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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석 셰프의 계절 밥상 1 - 제철 재료로 만드는 건강한 집밥 레시피
김대석 지음 / 경향BP / 2026년 9월
평점 :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김대석 셰프님의 35년 요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계절 맞춤 식재료와 레시피를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집에서도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는 조리법을 배워볼 수 있기를 희망하며 들여다 보았습니다.

매일 가족의 끼니를 책임져야 하셨던 어머니께서 매번 하시던 말씀이 있습니다.
오늘은 뭘 먹지?
수십년 동안 가족들을 위해 끼니를 챙겨온 분에게도 매 끼니는 고민의 순간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냉장고를 열어놓고 한참을 바라보지만 정작 뭘 만들어 먹어야 할지 떠오르지 않는 순간이 많습니다.
냉장고에 식재료는 넘치는데 딱히 식탁에 올릴 음식은 떠오르지 않는 순간이 있는 것입니다.
그럴 때면 뭔가를 만들어 먹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살짝 의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배달 음식이나 바깥 음식보다는 집밥을 좋아하기 때문에 매번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김대석 셰프님의 레시피를 살펴 보면서 집밥에 대한 생각을 조금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집밥이란 대단한 요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지금 이 계절에 무엇이 가장 좋은지를 알아보고 그것을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식탁에 올리는 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점은 요리를 레시피의 집합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요리책이라고 하면 흔히 몇 그램의 재료를 넣고 몇 분간 끓여야 하는지, 어떤 순서로 조리해야 하는지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물론 이 책에도 구체적인 조리법은 충분히 담겨 있지만, 그보다 먼저 느껴지는 것은 계절을 바라보는 태도였습니다.
봄에는 달래와 두릅을 만나고, 여름에는 호박잎과 감자를 즐기고, 가을에는 밤과 버섯을 찾고, 겨울에는 묵은지와 굴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의 식탁이 사계절과 연결되는 것입니다.
이 지점이 이 책을 다른 집밥 레시피북과 차별화 되는 지점이라 느꼈습니다.
수많은 요리책이 뭘 먹을지에 집중한다면, 이 책은 언제 먹을지를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됩니다.
냉장고 속 재료를 아무 때나 꺼내 요리하는 것이 아니라 계절의 흐름에 맞춰 식재료를 바라보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집밥은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행위가 아니라 계절을 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하나의 방법이 됩니다.
한편 셰프님께서 다루는 재료들은 결코 거창하지 않습니다.
부추, 오이, 감자, 가지, 달걀, 상추, 고구마줄기, 당근, 시금치처럼 우리에게 익숙해서 오히려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재료들이었습니다.
이런 익숙함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값비싼 식재료나 특별한 조리도구가 있어야만 근사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재료 하나에도 충분히 다른 맛과 표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셰프님의 장점 역시 바로 그 익숙한 것의 재발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재료를 소개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재료를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같은 오이라도 어떻게 손질하고 양념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음식이 되고, 감자나 가지처럼 흔한 재료도 조리법에 따라 식탁에서 새로운 존재감을 갖습니다.
요리의 핵심이 화려한 재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재료를 대하는 사람의 이해와 경험에 있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전해집니다.
그래서 이 책은 요리를 잘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라기보다 오히려 집에서 잘 먹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리에 자신이 없는 분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고, 어느 정도 요리를 해온 분들에게도 익숙한 음식의 맛을 다시 돌아볼 계기를 줄 것입니다.
무엇보다 매일 가족의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분들에게 실용적인 책이 될 것 같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제철의 의미를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될 것 같습니다.
제철이라는 것은 단순히 어떤 농산물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시기를 뜻하는 말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 재료가 가장 자기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때라는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에게도 어쩌면 그런 시기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든 것을 일 년 내내 같은 속도로 이루려고 하기보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이는 것.
봄에는 시작하고, 여름에는 힘껏 움직이고, 가을에는 익어가며, 겨울에는 잠시 멈추는 자연의 리듬처럼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철 음식은 자연이 인간에게 건네는 또 다른 의미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늘 더 빠르고 더 편리한 것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계절과 상관없이 원하는 식재료를 구할 수 있고, 배달을 통해 언제든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편리함이 커진 만큼 계절을 기다리는 감각은 조금씩 희미해졌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잊고 있던 기다림을 다시 불러냅니다.
지금이 봄이라면 봄의 맛을, 겨울이라면 겨울의 맛을 충분히 누리는 것.
어쩌면 잘 산다는 것은 원하는 것을 언제든 얻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앞에 와 있는 것을 제대로 누릴 줄 아는 능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집밥이라는 말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집밥은 레스토랑의 음식처럼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모양이 조금 투박하고, 매번 맛이 조금씩 달라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 음식에는 만든 사람의 시간이 들어 있습니다.
결국 집밥의 가장 큰 가치는 음식 자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음식을 둘러싼 마음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따라 다양한 반찬과 국, 찌개, 김치, 고기와 해산물 요리, 별미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서 기억에 남는 것은 특정 레시피가 아니었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식탁도 조금씩 달라져야 한다는 아주 단순하지만 잊고 있던 감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감각이 생각보다 묵직하게 남겨졌습니다.
영상 QR 코드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최신의 QR 코드 영상이 더 편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는 아직까지 책으로 된 이미지와 텍스트가 편할 수 있기에 적절히 자신의 취향에 맞춰 이 책을 활용하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끔 이미지와 텍스트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손질이나 조리 과정을 실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특히 요리는 문장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순간이 많습니다.
적당히 볶는다거나 알맞게 익힌다는 표현은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분은 영상으로 보완할 수 있기에 요린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요리를 좋아하는 분들은 물론이고 요리와 거리가 좀 있으신 분들도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혼자 살면서 대충 끼니를 때우는 것이 익숙해지신 분들이 이 책을 통해 계절, 제철, 잘 먹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가족을 위해 매일 식탁을 차리지만 메뉴가 늘 고민이신 분들에게 가장 유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과 함께 많은 분들이 봄의 향기를 먹고, 여름의 푸르름을 먹고, 가을의 깊이를 먹고, 겨울의 따뜻함을 먹어 보실 수 있으셨음 좋겠습니다.
그렇게 이 책은 거창한 미식보다 오래 지속되는 좋은 식사, 우리 생활 가장 가까운 곳의 집밥을 보다 건강하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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