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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 스러운 하루 - 콘크리트 숲을 떠나 흙 내음 가득한 마당에 뿌리내리기
유지연 지음 / 지콜론북 / 2026년 5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삭막하고 복잡한 도시 콘크리트 속에 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시골 생활을 꿈꾸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시골 생활이 현실이 되면 마주하게 될 수많은 걱정거리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렇기에 책을 통해 저자가 들려주는 푸르름이 가득한 시골 이야기 속에서 힐링 포인트를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맑고 깨끗한 마음을 가득 담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우선 저자가 짚어주는 시골살이의 현실적 고민들을 들여다 보게 됩니다.
시골집을 짓느라 빌린 대출금 상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아이들의 학교와 교육, 이런 것들은 모든 것을 완전히 비워내지 못한 우리들이 현실적으로 허들처럼 느낄 수 밖에 없는 점들입니다.
그렇기에 시골로의 완전 이주가 아닌 틈날 때마다 내려오는 생활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시골 살이에 대한 다양한 선택지가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며 자신에겐 어떤 것이 좋을지도 한번 쯤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통해 시골에서의 계절 감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풍경은 물론이고 식재료나 일상적 흐름 속에서 전해지는 계절들은 우리가 도시에서는 쉽게 느끼지 못하는 것을 캐치한 느낌이었습니다.
더불어 우리의 삶이 숫자와 정답에만 몰두하고 있어 그 본질과 목적을 상실한 것은 아닌지 깨닫게 되는 지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나의 공통의 목표를 향해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무지성으로 달려가고, 그것을 달성하더라도 그 기쁨을 온전히 누려보지 못한 채 그 다음을 준비해야하는 도시에서의 삶은 숨이 막히는 수준입니다.
시골에서 아이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쉼표란 그 속에서 놀고, 쉬며 배우는 과정 모두입니다.
비어 있거나 정지된 순간이 아니라 자신만의 속도로 온몸으로 느끼며 세상을 받아 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은 온전히 아이들의 일부가 됩니다.
이렇게 살아있는 경험과 감각들은 아이들을 보다 단단한 삶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벚꽃보다 조금 일찍 피는 목련에 대한 추억은 저의 그것과 결이 비슷했습니다.
학창시절 창문 너머 화단으로 보이던 목련이 피면 봄이 오는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은 송이로 이루어진 벚꽃보다 큼지막한 꽃송이로 또렷하게 봄을 일깨워 주었던 목련은 저에게도 추억의 한자락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꽃송이가 바닥에 떨어져 초라해지고 더럽혀지는 순간은 청소를 담당하던 우리에게도 귀찮은 일이었습니다.
깨끗하게 쓸어도 바람이 불면 다시 꽃잎이 떨어지는 것을 반복한다는 저자의 작은 투정까지 제 추억과도 일치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가끔 미루거나 손을 놓아볼까 고민하기도 하지만 그랬다가는 여러 날을 고생해야 된다는 것을 시골 살이에서는 깨닫게 되나 봅니다.
저자는 김매기에서 그렇기 또 하나를 배웠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에서도 그런 깨달음의 지점이 있기에 흥미로웠습니다.
시골 살이를 꿈꾸며 많은 이들이 동경하는 것 중의 하나가 스스로 식재료를 키워내는 것입니다.
저도 예전에 커뮤니티를 통해 텃밭 가꾸기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화학 비료나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키우는 것이 조건이었는데 그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날마다 새롭게 생겨나는 각종 벌레들을 감당하는 것이 벅찬 수준이었고, 환경을 생각하며 고안해낸 여러 퇴치 방법들은 결코 빠른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시중에서 유기농, 무농약이라고 판매되는 식재료들은 과연 어떻게 가능했는지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전혀 쓰지 않는 것과 아주 조금 쓰는 미세한 차이가 바로 유기농과 무농약의 차이라고 얘기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일화를 조금 더 길게 들여다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책은 시골 계절의 흐름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속의 일화들 속에서 잔잔하게 생각해보게 하는 점들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가볍고 편하게 읽기 시작했음에도 삶의 여러 메시지들을 선물로 받으며 책을 덮은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로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에겐 의미있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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