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만든 세계 - 통화·공급망·기술을 둘러싼 패권전쟁
유재일 지음 / 김영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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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새로운 질서를 설계한 국가가 세상을 장악하게 된다는 저자의 주장이 과연 미국의 미래를 어떤 방향으로 예측할지 궁금해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미국의 패권이 유지될지, 아니면 새로운 질서가 도래할지 이 책을 통해 그 힌트를 찾아볼 수 있기를 바라며 의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지금이 새로운 패권 쟁패의 시대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한편 과거 독일, 일본, 소련보다 더 강력한 국력과 생산력을 보유한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압도적 국력의 패권국 미국이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기존의 각종 국제 규범을 무시하고 힘의 논리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의를 기반으로 동맹국에게 안보와 경제적 비용은 분담시키려 합니다.

미국 이란 전쟁은 자유로운 교역과 해상 안전을 위협받게 만들었고, 호르무즈에서 발생한 문제는 풍선효과로 아덴만과 홍해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저자는 한동안 세계 경제를 지배했던 자유롭게 개방된 글로벌 무역시대가 끝났다고 얘기합니다.

성실하게 시장을 개척하면 반도체, 자동차, 선박, 철강 등을 팔아 부를 쌓을 수 있었던 시대가 사라져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패권전쟁을 직접 하며 무역대국이 된 것이 아닙니다.

미국의 동맹으로서 미 패권 질서에 기대, 패권국이 구축한 평화 안에서 자유무역이라는 규칙을 적용하여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하지만 자국우선주의가 판을 치는 지금의 정세는 우리에게도 불안과 혼란을 안겨줍니다.

여기서 우리는 근대의 패권 경쟁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항해시대의 스페인과 네덜란드, 산업과 금융이 고도화되기 시작할 때의 영국.

오늘날 세계는 근대 패권 경쟁 시기에 해당 나라들이 어떻게 그 순간을 넘어섰는지 들여다보면 의미있는 지점을 발견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자본, 무역, 기술, 공급망, 금융시스템, 군사력을 패권의 핵심 요소로 다루는데 그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역사는 되풀이 되기에, 미국이 만든 세계 안에서 열심히 부를 쌓았으나 그 질서가 흔들리고 있는 지금,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미국을 만든 세계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책의 앞 부분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역사 속에서 강대국들이 차례로 부상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됩니다.

16세기 대항해시대의 포문을 연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확장 욕망,

17세기 네덜란드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주식회사와 신용 시스템,

18~19세기 산업혁명을 선취하며 런던 중심의 금융 질서를 완성한 대영제국.

결국 이 모든 것은 부와 교역로의 지배권을 독점하려던 강대국 간 투쟁의 역사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새로운 강대국이 등장하는 것은 결코 우연한 사건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나라는 은이라는 자원을 장악했고, 어떤 나라는 자본과 신용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냈으며, 또 다른 나라는 금융과 산업, 기술을 결합했습니다.

결국 패권은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시스템을 먼저 만들어낸 국가에게 돌아가는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커피, 면직물, 석유, 자동차 등 우리가 누리는 각종 문물은 피비린내 나는 교역로 개척과 군사 충돌을 통해 일상으로 들어왔습니다.

20세기로 접어들며 패권의 무대에 라디오, 텔레비전, 컴퓨터, 인터넷, 반도체, 스마트폰이 등장했고 그 중심에는 미국이라는 압도적 단일 패권국이 존재했습니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굳건한 울타리 안에서 꽤 많은 국가가 달러 경제와 자유 무역, 항행의 자유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자국의 이익을 강화시키기 위한 환율 정책과 반도체와 에너지를 둘러싼 갈등, 공급망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이고 자국의 산업을 지키기 위해 각종 정책을 펼치는 모습이 과거와 닮아 있습니다.

시대가 달라지고 기술이 달라졌을 뿐, 국가들이 서로의 약점을 찾고 자신에게 유리한 질서를 만들기 위해 경쟁한다는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새롭게 도래한 패권전쟁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우선 냉정한 진단이 필수적이라고 얘기합니다.

우리에게 부를 선사한 것은 단연 원가 경쟁력이었습니다.

네덜란드의 플류트선 혁신, 인도 벵골의 면직 산업, 영국 산업혁명과 철강 산업 등 역사가 증명하는 성공의 핵심에는 언제나 낮은 원가에 기초한 시장지배력이 있었습니다.

과도한 사회적 갈등과 불합리한 규제로 기업의 원가 구조가 흔들리면 부가가치를 창출하던 산업은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반도체, 조선, 방산, 배터리 등 분야에서 유지하고 있는 글로벌 핵심 공급자의 지위를 굳건히 해야 합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고 외치던 시대도 끝났습니다.

반도체의 성과에 도취 되어서도 안됩니다.

어떤 국가보다 앞서 제도 개혁을 실시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감에 있어 발목을 잡는 제도가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에겐 이미 서방 진영 그 어떤 국가 못지않은 막강한 산업 생산 능력과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으며 세계를 매료시킨 문화 콘텐츠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역사상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던 기회가 지금 주어졌습니다.

문명을 대표할 도시를 우리가 건설할 수도 있는, 우리 대한민국의 위대한 도약을 이뤄낼 수 있는 변곡점 위에 서 있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진영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세상이 흘러가는 돈과 기술, 무역과 군사력의 냉혹한 매커니즘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탁월함이 돋보였습니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깨닫는 것은 공포스럽지만, 동시에 그 위협적인 변화의 파도를 올라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지난 역사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훌륭한 나침반이자 지침서가 되어줄 것입니다.

지난 역사 속에서 세계를 지배한 자본과 기술, 통화의 흐름을 읽어내는 힘을 얻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무너지는 세계질서 속에서 스스로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깊이 고민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 의미있는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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