엉뚱한 곳에 힘을 쓰게 됩니다.
이 책이 제시하는 5분 진단이 인상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점수를 매겨 영어 실력이 몇 점인지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문법, 어휘, 읽기, 듣기를 나누어 살펴보고, 그 결과를 앞으로의 공부 순서를 정하는 데 활용합니다.
영어 실력을 하나의 숫자로 환산하는 대신 내가 어디에서 막히는지를 발견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좋은 영어 공부방법이란 결국 자신을 정확하게 바라보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의 공부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반드시 나에게 좋은 공부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하루 한 시간의 영어 공부가 적당하다고 해서 나에게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문법부터 다시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이미 알고 있는 문법을 붙잡고 있기보다 읽기나 듣기로 넘어가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결국 공부에는 정답보다 나에게 맞는 순서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피아 영어 공부법이라는 표현이 단순한 브랜드나 특정 강사의 공부 방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소피아 쌤의 방식은 학습자를 일정한 틀에 끼워 넣기보다 각자의 출발점을 찾아주는 데 더 가까워 보입니다.
시원스쿨 소피아 쌤을 통해 영어를 공부해본 분들이라면 더욱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직접 강의를 접하지 않았던 독자들에게도 이 책만으로 충분히 자신의 학습 상태를 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부 계획을 세울 때 우리는 이상적인 기준으로 세우곤 합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하고, 계획한 분량을 정확히 지키는 것을 상상합니다.
그러나 실제 현실에서는 피곤한 날도 있고, 약속이 생기는 날도 있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도 있습니다.
결국 현실의 나와 계획 속의 나 사이의 갭이 커질수록 계획은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처음부터 인정합니다.
계획이 밀릴 가능성까지 계획 안에 넣고 쉬는 날도 미리 정하고, 다시 시작하는 방법까지 생각하게 합니다.
이런 현실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완벽하게 지속하는 사람을 위한 공부법이 아니라, 중간에 멈추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공부법을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현재 위치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속도와 자신을 비교하고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며, 이미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출발점이 다른 사람들의 속도를 비교하는 것은 애초에 공정한 일이 아닙니다.
삶에서도 공부에서도 중요한 것은 남보다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고 그 자리에서 한 걸음 내딛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영어책을 여러 번 덮어본 분들에데 더 필요한 책일 것입니다.
영어 공부를 시작할 때마다 의욕은 넘치지만 오래 지속하지 못했던 분들, 수많은 단어장과 문법책을 가지고 있지만 어디부터 다시 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 토익이나 각종 영어 시험을 준비하기 전에 자신의 실력부터 제대로 확인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영어를 못한다고 막연히 생각하셨던 분들이라면, 지금껏 자신에게 맞지 않는 방식으로 공부했을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영어 공부를 하면서 영어 잘하는 방법을 찾는 사람들은 대개 더 좋은 교재와 더 효과적인 강의를 찾으려고 합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보다 먼저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가를 살펴보라고 말합니다.
이 질문 하나가 의외로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영어를 잘하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다시 시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어주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실패했다고 생각했던 여러 번의 시작을 다시 바라보게 하고, 중단을 의지의 문제로만 해석하지 않게 해줍니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보다 다시 펼치는 순간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줍니다.
어쩌면 공부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시작하는 일이 아니라, 시작한 나를 오래 믿어주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는 완벽하게 해내겠다는 결심보다, 멈추더라도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이 더 오래가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소피아 영어, 영어 공부, 영어 공부법을 찾고 계신 분들에게 이 책은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북플레이트가 펴낸 이 책을 통해 이번 영어 공부만큼은 끝까지 해야 한다는 부담보다, 내 자리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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