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휴머니즘 - 인류의 미래를 찾아서 (에리히 프롬 탄생 125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황선길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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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대표하는 사회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마르크스의 사회철학을 결합하여 자신만의 철학적 사고를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그가 전해준 인간의 고독, 자유, 소유,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대답들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그의 책은 별 생각없이 읽으면 날카롭고 차가운 문장들로 가득차 있지만, 결국 그 속에서 희망과 위로, 치유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어 따뜻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이 책 또한 냉철하고 차가운 머리로 읽고 마음으로 따뜻하게 새긴다는 마음으로 읽어 보았습니다.


이 책은 현대인의 정신 상태, 전쟁, 우익 나르시시즘, 휴머니즘으로 이어집니다.

신기할 정도로 지금의 우리 상황에서 생각해 볼 충분한 가치가 있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의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전쟁을 다룬 부분이었습니다.

우선 우리 인간의 파괴성이 생물학적으로 기인한다고 여기는 본능이론과 사회적으로 기인한다고 여기는 환경이론 자체에 몰입하기 보다는 선의적 공격성과 악의적 공격성의 의미 구분에 더 몰입하게 됩니다.

방어적인 선의적 공격성은 위협이 멈추면 사라지는데 인간의 경우 선의적 공격성이 동물보다 훨씬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이에 대한 세 가지 이유로 향후 닥칠 위협의 예측성, 위협을 받고 있다는 암시성, 생존에 필수적인 이해관계 보유를 제시합니다.

특히 위협에 대한 암시성은 히틀러가 2차 세계 대전에서 라디오를 통해 폴란드인의 공격을 주장하며 독일 국민들에게 방어적 공격성을 드러내게 한 사례가 있습니다.

악의적 공격성은 파괴하고 고통을 가하는 데서 느끼는 쾌락으로 이해합니다.

인간의 공격성 정도가 침팬지만큼 낮았다면 공격성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었을 것이고 인간의 삶은 대체로 평화로웠을 것입니다.

대량 학살을 자행하는 유일한 종인 인간은 그와 관련된 참혹한 역사적 기록을 통해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한편 평화에 대한 이론적 접근을 시작하려면 우선 평화에 대한 정의가 기초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전쟁을 하지 않거나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소극적인 정의이고, 모든 사람들 사이의 형제애적인 조화로운 상태는 적극적인 정의입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 각자는 적극적인 의미의 평화가 실제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소극적인 의미의 평화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론일 것입니다.

이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으로 어떤 국가도 전쟁을 시작할 수 없도록 자신의 권력으로 이를 보장하는 초국가적 권위체를 구축하는 정치적 방법과 경제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군사적 관점에서 공포의 균형은 힘의 균형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미국과 소련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인간의 합리성에 기초하여 서로가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의 역사를 들여다 보면 그 수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 폭력 자체는 인간에게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하지만 폭력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모든 것 뿐이라는 점 또한 이해해야 합니다.

일부 사람들의 경우 폭력으로 그들의 정신적 구조나 신념을 바꿀 수 없기 때문입니다.


평화에 대한 가능성 자체를 낮게 생각하지만 개인의 삶이든 사회의 삶이든 그것이 걸려 있는 문제라면 얘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최선의 경우 잠시 숨을 돌릴 여유를 주는 기간에 도달할 수 있을 뿐인 무승부 상태가 도래할 수 있지만, 그것을 넘어 인간과 사회의 실제적인 변화에 기초한 진정한 평화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들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짚어주는 요인들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들이 많다고 여겨졌습니다.

강대국들이 자국의 외교적 목표나 정치적 목표를 개입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상호 이익을 인정해야 하는 것은 최우선 조건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태도이며 냉소적인 현실주의, 감상주의와 비이성성을 피하면서도 현실적인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결합하는 태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희망의 역설이며 어렵지만 그럼에도 희망의 역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에게 가능한 유일한 길입니다.


에리히 프롬이 전하는 휴머니즘은 지금의 우리 사회 현실과 많은 접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극단으로 분열된 젠더와 세대간의 서로에 대한 혐오와 반대 집단에 대한 악마화는 과도한 경쟁에 의한 결과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이나 집단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가 숫자로 보여지는 효율과 성과를 우선시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 역시 에리히 프롬이 전하는 휴머니즘에서 찾아야 합니다.

소유와 도구화에 몰입되지 않고 한 인간으로 존재 그 자체로 인정받고 인간다움을 유지함으로써 나 자신을 곧게 세워야 합니다.

특히 AI의 발전과 더불어 앞으로 어떤 변화와 혁신이 몰려올지 모르는 지금 시점에서는 이런 깨달음이 더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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