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디세이 ㅣ 메이트북스 클래식 32
호메로스 지음, 정영훈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6년 8월
평점 :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호메로스 이후의 모든 서양 문학은 <일리아스>이거나 <오디세이아>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로 인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오디세이아를 제대로 읽어 보고 싶어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원작 서사시를 편역했음에도 전체 서사 흐름은 충실하게 유지했다고 하니 그 점 또한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원작에 가장 가까운 오디세이아를 기대하며 의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원래 오디세이아는 총 24권짜리 서사시입니다.
고전 중의 고전인 이 책을 서사시 자체나 완역본으로 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원작자인 호메로스의 의도와 문체를 가장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다는 점은 유익하겠으나 시대나 관련 배경 지식이 없으면 허들이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서사시라는 특수성 또한 우리는 감안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멋지게 편역된 책을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원작의 핵심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편역본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제가 이전에 봤던 편역본은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나 마녀 키르케, 세이렌 같은 흥미진진한 모험 에피소드만 자극적으로 편집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메이트북스의 책은 텔레마코스의 성장 서사로 시작해 고향 이타카에서의 복수와 재회, 그리고 평화를 되찾는 원작의 완벽한 서사 구조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전체 서사 흐름을 충실하게 따라간다는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오디세이아가 시작되기 전에 있었던 일들과 주요 등장인물 사전을 책의 앞 부분에 배치해 놓았다는 점은 보다 많은 이들이 쉽게 이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점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부 책을 보면 옮긴이의 주석이 너무 많은 분량을 차지해 오히려 글을 읽는 흐름 자체를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적재적소, 필요한만큼만 옮긴이의 주석을 넣어 흐름을 크게 저해하지 않았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오디세우스의 긴 여정을 함께하고 싶은 이들에게 축복과도 같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
두렵게만 느껴졌던 고전 중의 고전 오디세이아를 제대로 느껴볼 마음만 있다면 남녀노소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디세우스의 여정은 흥미로운 모험이 아니라 처절한 귀환의 여정이라 생각합니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영웅이기에 흥미로운 모험담으로 다루면 훨씬 독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작자 호메로스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오디세우스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더 많은 영광을 얻거나 영생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이 작품은 단순한 모험이 아닌 귀환으로 여겨지게 되는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 인간은 무엇을 얻었을 때 행복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우리는 삶에서는 끊임없이 어떤 성과를 원하고 그것을 더 빨리 취하기를 요구 받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에게 정반대의 방향을 바라보게 만듭니다.
때로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보다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더욱 인상적인 것은 오디세우스만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텔레마코스의 성장과 페넬로페의 기다림이 함께 놓이면서 오디세우스의 귀환의 의미는 훨씬 묵직해지게 됩니다.
떠났던 오디세우스에게는 귀환이라는 험난한 여정이지만, 고향에 남겨졌던 이들에게는 기다림이라는 또 다른 시간이 있습니다.
특히 페넬로페는 아무것도 확실할 수 없는 수많은 시간을 견뎌내게 됩니다.
과연 그 시간들 속에서 페넬로페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오디세우스의 험난한 귀환 과정만 주목하지만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 또한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페넬로페의 기다림은 불확실성이라는 최악의 조건까지 추가되어 있다는 점을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오디세우스가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끝까지 지켜내는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 못지 않은 영웅이 아닐까 싶습니다.
텔레마코스의 이야기도 마음으로 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아버지처럼 강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아버지가 떠난 자리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인물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그의 성장은 단순히 소년이 어른이 되는 과정으로만 읽히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아들이었던 사람이 마침내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가기 시작하는 과정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우리는 부모나 사회를 기준으로 누군가를 평가하거나 정의하곤 합니다.
하지만 결국 자기 삶은 스스로에 의해 정의되는 것입니다.
텔레마코스가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결국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여행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이 책은 오디세이아가 왜 고전 중의 고전인지 여러 지점에서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수많은 장점을 지닌 메이트북스의 오디세이아 편역본 오디세이를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즐기는 것은 물론이고 깊이있는 생각까지 더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디세이 #메이트북스클래식 #호메로스 #정영훈 #이선미 #메이트북스 #북유럽 #서평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