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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완성, 그때 그 사람 ㅣ 명화의, 그때 그 사람
성수영 지음 / 한경arte / 2026년 5월
평점 :

명화의 그때 그 사람 시리즈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성수영 기자님은 방송은 물론이고 글로 우리들에게 예술 감상의 폭을 한층 더 깊고 넓게 만들어주고 계십니다.
많은 이들처럼 저 또한 성수영 기자님의 방송과 책을 그동안 유익하게 봐왔기 때문에 이번 명화의 그때 그 사람 시리즈 - 명화의 완성편도 기대를 가지고 읽어 보았습니다.
화가와 명화 속에서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해 쉽고 편하게 전해주실 성수영 기자님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 보았습니다.
특히 이번 편이 이 시리즈의 완결판이라고 해서 아쉬움과 기대감을 모두 갖고 읽어 보았습니다.

목차를 보면 근래에 우리나라에 영화로도 소개된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와 에드워드 호퍼, 국내 전시가 예정된 프란시스코 데 고야를 비롯해 이름만으로도 설레게 하는 유명 작가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미술 자체나 작가에 대한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으면 잘 모르는, 진흙 속의 진주와도 같은 작가들도 담겨 있습니다.
특히 알프스와 잘 어울리는 조반니 세간티니, 러시아 대자연의 압도적 세밀함을 보여주는 이반 시시킨, 행복한 일상 속 소박한 따스함이 있는 스웨덴 국민 화가 칼 라르손, 히말라야의 영혼을 그린 예술가이자 평화의 사도인 니콜라스 레리히까지.
개인적으로 눈여겨 보는 작가님들이 포함되어 있어 반가웠습니다.

우리에게 카라바조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미켈란젤로 메리시 디 카라바조는 실제 본명은 미켈란젤로 메리시이며 카라바조는 그가 태어난 곳입니다.
그의 일생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상당하기 때문에 이를 예술적으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도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카라바조가 사람을 죽였음에도 그가 그림을 너무 잘 그리는 인류의 보물이기 때문에 그를 사면해야 한다는 주장이 교황청에서 오고 갔다는 사실은 그의 재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방증합니다.
회화의 혁명가로 불린 천재 카라바조의 일생에 대해 기자님께서 술술 풀어내시며 어느 지점에서 그의 천재성이 부상했는지 짚어 주십니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완벽하게 성공한 천재의 이야기의 끝에는 밤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더불어 그가 그림을 그리는 파격적인 방식 또한 흥미롭게 짚어 주십니다.
누구보다 인간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던 카라바조였지만 자신의 내면 속 어둠을 제어하기는 어려웠나 봅니다.
그의 삶을 관통하는 기행과 범죄 속에는 인정받는 순간마다 스스로를 파괴한다는 패턴이 보입니다.
숱한 악행 속에도 역사가 카라바조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카라바조는 밑그림 없이 그림을 바로 그렸는데 이는 마치 설계도 없이 건물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
더불어 그는 원근법을 정밀하게 구사해 깊은 공간감을 만들어내던 르네상스 화가들의 화풍과 달리 배경을 거의 그리지 않고 인물 뒤는 어둠으로 뒤덮어 세트같은 느낌을 주는 특이한 화풍을 보입니다.
기자님께서는 추가로 몇 가지를 더해주시지만, 개인적으로는 밑그림 없이 그림을 바로 그린 카라바조는 그 천재성 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아르맹 기요맹이 인생 역전의 화가 대명사라니 그 자체가 제 눈과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습니다.
반 고흐의 멘토, 폴 세잔의 친구, 클로드 모네의 동지였던 그는 중년에 수십억 원의 복권 당첨금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흙수저 출신으로 자연을 가까이하며 자연을 사랑했던 그는 아름다운 자연을 그림에 담고 싶어했습니다.
그림 공부를 하기 위해 더 나은 일자리를 원했고 출퇴근 전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미술학교에 다녔습니다.
주변 그림 친구들인 마네와 드가는 부잣집 출신이었고 피사로는 어머니에게 용돈을 받았으며 모네는 부자 친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기요맹을 자신 밖에 믿을 수 있는 곳이 없었기에 성실함으로 무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열정과 노력으로 힘든 세월을 버틴 끝에 기요맹은 어느덧 후배들에게 존경을 받는 화가가 됐습니다.
대표적인 후배가 바로 반 고흐입니다.
고흐가 동생과 주고 받은 편지 중 무려 36통에서 기요맹을 언급했을 정도라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특히 이 책에 소개된 자신의 자화상에 대한 고흐의 평가는 극찬 그 자체로 느껴졌습니다.
이후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던 그는 거액의 복권에 당첨되고 전업 화가가 될 수도 있었지만 연금을 받는 근속연수를 채우기 위해 계속 직장을 다녔습니다.
이는 기요맹의 성실함과 알뜰함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일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요맹의 삶은 행복했습니다. 미술계에서는 후기 인상파 화가로 명성을 얻었고 가족과의 사이도 좋았으며 몸도 건강했습니다.
그리고 여든 여섯의 나이로 평화롭게 삶을 마감했습니다.
복권의 행운과 비극적이지 않았던 그의 삶은 평론가들이 그를 평가할 때 마이너스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요맹의 삶 깊이 자리한 노력과 성실함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화려한 수식어는 없지만 은은하게 우리에게 드러나는 그를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제 마음에 담아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잘 몰랐던 화가나 작품 하나에 푹 빠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작품만 조금 알았던 화가에 대해 일생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작품활동을 곱씹으며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너무 잘 알고 좋아했던 작가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화가나 작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는가보다 얼마나 알고 싶은가가 더 중요한 책인 것 같습니다.
미처 몰랐던 화가와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통해 조금 더 그들에게 친근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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