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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못 읽는 토지경매 권리분석
박재우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6년 8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경매를 다루는 많은 책들이 권리분석 방법과 낙찰 전략을 다루었다면, 이 책은 특별부록을 통해 경매의 출발점인 감정평가서를 제대로 읽는 방법부터 알려줍니다.
그렇기에 경매 초보자들에게도 의미있는 책일 뿐아니라,
실제 18년간 관련 현장에서 활동한 경험이 담긴 책이라 현실적 입체감이 살아 있는 책입니다.
경매 초보의 딱지를 떼고 실제 입찰에서 더 나은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감정평가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었습니다.
사실 감정평가라는 것 자체가 숫자와 논리의 싸움이기에 차디찬 이성적 판단의 산물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감정평가서가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닌, 그 토지가 걸어온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지혜의 설명서이자 보물지도라고 이야기합니다.
요항표에 무심하게 적힌 한 줄의 비고란, 혹은 평가사의 소소한 의견 한 문장 속에 누군가의 눈물과 경솔함,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저자는 세심하게 짚어내고 있습니다.

2부와 3부에서 다뤄지는 법정지상권, 차지권, 공유지분 같은 복잡한 권리분석 사례들을 읽다 보니, 역시 전문가는 뭐가 달라도 다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일반인들인 지상권이나 맹지, 혹은 공유지분은 쉽게 접근하면 안되는,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될 위험한 물건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저자는 남들이 위험하다며 멀리 할 때, 왜 그 위험이 발생했는지 그 근본을 추적해 나갑니다.
여기서 저자가 들려주는 실전 사례들은 스토리텔링 자체가 완벽한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실전 사례마다 느껴지는 저자의 통찰 또한 명확했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포착하는 힘은 거창한 인공지능 시스템이나 고도화된 데이터 알고리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왜 땅 주인과 건물 주인이 달라졌을까, 왜 이 사람은 자기 땅에 지상권을 설정하려 했을까.
이런 가장 인간적인 접근을 통한 법리적 개연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은 결코 인공지능이 따라오기 어려울 것입니다.
한편 이 책은 낙찰자뿐만 아니라 건물주를 비롯해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인들의 입장 또한 다각도로 짚어 봅니다.
타인의 시선을 동시에 이해하고 그들의 처지를 읽어낼 때 비로소 매끄러운 협상과 합리적인 해결책이 도출된다는 저자의 생각에는 오랜 경험과 함께 윤리의식이 느껴졌습니다.

읽는 동안 자연스레 느껴지는 저자의 현장 경험은 확실한 이 책의 장점이었습니다.
일부러 자신의 경력을 과시하거나 어려운 용어를 남발하지 않으면서도 실제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감각이 문장 곳곳에서 자연스레 전해졌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이론서라기보다 오랫동안 현장을 지켜본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흥미롭게 들려주는 이야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또 하나 마음에 들었던 점은 저자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성공담을 들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높은 수익 사례도 소개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분량을 위험을 이해하고 실패를 줄이는 사고방식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돈을 버는 기술보다 돈을 잃지 않고 오래 버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투자의 기본 원칙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초보자들에게 가장 의미있는 부분은 어쩌면 특별부록의 감정평가서 읽는 법일 것입니다.
저자의 세심한 친절함이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괄호 감정평가표부터 위치도, 건물개황도, 그리고 평가사의 행간에 숨겨진 경고장을 읽어내는 노하우까지 다루는 대목까지.
어느 하나 결코 소홀이 다룰 수 있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을 왜 <AI도 못 읽는 토지경매 권리분석>으로 했는지 책을 덮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경매는 법률과 숫자로 이루어진 세계처럼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사람의 경험과 맥락을 읽어내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같은 감정평가서를 보더라도 누군가는 위험만 발견하고, 누군가는 그 안에서 기회를 찾아낸다는 것이 바로 그것을 증명할 것입니다.
저자는 바로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판단하는 눈, 읽어내는 눈에 집중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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