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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점령한 중독 경제학 - 인류를 위기에 빠트린 중독의 쾌락
쑤친 지음, 김가경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9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것에 중독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음식에 대한 식탐과 그것을 넘어선 중독은 역사적 여러 이슈와 연계되어 있고 그 중독의 주인공들이 우리가 현재 흔히 접하는 설탕, 차, 커피, 고추, 주류 등이라는 것이 흥미로웠기에 이 책을 즐겁게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경제학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어려운 경제학 용어는 배제하고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을 매개로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에 경제학에 대한 배경 지식이 거의 없다고 해도 이 책을 읽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런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느껴졌고 더불어 저자가 직접 주요 내용에 붉은색 밑줄을 그어주고 있어 읽은 내용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는데도 수월해서 좋았습니다.

1장에서는 설탕, 2장에서는 차, 3장에서는 커피, 4장에서는 주류, 5장에서는 고추와 관련된 내용이 차례대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제가 즐겨 마시는 것이기도 한 차와 커피였습니다.
인류 최초로 차를 발견한 사람은 생각을 처음 알아낸 인물로도 유명한 신농씨입니다.
인류 최초의 미식가이자 대단한 식탐의 소유자였던 신농씨는 갈증을 달래기 위해 물을 조금 끓여 마셨는데 이때 물이 끓고 있던 냄비 위로 작은 바람이 불어와 나뭇잎 몇 장이 떨어졌고 이것이 바로 인류 최초의 차 한 잔이라고 여겨집니다.
물론 이 내용은 전설일 뿐, 실제 차의 등장에 대한 진정한 기록은 2천여년 후 한나라 시대입니다.
이렇게 기본적인 차의 유래부터 시작하여 역사적으로 차가 지니는 정치적, 경제적 측면에서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이후 각종 전쟁으로 이어지게 되는 차와 관련된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내용이 많아 수월하게 읽혔습니다.
세계 최초 산업 스파이 또한 차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 역시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커피와 관련된 이야기 또한 차 만큼 흥미로웠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방목으로 생계를 잇던 민족의 악숨 제국이 고지대에서 염소를 방목하고 있을 때, 염소들이 열매를 먹으며 흥분해서 사방을 뛰어다니고 있었던 것을 보았는데 바로 이 열매가 뛰어난 각성 효과를 지닌 커피 열매였습니다.
커피가 에티오피아의 야생에서 발견되어 세계 각지로 퍼진 과정을 살펴보면 사탕수수와 마찬가지로 그 시작점에는 전쟁이 있습니다.
유럽의 십자군이 정벌을 위해 길을 나섰다가 사탕수수를 유럽으로 가져간 것처럼 아프리카 대륙의 아랍 국가 예멘을 침공한 전쟁으로 커피는 전세계로 퍼져 나가게 된 것입니다.
악마의 음료라 여겨지던 커피가 유럽에서 사랑을 받게 되고 세계 최초의 선물 옵션이 금융 파생 상품이 커피와 연계되어 개발되었습니다.
커피의 재고와 가격 유지를 위한 각종 이슈들과 역사적 사건들, 고가 커피계의 이야기, 커피를 통해 알아보는 중독의 비밀과 그런 중독을 이용한 행동 경제학의 비지니스적 관점까지 글은 이어집니다.
결론적으로 중독성 소비는 본질적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비라는 것이 저자의 견해입니다.

마지막 장은 우리 인류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제는 미식의 유혹을 너머 생존 본능과 건강 유지가 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즉, 과학 발전을 기반으로 풍부한 식량을 확보하게 되었지만 그 결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게 되었고 이제 다시 사람들은 자연으로 돌아가려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사람들이 다시 또 실수를 반복할지, 아니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단순히 음식과 중독에 관한 경제학적 측면 외에도 기본적 바탕이 되는 역사적 사실들을 두루 접하게 됩니다.
음식과 중독, 그리고 경제학을 너머 역사까지 여러 측면에서 상식이 넓혀지는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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