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마키아벨리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어나니머스 옮김 / RISE(떠오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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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옮긴이의 전작 <위버멘쉬>에서 어려운 니체의 철학을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내는 방법과 내용에 있어 탁월함이 엿보았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마키아벨리를 다룬 책 또한 큰 기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로마사 논고>, <피렌체사> 3권에 담긴 정수를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하여 깊이 들여다볼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의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저에게 좋아하는 철학자 딱 1명만 꼽으라고 한다면, 큰 망설임없이 니체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런 니체의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냈던 옮긴이의 전작 <위버멘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사실 니체의 철학서 원문을 읽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옮긴이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주는 것이 읽기 편안했을 뿐 아니라, 현재 우리에게 어떤 성찰의 지점을 남겨주는지 또한 정확하면서도 간결하게 알려줘서 좋았습니다.

어쩌면 많은 독자들이 그런 옮긴이를 믿고 이 책을 선택했을 것 같습니다.

한편 많은 이들이 마키아벨리를 떠올리면서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이,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윤리적 문제일 것입니다.

어쩌다보니 마키아벨리에서 씌워진 큰 오해인 것 같기도 합니다.

마키아벨리가 말하고자 했던 본질은 아무 수단이나 막 써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과 시민의 안녕이라는 엄중한 목적을 위해 철저하게 계산된 최소한의 수단을 써야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당시 시대상을 보면 이탈리아는 프랑스, 스페인 등 강대국들의 침략과 내부 분열이 심각해 무고한 시민들이 많은 희생을 당하던 시기였습니다.

겉으로는 도덕적인 척하고 결국 나라를 빼앗겨 시민들이 희생당하게 하는 군주가 최악의 지도라라고 했던 것이고,

시민들을 지켜내기 위해 지도자는 자신의 양심 따위는 잠시 접어 둘 수도 있어야 한다고 했던 것입니다.

어찌보면 가장 냉정하면서도 차가운 현실주의자였던 것입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옮긴이가 짚어주는 마키아벨리의 사상이 우리의 삶 전반에 어떤 현대적 의미를 주는지 들여다 보겠습니다. 


<로마사 논고>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인간은 진실보다 믿고 싶은 거짓을 선택한다'라는 문장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사람은 본래 손해를 원치 않습니다.

그러나 이익처럼 보이는 파멸은 기꺼이 선택합니다.

인긴은 거짓말에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이 만든 환상에 넘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욕망은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기대가 무너지면 인간은 자신의 탐욕을 탓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거짓을 말한 사람만 비난합니다.

인간은 실패보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인정하는 일을 더 두려워합니다.

인간은 같은 거짓에 반복해서 속는데, 거짓말이 교묘해서가 아닙니다.

욕망이 기억보다 강하기 때문입니다.

어제의 실패를 기억하면서도 오늘의 희망 앞에서는 다시 판단을 잃습니다.

진실은 사실로 결정되지 않는다.

욕망이 허락한 만큼만 받아들여진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본질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고드는 마키아벨리의 생각을 배우게 됩니다.

우리 인간이 단순히 가진 정보나 사실이 무족해서 속는 무지한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의 욕망을 이기지 못해 자발적으로 그 진실을 저버리는 존재라고 했던 것입니다.

거짓을 말하는 자들은 그저 상황을 제시했을 뿐, 결국 환상을 만들어 내고 파멸의 길로 걸어 들어가는 것은 욕망을 이기지 못한 우리들 자신이라는 사실 자체가 섬뜩할 정도입니다.

특히 기대가 무너지면 자신의 탐욕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거짓을 말한 이를 비난한다는 것은 우리 인간이 가진 방어 프로세스의 작동을 명확하게 짚어내고 있습니다.

인간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경제적인 손실이나 사회적 지위의 하락이라는 그 자체보다, 내가 틀렸고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만들어내는 자신의 존엄성이 무너지는 지점이지 않나 싶습니다.


<피렌체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위기일수록 운명을 남에게 맡기지 마라'라는 문장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절박해지는 순간 우리는 강한 동맹을 찾게 되고 어쩌면 그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가장 비싼 대가를 불러오게 됩니다.

도움을 받는 순간 위험은 사라지지 않고, 단지 모양을 바꿀 뿐입니다.

위기를 해결해 준 대가는 시간이 갈수록 처음의 약속보다 훨씬 커지기 마련입니다.

패배보다 더 위험한 것은 자신감을 잃는 일이기도 합니다.

위대한 지도자는 위기 속에서 밖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조직을 다시 세우고 질서를 바로잡고 스스로 버틸 수 있는 기반을 만듭니다.

외부의 도움은 시간을 벌어주지만, 운명을 대신 살아주지는 않습니다.

위기 앞에서 가장 쉬운 선택은 남에게 기대는 것이지만, 가장 어려운 선택은 스스로 버티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마키아벨리 사상의 가장 큰 축이기도 한 비르투를 발견하게 됩니다.

삶의 운명, 포르투나를 맞이했을 때 스스로 바로 서는 내부의 질서와 힘, 비르투를 구축하라는 메시지인 것입니다.

특히 주체적인 의지를 잃고 외부의 힘에 의존하기 시작하는 순간 영혼까지 무너져 버릴 수 있다는 메시지는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이는 위기의 상황이라도 타인에게 구원받으려 하지 말고 스스로 짊어지고 선택해야 한다는 사르트르를 떠올리게 하는 지점입니다.

니체 또한 시련 속에서 오히려 자신의 힘을 키워 나가는 권력에의 의지를 강조했기에 이 가르침은 더욱 진하게 우리 마음에 남게 됩니다.


일단 이 책은 편집자의 도움 덕분에 쉽게 읽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가볍게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속의 현대적 메시지를 정확하게 내 것으로 새겨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 책을 통해 짚어 보게되는 사유의 지점과 그것으로 인한 깨달음의 질과 양이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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