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여정에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어 - 수험생보다 더 많이 흔들렸던 아빠의 100일
이원기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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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수험생의 아빠가 수능 100일 전부터 매일 쓴 일기를 바탕으로 엮은 에세이라 그 속에서 부모와 아이의 시간 모두를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아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단순히 서울대 합격생 학부모의 수기가 아닌 수험 기간을 함께 한 가족의 성장기 자체에 주목해 보며 흥미롭게 읽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수능은 고3 학생들이 대학을 가기 위해 치르는 하나의 관문처럼 가볍게 여겨지지 않습니다.

그 날은 온 나라가 조용해지게 됩니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조정되고, 경찰은 수험생을 급히 데려다주기도 합니다.

특히 외국인들이 놀라는 점은 듣기 평가 시간에는 공항의 항공기 이륙과 착륙까지 제한된다는 점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전 국민의 관심사인 수능이 수험생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부모의 입장에서 어떨지 이 책은 이야기 합니다.

특히 수능 100일 전부터의 시간 기록 속에서 너무나도 인간적인 아빠의 솔직한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 책에 담긴 아빠의 하루하루는 어쩌면 딱히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수험생의 부모라면 모두가 비슷한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게 되고, 그 속에서 부모라는 존재의 의미와 자식이 주는 의미까지 되짚어 보게 됩니다.

우리는 종종 부모가 자식의 삶을 이끌어주고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수능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부모가 수험생인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마음 뿐일지도 모릅니다.

시험지에 답을 써 내려가는 것은 온전히 아이의 몫인 것은 물론이고 수많은 순간의 불안과 외로움 또한 부모가 결코 대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결국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결과와 상관없이 아이 곁에서 함께 버텨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의 꿈과 미래를 위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한다는 마음가짐, 내 욕심이나 생각이 과하게 첨가되지 않도록 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저자의 다짐은 많은 아빠들에게 울림을 줄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저자의 이런 다짐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더 잘되기를 바라고, 잘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자꾸만 방향을 제시하려 하곤 합니다.

아이가 건강하고 주체적인 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사랑과 보호뿐 아니라 자율성, 즉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감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모든 길을 닦아주는 것이 반드시 좋은 양육은 아닐 것입니다.

때로는 넘어질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선택하게 하고, 실패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한 걸음 물러나 지켜보는 것이 아이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부모의 역할은 아이 대신 인생을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힘을 갖도록 곁을 지켜주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아이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라는 생각보다는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가라는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부모의 사랑은 무언가를 더해주는 능력보다 자신의 욕심을 덜어내는 능력에서 더욱 성숙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철학적으로 보자면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입니다.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부모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태어난 인형이 결코 아닙니다.

부모는 아이의 삶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지만 결국 아이가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순간이 오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좋은 부모란 아이를 자신의 뜻대로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뜻과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그 아이를 여전히 지지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는 것은 아이를 대신해 앞장서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길을 걸어갈 때 뒤에서 흔들리지 않고 서 있어주는 것일 것입니다.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어쩌면 완벽하게 설계된 미래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해도 된다는 믿음일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가 그 믿음을 아이에게 건네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불안과 욕심부터 다스릴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이를 믿는다는 말은 결국 아이의 선택뿐 아니라 그 선택을 바라보는 부모 자신의 마음까지 믿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에 아이가 수능 실패로 오열하고, 스스로 부모의 품을 떠나 재수를 선택하였으며 이듬해 정시로 원하던 학교에 들어간 과정은 우리에게 더 많이 생각할 지점을 남겨 주었습니다.

아이는 결코 수능 결과라는 틀 안에 갇힌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끊임없이 선택하고 실패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주체적인 존재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더불어 부모가 된다는 것은 어쩌면 아무리 자식을 통해 겸손을 배우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또 부모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지원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그에 비례하는 결과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삶의 현실은 조금 가혹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은 자신을 끝까지 믿고 기다려준 부모의 무한 지지 덕분이었을 것입니다.

수능은 단 하루 만에 끝나지만 부모와 자식이 함께 겪어낸 그 뜨거웠던 100일의 시간, 그리고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섰던 그 이듬해의 시간은 아이의 인생 전체를 받쳐줄 단단한 뼈대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아빠와 아이에게 가장 큰 자산으로 남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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