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각자의 오디세이아를 쓴다 ㅣ 서양철학전집 하이엔드 고전 2
호메로스 지음 / 클래시카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양 고전 중에서도 레전드로 손꼽히는 호메로스 오디세이아가 현대의 우리에게 전하는 철학적 메시지를 들여다 보고 싶어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가혹한 운명은 우리를 무너뜨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가치있게 만들어내기 위해 필연적인 재료라는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의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호메로스는 일리아스를 통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긴아 어떻게 자신의 존엄을 지켜내는지 질문했고,

오디세이아를 통해 온갖 시련과 영생의 유혹 속에서도 자신의 진짜 삶과 정체성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굳건한 의지를 그려냈습니다.

이에 이 책을 엮은이는 불확실한 미래와 세상의 불공정함 아래에서 삶의 방향을 잃고 주저앉은 현대인들에게 호메로스가 전하는 서사는 깊은 울림을 준다고 얘기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오디세아이를 가볍게 화려한 서사시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냉혹한 생존의 기록이고, 처절한 의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엮은이는 이 책에서 낭만적인 위안을 건내기 보다는 오래된 화두를 던지겠다고 얘기합니다.

당신의 이타카는 어디인가.

당신은 지금 어디로 돌아가려 하는가.

아니, 그전에, 돌아갈 곳이 있기는 한가.

엮은이가 던지는 이 질문을 가슴에 품고 이 책을 읽으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여신 칼립소의 섬 오귀가에서 7년을 갇혀 지냅니다.

여기서 칼립소가 여신인가, 님프인가하는 논란.

7년을 갇혀 지냈는가 아님 스스로 머문 것인가에 대한 논란.

어쩌면 이런 작은 논란들은 너무나 당연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오디세이아는 워낙 오래전에 서사시로 전해지던 것이라 해석하는 책마다 그 내용이 조금씩 차이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런 사소한 지점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그냥 가볍게 넘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오디세이아 내용으로 돌아와,

늙지도 죽지도 않는 불멸 영생의 삶이 가능한 그곳에서 오디세우스는 매일 바닷가에 앉아 울었다고 합니다.

궁극의 안락함이 있는 곳에 왜 그는 울었을까요.

그의 고향 이타카는 사실 초라한 섬이었습니다.

부인 페넬로페는 이미 늙어가고 있었고,

아들은 아버지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왜 그토록 이타카로 되돌아 가려고 했을까요.

엮은이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간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얘기합니다.

불멸 영생의 삶에서는 오늘이라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됩니다.

오늘과 내일의 구분이 없어지는데, 그렇다면 과연 그것을 삶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이 무한히 반복되고, 어떤 슬픔이나 죽음도 없다면 우리가 과연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의 손길이 따뜻하게 느껴질 것인가.

우리는 언젠가 그 손이 차가워질 것을 알기에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오디세우스가 칼립소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유한함을 긍정한다는 것은 아주 실용적인 태도입니다.

유한함은 우리에게 삶의 이유를 만들어주는 근거가 됩니다.

그 유한함이라는 제약이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역설적으로 어떠한 결단도 내리지 못하고 어떠한 의미도 삶에 부여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만약 지금 안락한 섬에 앉아 있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정말 그 자리가 나의 자리인지, 내가 원하는 자리인지.

그리고 먄약 그렇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면 오디세우스가 그랬듯 우리 또한 뗏목을 짜고 파도치는 바다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부분이 오디세이아는 물론이고 이 책에서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지점이었습니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불멸, 아무런 결핍도 고통도 없는 칼립소의 섬 오귀기아는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인류가 끊임없이 열망해 온 완벽한 낙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눈부신 영원 속에서 매일 바닷가에 앉아 고향을 향해 눈물짓던 오디세우스의 뒷모습은 안락함에 갇힌 우리의 지금 모습을 떠올려보게 합니다.

철학적으로 조금 생각해 보면, 칼립소의 섬은 일종의 존재론적 허무의 공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간은 죽음을 향한 존재로서 자신의 한계성을 깨달을 때 비로소 결단을 내리고 자신만의 진정성 있는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습니다.

오늘과 같은 내일이 무한히 주어진다면 오늘의 행동은 아무런 긴장감을 갖지 못하고 어떤 가치도 지니지 못할 것입니다.

아이러니하지만 우리의 지금 이 순간이 이토록 아름다운 이유는 유한한 시간과 삶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변화나 실패가 두려워 정체된 편안함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의미 없는 매일을 무한히 반복하고 있지는 않는지 제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 됩니다.

초라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이타카로 돌아가고자 했던 오디세우스의 결단은 결국 자신의 운명을 긍정하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겠다는 의지라 생각됩니다.

이는 안락함에 젖어 삶의 주체성까지 잃어가는 현대인들에게 꽤나 묵직한 메시지를 남겨주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이 책에서는 삶에서 찾아오는 고통과 결핍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합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피해야 할 것으로 여기는 고통이나 결핍이 과연 그런 부정적인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고통 자체가 좋은 것은 결코 아니며,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상처받는 일이 사람을 무조건 성숙하게 만드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 고통과 결핍을 어떻게 통과했는가는 분명히 한 사람의 내면에 흔적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그 과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둬야 할 것입니다.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돌아가기 위해 그토록 열망했던 이유, 수많은 고통 속에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를 이 책과 함께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조금 더 깊이 철학적 사유를 더해보면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우리는매일각자의오디세이아를쓴다 #인문 #호메로스 #클래시카 #인문 #고전시리즈 #문화충전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