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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주 대영박물관 시간 여행 - 대영박물관에서 큐티하기
박양규 지음 / 큐리북 / 2026년 8월
평점 :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대영박물관의 유물을 통해 성경 속 신화와 지식을 역사적 사실로 변환시켜 낸다는 구성 자체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성경은 물론이고 신화와 관련 역사, 더불어 문화재까지 연계하여 들여다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의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이 책은 제목과 내용에서 The British Museum을 대영박물관으로 명명합니다. 제국주의 잔재를 걷어내고 특정 국가에 대한 찬양적 표현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국립국어원은 물론이고 교과서에서도 대영박물관보다는 영국박물관으로 바꿔 부르는 추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에 대한 존중과 저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이번 리뷰에서는 저자의 표현 그대로 대영박물관이라고 지칭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했던 바와 같이, 우리가 한 번쯤 들어보았던 성경 속 사건들을 실제 고대 문명의 유물과 연결해 바라보게 한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책은 성경을 신화인지, 역사인지에 대한 접근보다는 오히려 우리의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그 속에서 무엇을 사실이라고 받아 들일 것인지, 더불어 그 기억 속에서 지금의 우리 삶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남겨주었습니다.
그렇기에 각 내용의 마지막에 함께 살펴볼 질문을 남겨주는 지점이 저자의 탁월한 선택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을 믿는다는 것은 어쩌면 그 믿음의 근거를 끊임없이 살펴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내가 믿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 믿음이 내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묻는 순간 믿음은 단순한 습관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성경의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역사, 고고학, 과학적 측면에서도 바라보게 됩니다.

저자는 지금까지 발굴되었으나 해독된 것은 10%에 불과하다라는 사실에서 이 책을 시작합니다.
이는 고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제한적인 의미만 가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는 흔히 우리가 눈으로 직접 보거나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만을 실재하는 것이라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영박물관의 90%가 여전히 해독되지 않은 채 묻혀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확신하는 수많은 철학과 진리들이 얼마나 가변적인지 일깨워주는 지점이 되는 것입니다.

로제타 스톤은 대영박물관 가장 유명한, 인기있는 유물입니다.
기원전 196년에 이집트 신성문자, 민중문자, 고대 그리스어의 세 언어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로제타 스톤은 나폴레옹이 이집트를 침공했을 때 프랑스의 손에 들어갔으나 영국군이 프랑스 군대를 물리치면서 지금까지 런던에 머물게 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로제타 스톤의 탁본을 입수한 샹폴리옹이 1822년 해독에 성공하게 됩니다.
학자들은 고대 이집트의 문자가 발달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고 그래서 기원전 15세기의 모세 기록도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로제타 스톤의 해독으로 오히려 고대 이집트가 풍부한 문서를 보유하고 있었음이 입증되었습니다.
동시에 출애굽기의 내용이 역사적으로 틀리지 않았다는 점도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출애굽기에 기록된 내용들의 역사적인 오류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집트 문명의 근원에는 기록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파피루스는 문서를 만드는 재료가 되었는데, 나일강 근처에서 파피루스가 자랐기에 그 근처 도시 이름이 비블로스였습니다.
이것이 그리스어로 옮겨지면서 우리가 아는 바이블이 되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모세는 모세오경을 기록으로 남겼고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여러 방법 중에서 기록이라는 형태를 통해 인간에게 자신의 뜻을 드러내셨습니다.
여기서 무엇보다 흥미롭게 느껴진 것은 기록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인간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고 사람마다 다르게 변하지만 기록은 그 순간의 사실을 그대로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기록한다는 것은 단순히 무언가를 적어두는 행위가 아니라 현재의 의미를 미래에 전달하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세오경이 기록으로 남겨졌다는 사실은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더욱 깊은 의미로 다가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자신의 뜻을 전하시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말씀을 기록하게 하는 것이었다는 저자의 생각 또한 의미심장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한 시대의 사람들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기록을 통해 세대를 넘어 전달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는 한 구절 역시 수천 년의 시간을 건너온 말씀인 셈입니다.
로제타 스톤을 통해 고대의 문자가 다시 읽히게 된 과정도 흥미롭고 의미가 있었습니다.
기록은 존재한다고 해서 언제나 곧바로 이해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록된 문자가 있어도 그것을 읽고 해석할 사람이 필요한 것입니다.
신앙 역시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성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그 말씀을 삶 속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읽으며 하나님의 말씀은 왜 기록되었을지에 대해 한번 더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인간의 기억이 얼마나 쉽게 사라지는지를 하나님께서 아셨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잊지만 기록은 남고, 시대는 변하지만 말씀은 다음 세대로 건너갑니다.
결국 로제타 스톤은 단순한 고대 유물이 아니라 기록의 가치를 증명해주는 상징으로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기록은 과거를 보존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미래에 보내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으로 남기고 오늘까지 전해지게 하셨다는 사실은 기독교 신앙에서 매우 깊은 의미를 갖습니다.
로제타 스톤을 통해 고대인의 삶이 오늘 우리에게 들려오듯, 성경 역시 수천 년의 시간을 건너 지금도 우리에게 말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바로 그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습니다.
이 책은 성경과 유물을 연결해주는 안내서로만 한정하여 가치를 느끼면 아쉬울 것입니다.
유물에 대한 역서적 이해를 바탕으로 성경의 진의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 위에 신앙이 더욱 깊어지게 만들어주는 지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더 깊이 생각해보게 해주는 마지막 질문들은 우리 삶에 대한 깊이있는 사유의 시간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대영박물관에 관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책을 쓴 저자의 학문적, 신앙적 깊이와 진정성을 많은 분들이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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