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아이에게는 바람도 다르게 분다 - 타고난 민감성이 아이의 성장을 바꾸는 방식
제이 벨스키 지음, 정미나 옮김 / 북인어박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 나름의 귀한 돌봄 과정을 거쳐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역량을 모두 쏟아 최상의 방법으로 아이를 양육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면서 다양한 이론과 사례를 접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제가 기존에 가져왔던 생각들과 조금은 다른 결로 진화발달심리학적 연구를 다루고 있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흥미가 유익함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의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아이가 산만하면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여겼고, 감정 기복이 심하면 예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반대로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견뎌내고 버티는 아이를 보면 회복탄력성이 높다고 평가하며 그것이 마치 이상적인 성장 모델인 것처럼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세계직인 진화발달심리학자인 저자는 아이의 행동을 결과로만 평가하지 않고, 우리가 가진 이런 믿음에 질문을 던집니다.

왜 이런 발달이 일어났는지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아이는 환경에 적응하는 존재이며, 우리가 문제라고 부르는 특성조차 생존을 위해 선택된 전략일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특히 인간 발달을 병리학이 아니라 진화의 관점에서 해석한다는 점은 이 책의 흥미로운 지점이자 의미있는 지점이었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백지장 같아서 좋은 환경만 주어지면 완벽하게 완성될 것이라는 순진한 가정 아래,

그 길을 넘어선 반응들은 모조리 병리와 결함의 언어로 해석해 왔습니다.

그러나 자연선택은 도덕 교과서가 아닙니다.

진화의 눈에 중요한 것은 정해진 규격의 정상성이 아니라, 주어진 가혹하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든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밀어 넣는 적응일 것입니다.

생물학적 중력이라는 비유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비행기를 만들면서 중력을 무시할 수 없듯, 인간을 이해하면서 진화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은 머리를 한 대 맞는 기분을 줄 정도로 직관적이고 명쾌한 해답을 주는 듯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차등 감수성 개념은 우리가 그토록 믿어왔던 회복탄력성의 신화를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는 어려움 앞에서 상처받지 않고 버텨낸 아이를 강하다고 믿지만, 저자는 오히려 쉽게 흔들리는 아이가 좋은 환경에서는 가장 크게 성장할 가능성을 가진다고 말합니다.

아주 작은 바람에도 크게 흔들리고 깊게 베이는 예민한 아이들은 나쁜 환경에서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지만 반대로 따뜻하고 지지적인 기후를 만나면 누구보다 크게 성장할 가능성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예민함을 단순히 취약성으로 볼 것이 아니라 환경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체화하는 고감도 가소성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금껏 회복탄력성을 최고의 덕목 중 하나로 여겨온 우리에게 다른 깨달음의 지점을 주게 됩니다.

상처를 덜 받는 것 자체를 최고라 여기지 말고, 더 깊이 느끼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크게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의 부모들을 보면 양육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나름의 아픔을 받는 이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아이가 잘못 자라면 부모의 양육이 부족했고,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더 많은 노력과 더 완벽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느 지점에서는 폭력적일 수 있습니다.

저자는 같은 환경에서도 아이마다 반응이 다르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런 설명은 부모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획일적인 기준으로 평가하는 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아이를 기존 사회가 정해 놓은 평균적인 프레임 속에 집어 넣으려는 시도를 멈추라고 얘기합니다.

아이의 행동을 문제아의 낙인으로 소비하기보다 그 아이의 환경의 결을 읽어내고 그에게 불어오는 바람의 성질을 먼저 가늠해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흔들리는 아이는 부서지거나 망가진 아이가 아닙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살아남기 위해 온몸으로 싸워가는 과정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 아이를 하나의 정해진 규칙과 기준으로 평가하는 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한편 누군가에게는 이 책이 단순한 발달심리학이나 성장발달서을 다루는 것을 넘어 우리 삶에 대한 철학서로도 읽히게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삶에도 흔들림을 그 자체로 실패로 볼 것이 아니라, 불어오는 바람 자체에 더 집중해보게끔 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독자들에게, 다양한 느낌으로 의미있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흔들리는아이에게는바람도다르게분다 #타고난민감성이아이의성장을바꾸는방식 #제이벨스키 #정미나 #북인어박스 #북유럽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