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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시대, 나는 배에서 경제적 자유를 이룬다
황희상 지음, 황민지 그림 / 모티브 / 2026년 7월
평점 :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 직업을 가진 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이 책은 대형 선박의 향해사인 저자가 해당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기본으로,
고립된 바다에서 보내는 시간을 어떻게 유용하게 사용해 자신만의 경제 전략으로 세웠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어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대형 선박과 그보다 더 넓은 바다가 어떻게 저자에게 경제적 자유와 가르침을 주었는지 천천히 읽어 보았습니다.

인공지능의 등장과 고환율이 뉴노멀로 고착화 되어 가는 시점에 저자는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기회를 엿보게끔 합니다.
향해사들은 달러로 월급을 받기도 하지만 설령 원화로 월급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일반 직장인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받기 때문에 고환율의 위기에서 빗겨나 있다고 얘기합니다.
더불어 자신처럼 전문 사관인 경우에는 거친 바다와 몸으로 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단정하게 다려진 근무복을 입고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쾌적하게 근무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향해 중의 모든 의식주는 회사가 책임지기 때문에 지출이 0에 거의 수렴하게 되고,
당연히 고립된 공간에서 벌어 들이는 월급은 고스란히 투자를 위한 시드 머니가 되는 것입니다.
국가에서는 월 500만원의 비과세 혜택까지 주기 때문에 일반 직장인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자산을 증식해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이들과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최악의 외로움을 견뎌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그 외로움의 시간을 자신을 발전시키는데 활용한다면 누구에게나 향해사라는 직업이 매력적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는 저자의 글 외에도 귀여운 캐릭터의 그림들이 삽화로 들어가 있습니다.
디자이너이자 친구나가 강아지 캐릭터 해뭉이로 만든 것이라니, 그것을 보는 재미도 은근 있었습니다.
9등급 꼴지에서 대형 선사의 사관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글로는 완전히 전해지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어느정도 그 시간 속 저자의 노력과 고통들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승선근무예비역이라는 제도도 병역 문제를 고려하는 남자들에겐 매력적인 포인트로 느껴졌습니다.
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상선 사관으로 배에 올라 휴가 포함 약 3년을 근무하면 병역 의무를 마친 것으로 인정받는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히 국가를 위한 대체 복무의 개념을 넘어 자신에게 주어지는 이점도 상당합니다.
승선근무예비역 제도를 활용하면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서 경력 단절이 아닌 경력 선점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복무를 마치면 세후 500만원 이상의 사관 월급이 고스란히 쌓이게 되어 1억 5천만원이라는 압도적인 종잣돈을 모을 수 있게 됩니다.

저자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도 향후 도선사라는 큰 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가끔 언론을 통해 높은 연봉을 받는 직업으로 소개 되기도 하는 도선사는 거대한 배가 좁고 복잡한 항구에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배에 직접 올라타서 운전을 지휘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 도선사가 되기 위해서는 6,000톤 이상의 외항선에서 선장으로 3년이상 경력을 쌓아야만 시험을 볼 자격이 생깁니다.
도선사 시험은 바다의 고시라 불릴만큼 경쟁이 치열합니다.
그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 도선사가 되면 한 달의 절반을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 또한 생기게 됩니다.
언젠가 저자가 도선사가 된 이후, 또 한 번 책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여전히 치열하고 열심히 더 나은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저자를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향해사가 짊어져야 할 가장 큰 단점은 외로움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단절은 그 어떤 보상으로도 쉽게 커버되지 않을 것입니다.
단순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의 경조사에도 참여하기 어렵다보니 마음의 짐을 짊어지게 되는 경우도 많은 듯합니다.
그렇기에 그런 외로움과 고독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부족하다면 향해사라는 직업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고립된 공간에서 느끼는 먹는 즐거움은 제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저자는 이를 유일하게 허락된 합법적인 쾌락이라고 합니다.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하면 체력이 떨어지고 스트레스 또한 높아진다고 하니, 먹는 것에 대한 문제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았습니다.
저자가 들려주는 향해사의 장단점을 짚어본 뒤, 그럼에도 왜 향해사가 가치있는 직업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육지의 수많은 사무직들의 자리가 위태로워지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저자는 예상합니다.
가혹한 운항 조건은 물론이고 사고 대처 능력 등은 여전히 인공지능의 범위를 넘어서는 인간의 영역이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향해사는 단순히 향해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수많은 일을 복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으로의 대체가 여전히 불가능하다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 스스로가 느끼는 자신의 직업에 대한 가치와 만족도를 보니 앞으로 도선사가 되는 그날까지 배를 타게 될 것 같았습니다.
이처럼 이 책은 현직 향해사의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우리가 잘 몰랐던 향해사라는 직업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를 높여줍니다.
더불어 해당 직업의 장단점과 현재 시점의 가치를 짚어보게끔 합니다.
이를 통해 직업 선택의 가능성을 육지 뿐 아니라 바다로도 넓혀준다는 데 그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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