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생각할수록 마음이 힘들까 - 부정적인 감정으로 나를 가두지 않는 연습
와다 히데키 지음, 이청한 옮김 / 시원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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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생각이 많다는 것은 어쩌면 삶을 너무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는 뜻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흔히 고민이 많은 사람을 두고 생각이 많다고 말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생각 자체가 문제인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문제는 하나의 생각이 끝나지 않은 채 다른 생각을 불러오고, 그 생각이 또 다른 불안을 만들어내면서 마음속에서 계속 증식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을 다시 꺼내 복기하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고, 상대방의 표정 하나를 보고 마음속에서 몇 가지 결론을 만들어내는 순간, 생각은 더 이상 나를 돕는 도구가 아니라 나를 가두게 됩니다.


그래서 제목부터 솔직하게 다가왔습니다. 

난 왜 생각할수록 마음이 힘들까라는 질문은 특별히 마음이 약한 사람만의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책임감이 강하고, 실수를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많이 헤아리며, 무엇이든 제대로 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일수록 이 질문을 자주 하게 됩니다.

잘하고 싶어서 생각했고, 후회하지 않으려고 생각했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생각을 거듭할수록 마음은 더 무거워집니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그런 사람들에게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라고 쉽게 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실제로 마음이 힘든 사람에게는 너무 막연한 조언일 수 있습니다.

대신 저자인 와다 히데키 교수님께서는 오랫동안 정신의학의 현장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바라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왜 같은 생각을 반복하고, 왜 작은 일을 크게 받아들이며, 왜 아직 벌어지지 않은 미래까지 미리 살아버리는지를 차분하게 짚어냅니다.

특히 저자가 도쿄대 정신신경과 교수로서의 전문성과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에서, 단순한 위로나 감성적인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신뢰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전하는 이야기는 괜찮다는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괜찮지 않은지부터 들여다보게 합니다.


어떤 사람은 마음속에 일어난 일을 차곡차곡 저장합니다.

누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도 오래 기억하고 과거의 실패를 다시 꺼내어 생각하며, 이미 끝난 일을 현재형으로 살아갑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일이 지나가면 흘려보내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옵니다.

이것은 타고난 성격의 차이처럼 보이지만 이 책에서는 사고방식의 습관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이 대목에서 의미있는 한가지를 발견했습니다,

지금 내가 지나치게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그것이 나의 운명일 필요는 없다는 뜻이라는 것입니다.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을지 몰라도 사고의 방향은 연습을 통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마음도 어느 정도는 습관의 산물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불안, 우울, 근심을 무조건 제거해야 할 감정으로 취급하지 않는 태도도 좋았습니다.

우리는 흔히 행복해지려면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안하지 않아야 하고, 우울하지 않아야 하며, 걱정하지 않아야 마음이 건강하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지는 한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살다 보면 불안하기 때문에 준비하고, 실패가 두렵기 때문에 노력하고, 무언가를 잃을까 걱정하기 때문에 소중한 것을 더 잘 돌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불안은 언제나 제거해야 할 적일까요.

오히려 불안은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알려주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소중하지 않다면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을 테니까요.


바로 그 지점에서 마음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게 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이것은 생각보다 성숙한 태도라고 느꼈습니다.


인간은 일어난 현실보다 현실에 대한 해석 때문에 더 많이 고통받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같은 사건을 경험하고도 어떤 사람은 그것을 실패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침묵을 거절로 받아들이고, 누군가는 단순한 침묵으로 받아들입니다.

사건은 하나인데 그 사건을 둘러싼 내면의 이야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결국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 현실에 덧붙인 수많은 문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왜 이럴까.”

“분명 나를 싫어할 거야.”

“이번에도 실패하면 끝이야.”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해야 해.”

이런 문장들은 사실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내가 만들어낸 해석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생각을 믿는 것과 생각을 바라보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이 떠오르는 것과 그 생각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말하는 마음정리법은 단순히 머릿속을 깨끗하게 비우는 기술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 안에서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을 하나의 사실처럼 받아들이지 않고,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는 연습에 가깝습니다.

머릿속에서만 반복하던 고민을 종이나 스마트폰에 적어보는 것도 그래서 의미가 있습니다.

생각을 밖으로 꺼내놓는 순간 그것은 내가 아니라 내가 바라볼 수 있는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이 책이 가진 현실적인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창한 명상이나 특별한 훈련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완벽한 사람이 되라고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100점을 목표로 하기보다 적당히 해내고,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말고,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조금 흘려보내라고 말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잘 사는 법을 배우면서 대충 살아도 되는 순간을 배우지 못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이든 제대로 해야 한다는 마음은 처음에는 삶을 발전시키는 힘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삶의 모든 순간을 평가하게 됩니다.

오늘도 잘했는지, 어제보다 나아졌는지, 다른 사람보다 뒤처지지는 않았는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평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남의 기대에 맞추느라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고 살아온 사람이라면, 가끔은 스스로가 정말 괜찮은지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흔한 자기계발서와도 조금 다릅니다.

더 열심히 살라고 재촉하지 않고, 더 높은 목표를 세우라고 독려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때로는 내려놓고, 실패하고, 도움을 받고, 쉬어도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자기계발은 자신을 더 강한 사람으로 만드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불필요하게 괴롭히는 습관을 조금씩 덜어내는 과정처럼 느껴졌습니다.


요즘처럼 정보가 넘치고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는 이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미리 알아야 안심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준비해도 미래를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위험을 제거한 뒤 움직이겠다는 태도는 결국 영원히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일이 생기면 그때 대응하는 능력.

어쩌면 앞으로의 시대에 필요한 마음의 근력은 바로 그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생각이 많아서 지치는 분들에게 우선 추천하고 싶습니다.

잠들기 전에 오늘 있었던 일을 계속 떠올리는 분들, 누군가의 말 한마디를 며칠씩 마음에 담아두는 분들, 작은 실수를 자신의 능력 전체에 대한 평가처럼 받아들이는 분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느라 현재를 제대로 살지 못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또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편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더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 자신에게 조금 덜 엄격해져야 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가 평생 배워야 하는 것은 생각하는 능력만이 아니라 생각을 멈출 줄 아는 능력, 그리고 흘려보낼 줄 아는 능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걱정을 해결하고 나서야 평온해지는 것이 아니라, 해결되지 않은 걱정이 남아 있어도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모든 불안을 없애고 나서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채로도 한 걸음을 내딛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진짜 마음의 체질 개선이라고 느꼈습니다.


생각이 많다는 이유로 자신을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쩌면 그만큼 삶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요.

다만 모든 생각을 끝까지 책임질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생각은 해결해야 하지만, 어떤 생각은 그저 지나가게 내버려 둬도 됩니다.

삶에는 붙잡아야 할 것만큼 흘려보내야 할 것도 있습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에 끌려다니지 않는 것.

시원북스를 통해 출간된 이 책은 그것만으로도 삶은 생각보다 훨씬 가벼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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