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 불공평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11가지 법칙
체탄 바갓 지음, 이선미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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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영화 <세 얼간이>의 원작자인 저자의 삶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책이라 기대를 가지고 선택했습니다.

저자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우리의 선택과 행동을 되돌아보게 해주며, 현실적으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조언들을 남겨줄 것이라 기대하며 의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세상이 어느 정도는 공정, 공평하다고 배웁니다.

그래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얻고, 노력은 언젠가 보상받는다는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그 믿음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현실을 경험하면서 그 믿음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같은 노력을 해도 출발선이 다르고, 어떤 사람에게는 우연히 찾아오는 기회가 다른 사람에게는 평생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런 불공평한 세상이라는 차가운 현실 앞에서 우리는 종종 길을 잃곤 합니다.

노력하면 다 된다는 따뜻한 위로가 현실에서는 거짓말처럼 느껴질 때, 이 책은 서늘하면서도 명쾌한 지점을 짚어내 줍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지독하게 현실적이지만, 결코 냉혹하지만은 않은 따스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지닌 장점이자 다른 자기계발서들과 확실히 구분되는 지점은 바로 현실의 계층과 불완전함을 바라보는 정직한 서사 구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성공학 서적들이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식의 무책임한 긍정론을 펼치거나, 저자의 거창한 성공담을 나열하며 은근한 우월감을 내비치곤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가상의 배달기사 비라즈라는 인물과의 대화라는 형식을 빌려와 스스로의 초라했던 과거와 치부, 실패의 경험을 매우 겸손하게 들려줍니다.


저자와 비라즈가 점심시간마다 나누는 소통은 단순한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아닙니다.

상처받은 두 영혼이 서로의 삶을 위로하고,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내딛도록 돕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교류였습니다.

이 대화체 구성은 많은 이들이 자연스레 저자가 만든 프레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는 마치 실제 멘토와 깊은 대화를 나누는 듯한 몰입감을 주는 좋은 구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책 속에 담긴 메시지를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흥미로운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저자는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전제, 즉 계층 간의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는 서늘한 진실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는 한나 아렌트나 신자유주의 비판론자들이 지적하는 현대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과 통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숙명론적 포기를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세계의 불공평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순간, 역설적으로 우리는 세상 탓을 멈추고 온전히 자신의 삶에 대한 자율성과 주체성을 회복하게 됩니다.


니체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아모르 파티, 운명애를 말하며 삶의 고통과 불평등까지도 적극적으로 끌어안을 때 진정한 위버멘쉬, 초인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니체의 철학이 여러 지점에서 깊이있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나를 구하러 올 영웅은 세상에 없으며, 인생의 운전대를 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라는 냉정한 깨달음은 자칫 자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을 행복으로 연결시킴으로써 철학적 균형을 잡습니다.

성공을 위한 지독한 절제와 노력이 미래를 향해 달리더라도, 지금 이 순간 나 자신을 1순위에 두고 일상의 작은 행복을 누려야 한다는 조언은 존재론적 차원에서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노력과 행복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지혜임을 일깨워줍니다.


물론 이 책에서 저자가 펼치는 모든 주장에 동의하지 않아도 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의 불평등에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구조적 문제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모든 결과를 개인의 태도와 노력으로만 설명한다면 오히려 현실의 복잡성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내가 바꿀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선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느낌으로 읽으면 더 의미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 이 책은 남들과 비교하며 출발선의 차이에 깊은 좌절감이나 억울함을 느끼는 청춘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헛된 희망고문 대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실천 가능한 부분부터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는 진짜 용기를 얻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반복되는 매너리즘에 빠져 자극적인 매체에 마음을 빼앗기고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분들에게도 도파민 디톡스의 의미로 이 책이 가치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소중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정작 자신의 행복과 마음의 평정을 잃어가고 있다고 느끼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는 사실은 어쩌면 새로운 발견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무엇을 해야 할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더라도, 그 불공평함을 이유로 내 삶까지 불공평하게 대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인생의 모든 조건을 내가 결정할 수는 없지만, 주어진 조건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걸어갈지는 어느 정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에 남는 것은 성공에 대한 욕망보다 삶에 대한 태도입니다.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삶을 조금 더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공만큼이나 행복을 잊지 않는 것.

불공평한 세상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남보다 더 강해지는 일이 아니라, 불공평함을 인정하면서도 끝내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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