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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지능 - 골드만삭스의 정점을 이끈 CEO가 증명한 압도적 자본 전략
로이드 블랭크파인 지음, 박선영 옮김 / 필름(Feelm) / 2026년 6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경제에 큰 관심이 없으신 분들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골드만삭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 거대 기업인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고 메릴린치는 매각되는 등 아픔을 겪었지만 골드만삭스는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냈습니다.
그 당시 골드만삭스를 이끌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여 조직을 지켜낸 CEO 로이드 플랭크파인의 책이라 망설임없이 선택하여 읽어 보았습니다.

사실 경제경영이나 리더십과 관련된 책을 볼 때 쉽게 공감이 되지 않거나 지루한 책들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미 잘 아는 자신들의 기업이나 과거 상황을 설명하거나 자신들의 경험을 장황하게 늘어놓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물리적으로 꽤 많은 페이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함께 생각해보게 되는 문제인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스킬은 단순히 경제, 금융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조직이나 우리의 삶의 문제로도 녹여내 생각해볼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단어는 예측이 아니라 대응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각종 매체를 통해 자신들만의 예측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많이 적중했는지에 따라 그 전문가들의 가치를 평가하곤 합니다.
저 역시도 그랬고, 예측 적중률이 높은 전문가의 말에 더 귀를 기울여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미래를 단순히 예측하는 능력보다 예측이 빗나갔을 때 살아남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짚어냅니다.
실제로 역사를 움직인 거대한 위기들은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을 벗어난 곳에서 등장했다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위기, 팬데믹, 지정학적 충돌과 같은 사건들은 언제나 그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예상에서는 결코 체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위기의 순간 진짜 차이를 만드는 것은 미래를 정확하게 맞힌 사람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한 사람이었습니다.

과거에는 한 분야의 전문성을 쌓으면 비교적 안정적인 삶을 기대할 수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기술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보니 유망했던 산업이 순식간에 쇠퇴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던 직업이 몇 년 만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런 흐름은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더 가속화되었습니다.
이런 시대에 필요한 것은 특정 기술에 대한 맹신이 아니라 변화 자체를 견딜 수 있는 유연성이라는 점 또한 잊지 말아야 합니다.
2006~2007년, 남들이 모두 상승 분위기에 취해있던 순간 남들과 정반대의 방향을 바라보며 골드만삭스의 자산을 방어막 뒤로 숨기기 시작한 순간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여다 보았습니다.
남들이 끝없는 상승 랠리를 낙관하며 파생상품을 사들일 때, 그는 수익률의 숫자가 아니라 그 이면에 숨은 마찰과 리스크를 계산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겸손함과 시장의 탐욕 뒤에는 반드시 피의 대가가 따른다는 역사적 감각이 적용된 것입니다.
이것도 곧 생존 지능입니다.
저자가 위험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독자들에게 질문과 메시지를 남겨주었습니다.
대부분의 우리는 위험을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위험 없는 선택은 존재하지 않으며 중요한 것은 위험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 어떤 위험을 피할 것인가를 구분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경제, 금융, 투자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한 일이지만 이는 동시에 성장의 기회를 잃는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반대로 무모한 도전은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실패라는 대가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위험 자체가 아니라 위험을 이해하는 능력인 것입니다.
저자는 골드만삭스의 선택들을 결코 완전무결한 승리의 서사로 포장하지 않습니다.
되돌리고 싶은 뼈아픈 결정이 있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그 안에서 겪은 인간적인 고뇌와 두려움 또한 드러냅니다.
이런 인간적인, 우리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음을 느끼게 해주는 지점들은 이 책을 보다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게 해준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경제, 경영에 있어서의 생존 지능, 살아 남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불확실성이 일반화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태도를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미래가 닥치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게 됩니다.
거대한 폭풍우 앞에서 큰 기업을 지켜낸 저자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끝까지 살아남는 생존 지능, 생존 전략의 철학적 탐구를 해보게 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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