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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 재밌었어 - 몰입은 있고 과로는 없는 하루
브리 그로프 지음, 이도(김태준) 옮김 / 필름(Feelm) / 2026년 7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과로 없이 몰입하고, 번아웃 없이 성과 내는 팀의 새로운 일하는 방법.
책 표지의 이 문구가 제 마음을 파고 들었습니다.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일, 노동의 의미와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방법과 의미, 가치를 발견해 보고자 이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우선 제가 가진 일에 대한 오해를 정확하게 꼬집어 내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 일하는 것이 고통스럽기 때문에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돈을 받는 것이다.
- 고통은 순전히 개인의 선택이다.
이 문장들에서 제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를 학대하는 데 묘한 쾌감을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야근을 하고, 뇌가 마비될 정도로 몰아붙이고, 피곤에 지쳐 집으로 돌아가는 가며 오늘 하루 일에 몰입하고 불태웠다고 스스로 착각하고 만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근면과 성실이자 미덕이라 여겼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에게 묻습니다.
이러면 우리가 스스로를 기계와 다를 바 없는 존재로 믿는 것과 다름이 없지 않냐는 것입니다.

일이란 타인에게 이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이며, 그 본질은 원래 즐거운 것이라는 저자의 담담한 어조는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일을 한다는 것은 영혼을 갈아 넣는 소모전이 아니라, 가치를 만드는 창조적 과정일 수 있다는 시선의 전환은 가슴에 큰 응어리 하나를 치워내는 기분이었습니다.

직장에서는 누군가의 행동을 너무 쉽게 능력 부족이나 성의 없음으로 단정하기 쉽지만, 저자는 그 사람이 일을 몰라서가 아니라 역할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자신감을 잃었을 수도 있으며 너무 많은 업무에 지쳐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저 또한 그런 판단으로 살아왔던 것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사람부터 이해하려는 태도 자체가 결국 더 좋은 조직을 만든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일이나 성과를 넘어서는 삶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축, 투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미래를 위해 돈을 모으고, 경력을 쌓고, 더 좋은 자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즐거움도 저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 친구와 웃었던 기억, 건강, 휴식, 스스로 뿌듯했던 순간들도 모두 미래를 위한 자산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언젠가 행복해지기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삶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성공하면 쉬겠다고 말하면서 정작 쉬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무서운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이 책은 일을 덜 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 일을 잘하기 위해서라도 삶 전체를 함께 돌봐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이런 내용이 보다 현실적이고 설득력이 있게 다가왔습니다.
저자가 제목에서 언급하는 재미는 결코 단순한 낙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인간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고 동료와 깊이 연결되며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주체적인 감각이었습니다.
단순한 처세술이나 흔한 조직관리 지침서가 아니라, 일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자신을 잃어가는 현대의 우리들에게 건내는 의미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자신은 물론이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성과를 내는 기계가 아니라 고유한 인간 그 자체로 바라보고. 일을 향한 불필요한 긴장과 고통의 굴레에서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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