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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고 말하기 -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arte(아르테) / 2026년 5월
평점 :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이 책은 문화 심리학이라는 우리에게 조금 생소한 분야의 전문가로 특유의 유쾌함과 흥미롭게 흘러가는 스토리텔링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은 김정운 작가님의 신간입니다.
전작들이 그러했듯 이번 책에서도 어렵고 따분한 심리학의 이론적 설명보다는 그것들이 우리 삶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실험이나 사례들을 통해 쉽고 편하게 전해주실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읽어 보았습니다.

어머님에게 이 책을 헌사하며 남긴 작가님의 짧은 시작글은 모든 독자들을 빵~ 터졌을 듯 합니다.
진지한 이야기를 시작함 있어 유쾌함을 통해 심리적 허들을 낮춰주는 것 자체가 작가님의 글 쓰는 능력이자 공감 능력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상호주관성에 집중합니다.
우리가 상대와 소통할 때 언어적 요소의 비중은 7%에 불과하고 나머지 93%는 비언어적 요소가 차지합니다.
그 비언어적 요소에 관계와 소통의 비밀이 담겨 있습니다.

백악관의 청소부와 주먹 인사를 나누는 버락 오바마의 사진 한장은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버락 오바마의 이런 모습은 단순 이 장면에서만 포착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내 미셸과 포옹하고 가벼운 주먹 인사를 하는 장면도 자주 포착되었는데,
사실 이전까지 주먹 인사 같은 행동은 길거리나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이뤄지던 불분명하고 비공식적인 인사법이었기에 미국인들에게는 문화 충격이었습니다.
이전의 백인 정치가들에게 보였던 권위적이고 절제된 모습이 아닌 이런 친근한 작은 비언어적 표현은 버락 오바마가 주장하는 희망과 변화의 상징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점들은 그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데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합리적 추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터치와 같은 직접적인 정서적 유대의 중요성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도 증명되었음을 이 책에서 보여줍니다.
사랑의 본질 또한 부드러운 접촉에 있다는 해리 할로의 말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게 됩니다.

상대와 시선을 맞춘다는 행동 자체는 단순히 바라보는 행위로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상대를 나와는 다르지만 인격적으로 존중한다는 승인의 행위를 내포합니다.
이 책에서는 관련 그림을 첨부하여 유인원과 인간의 눈을 자세히 분석해 주는데 이를 통해 생존에 불리한 크고 흰 공막을 가진 인간이 어떻게 그토록 강력한 존재가 될 수 있었는지 생각해게 합니다.
이는 최초의 미키마우스와 재창조된 미키마우스의 눈동자에서도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눈맞춤이 문화적 차이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질 수도 있음을 간과하지 않습니다.
동양권에서는 상하 관계가 명확할 때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것으로 여기기도 하고,
친하지 않은 관계에서 눈을 맞추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실험 연구 결과 또한 존재합니다.
상대와의 언어적 소통 이전에 보다 빠르게 접근하게 되는 눈을 맞추는 비언어적 행위에 대한 다양한 관계성의 의미를 여러 관점으로 흥미롭게 들여다 본 것 같습니다.
발달심리학자인 대니얼 스턴이 엄마와 아기 상화작용 속에서 발견한 상호적 감각 정서는 자아 형성과 타자 이해의 기초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정서 조율은 소통의 핵심입니다.
강연을 많이 다니신 작가님께서 가장 힘든 리액션을 경험하신 강연으로 청중과의 정서적 교감이 거의 불가능했던 중년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내십니다.
작가님께서는 한국 중년 남자들이 어릴 때부터 거울 뉴런의 작동이 망가지도록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대부분의 문화에서 남자들의 정서 표현은 억압되고 자립적이고 공격적인 남성성을 가지게 됩니다.
이는 감정 억제로 이어지고 이는 뇌파 측정으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 중년 남자들의 특성을 이렇게 풀어내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조직 문화를 정서 공유의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관점도 상당히 흠미로웠습니다.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정서 공유의 시스템을 가진 회사는 자연스레 회의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고 결국 그 회사는 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작가님의 주장이 아니라 실제 논문에 기반한 수치로 증명된 것이라 놀라웠습니다.
정서 조율이 단순한 개인의 범주를 넘어 조직, 더 나아가 우리 공동체 전체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어지는 순서 바꾸기, 함께 보기, 관점 바꾸기를 거쳐 결국 작가님은 감탄에 주목하게 됩니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에 개인적 감탄은 물론이고 상호간의 감탄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는 매슬로가 제안한 5단계의 욕구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울한 일상을 바꾸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해결책 또한 바로 감탄의 습관화입니다.
감탄할 일이 생겨서 감탄하는 것이 아니라 감탄하면 감탄할 일이 생긴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상호간의 인정과 존중, 그리고 감탄이야 말로 이 책이 전하는 가장 묵직한 삶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유익한 메시지와 울림을 많은 독자들이 마음에 담고 서로간의 소통에 적용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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