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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롱도 - 초간단무효시와 으깨진 눈사람
김태용.멜롱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6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김태용 작가님이 쓰신 31편의 시를 인공지능 도구인 제미나이에게 수정 요청한 내용을 담아낸 책입니다.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 사회적 대세인 인공지능이 과연 창작자의 영역에 어떻게 들어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 궁금한 마음에 이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작가님에게 시적 자아이자 시적 대상인 멜롱도라는 이름을 부여 받은 것 자체가 많은 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서 고민을 거듭하며 결정하셨을 제목의 수정까지 허락하는 지점에서 작가님의 열린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창작자라면 누구나 자신이 생산해 낸 결과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 제목과 내용을 모두 편집, 재해석 할 수 있게 허락한다는 것 자체는 피드백이라는 단순함을 넘어 작가님의 유연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꽉 막히지 않고 이렇게 열린 마음으로 인공지능과 교감하려는 모습에서 작가님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온 것 같은 인공지능으로 인해 우리 삶은 변화와 혁신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창작, 글쓰기 영역에도 인공지능의 침범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인데,
이런 시점에서 인공지능을 대결의 도구가 아닌 자신의 생각을 더 깊이 정리하고 나아갈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인공지능과의 협업처럼 느껴지는 이런 모습이 앞으로의 창작의 기본 토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님의 시와 멜롱도가 재해석해 낸 시의 미묘한 차이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해 보려고도 노력해 보았습니다.
나만 떠났다 > 나만 이곳을 떠난다
나만 듣는다 > 나만 듣고 있다
입으로 읽을 수 있어도 > 입술로는 더듬을 수 있어도
눈으로 볼 수 없는 > 눈으로는 끝내 볼 수 없는
개미의 눈물이 흐른다 > 개미의 젖은 눈물이 흐른다
눈이 그칠 때까지 > 이 눈이 완전히 그칠 때까지
이렇게 변환된 부분을 보면 멜롱도가 조금 더 정확하게 문구를 해석해내려 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시가 가지는 매력은 압축과 함축인데 멜롱도는 그것을 되돌리려는 느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까지는 멜롱도가 수정한 것보다 작가님의 원작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인공지능은 무언가를 해석하고 판단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보니 그것이 시에도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창작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지금껏 창작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자신을 동굴 속으로 몰아 넣어 자신만의 고독 속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하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인공지능과의 협업은 또 다른 나를 도구로 하나 더 얻게 되는 느낌입니다.
물론 그 속에서도 우리가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의 주체성이며 인공지능은 도구로써 작동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인간이 남긴 오류, 비문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투박함을 완벽하게 고쳐내는 인공지능이지만,
인간의 사유가 결코 기계적 코드로 변질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의 기술은 시를 포함한 창작의 영역에서 예술적 가치를 인간보다 높게 보여주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앞으로의 기술 발전을 예측할 수도, 가늠할 수도 없기에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겠지만,
그럴 것 같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작가님의 기존 시, 인공지능 제미나이에 의해 탄생한 멜롱도의 덧붙임, 그리고 그것에 더해지는 저의 생각들까지 엮어 보는 신선하고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비슷한 형식의 책들이 많아질 것 같은데, 이 책을 통해 조금 발 빠른 경험을 해본 것에 만족합니다.
열린 마음을 가진 작가님의 향후 창작 활동 또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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