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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괴이 사전 : 전설편 ㅣ 세계 괴이 사전
에이토에후 지음, 현정수 옮김, 아사자토 이츠키 감수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2월
평점 :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세계 속 다양한 장르의 신비롭고 기괴한 전설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가보고 싶어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전혀 알지 못했던 기괴하면서도 신비로운 이야기의 흥미로운 서사는 물론 그 속에 숨겨진 또 다른 무언가까지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흥미롭게 읽어 보았습니다.

보통의 이런 류의 책들을 보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명 신화나 도시 전설 등 일부 지역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남미, 아프리카, 그리고 극지방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의 거의 모든 문명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세계 지도를 펼쳐 놓고 나라의 위치를 단 번에 찍을 수조차 없는 나라는 물론이고 이름조차 낯선 작은 섬나라나 아프리카 대륙 깊은 곳의 전설들까지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이 얼마나 대단한지 깨닫게 되는 지점이기도 했습니다.
아마 많은 독자들은 이 책을 잃으면서 마치 지구 전체를 여행하는 탐험가가 된 듯한 특별한 기분을 맛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단순하게 흥미나 재미에만 집중하지도 않습니다.
세계의 문화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기초로도 이 책이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극히 이성적인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시대는 이성과 과학을 바탕으로 효율성이 극대화된 사회라 할 수 있습니다.
증명되지 않는 괴이하거나 전설적인 이야기는 어쩌면 가짜, 허구로 쉽게 무시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그 오랜 세월에 걸처 그런 이야기에 몰입했던 것인지 잠시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괴이한 이야기들은 우리가 아는 세상이 결코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겸손의 지점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성이나 과학으로는 결코 탐구할 수 없는 영역을 제시하는 것은 우리의 상상력을 극대화하고 세상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도 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예술과 창작의 기반이 될 것이며 지친 일상에 새로운 활력소로도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더 의미있고 흥미롭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쿡 제도에 전해지는 달을 둘러싼 전설이 있습니다.
쿠이라는 맹인 남자에게는 몇 명의 딸이 있었는데 그 중의 한 명을 달이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는 날 밤, 달은 천계에서 내려와 그 딸을 찾았습니다.
딸은 화로 옆에 땔감인 나뭇잎을 부젓가락으로 섞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딸을 발견하자마자 달은 갑자기 그녀를 안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달 표면에는 여자와 나뭇잎과 부젓가락의 형체가 또렷하게 나타나 있다고 여깁니다.
딸은 천계에서 천을 짜고 있는데, 천이 완성되면 표백하기 위해 길게 잡아 당기고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돌로 눌러 둔다고 합니다.
이 천이나 돌도 달에 비치고 있다고 여깁니다.
그리고 딸이 천을 눌러두고 있던 돌을 치울 때 돌끼리 부딪쳐서 커다란 소리를 내는데 이것을 천둥이라고 생각합니다.
달과 천둥에 관한 전설이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사실 우리에게 보여지는 달 표면의 어두운 부분은 달의 바다라 부르는 부분이고 밝은 부분은 달의 하이랜드로 불리는 곳입니다.
이는 너무 잘 알려진, 이미 과학적으로 검증이 끝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달 속에서 무언가의 형태를 찾고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보이는 것 자체를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진실만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특히 상상력과 주관이 결합되면 이에 대한 스펙트럼은 더 넓어지게 됩니다.
우리가 원하는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상상력과 주관을 결합하여 능동적으로 달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우리 인간의 본질을 보여주는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천둥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천둥은 언제나 번개와 함께 합니다.
번개가 칠 때 발생하는 강력한 공기의 열팽창에 의한 파동이 바로 천둥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천둥에 보통 신의 분노나 무언가 공포스러운 이야기를 결합시키곤 합니다.
어쩌면 아무리 과학적으로 증명이 끝난 이야기라 할지라도 자연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이 느끼는 근본적인 한계와 두려움을 보여주는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하마의 돼지가 헤엄치고 있는 해변에 대한 이야기 또한 신선한 이야기 중 하나였습니다.
360개의 섬과 암초들로 이루어진 엑수마 제도의 한 가운데의 작은 무인도 빅 메이저 케이에는 돼지가 헤엄치고 있는 피그 비치로 불리는 장소가 있습니다.
구전에 의하면 과거에 이 섬에는 부유층이 살고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섬은 방치되고 섬에서 가축으로 기르던 돼지만 남겨졌다고 합니다.
돼지는 그 후에 자력으로 헤엄을 익혔다고 하며 지금은 20마리 정도의 돼지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이 다가오면 먹이를 얻어먹기 위해 수풀에서 나와 바다까지 헤엄쳐온다고 하며, 이런 모습은 근래 SNS를 통해 퍼져 이곳을 유명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돼지는 다리가 짧아서 결코 수영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것이 원래부터 그랬는지, 아니면 육상에서 가축으로 길러지며 퇴화에 의한 것인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바하마의 특정 돼지들이 저렇게 강력하게 환경에 적응해 수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진화론적으로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인간에 의해 길러지는 것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자율적으로 생존해야 했던 돼지들이 자신들만의 생존 방식과 그에 따른 진화를 선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돼지 뿐 아니라 우리 인간들 또한 환경 속에서 계속 자신을 다시 세워보게 됩니다.
더불어 그런 과정 속에서 돼지도, 우리 인간도 그 본질과 정체성이 새로워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돼지들이 수영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능력을 장착했듯이, 우리도 우리에게 숨겨져있거나 아직 발견되지 못한 가능성과 능력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처럼 이 책의 이야기들은 흥미로움 속에서 무언가를 생각해보게 해주는 지점들이 있어 좋았습니다.
단순히 기괴한 이야기나 전설을 가볍게 읽고 그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깊이 관련 생각들을 정리해보면 이 책을 보다 의미있고 가치있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이들의 지적 호기심과 생각의 스펙트럼을 넓혀줄 이 책을 남녀노소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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