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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 이후의 중국
프랑크 디쾨터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인민 3부작으로 친숙한 프라크 디쾨터 작가님의 신간입니다.
중국 내 여러 기록 보관소에서 입수한 문서부터 미발표된 회고록, 주요 인사의 비밀 일기 등을 바탕으로 어떻게 중국이 지금의 위치에 서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책이라 기대를 가지고 읽어 보았습니다.
특히 우리에게 일본과 비슷한 느낌으로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결코 심리적으로는 가깝지 않은 중국의 역사를 새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조금 더 깊이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읽어 보았습니다.

이 책은 시작부터 중국의 개혁과 개방, 각종 지표, 공식 문서들에 대한 객관성과 진실성에 대한 의문을 제시합니다.
마오 사후 중국 경제가 현재의 수준으로 성장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리커창의 말처럼 모든 것이 눈에 보이는 것과는 다른 중국이라는 점은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평범한 이들은 검소함을 바탕으로 단순한 저축에만 의존하는 반면 국가와 국영 은행들은 거의 아무런 책임 없이 돈을 지출하거나 빌려줌으로써 대규모 낭비를 자행하고 엄청난 규모의 부채를 양산합니다.
이와 관련된 자료 보고서 자체의 진실성 유무는 물론이고 모든 단계의 권력 집단이 한 곳으로 쏠려있을 뿐 아니라 독립적 언론조차 없기 때문에 깊숙히 자리잡은 부패를 근절할 수 없습니다.
이는 곧 국가는 부유하지만 국민은 가난하다는 중국식 표현까지 만들어내게 됩니다.
모든 독재 국가가 그렇듯 지도자의 작은 결정 하나가 심대한 국가적 폐단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 소개된 것들을 보면 참담함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국가의 번영을 위해 겉은 번지르하게 꾸며놓고 지도자들은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아래에서 실제 국가를 버티는 이들은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중국의 현실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더 나은 중국으로 나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대별 파트를 읽어 보았습니다.

마오가 죽은 뒤, 화궈펑,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그리고 시진핑까지 이어지는 권력 수권자들의 시간을 따라가며 읽으면 여느 소설보다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특히 제가 가장 몰랐던 덩샤오핑이 떠오르게 되는 시점이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더불어 우리에게 익숙한 천안문 사태 관련 내용과 리만 브라더스 사태 이후 중국식 사회주의에 몰입하게 된 내용 몰입감 있게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아직까지도 중국은 민주화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중국 정부 공식 발표보다 훨씬 많은 실제 희생자들이 있기에 더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는 천안문 사태를 단순한 민주화나 학생 운동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경기 침체에서 비롯된 시민들의 분노와 정치권의 분열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리만 브라더스 사태는 몰락하는 자본주의를 대체하여 중국식 사회주의를 기반으로 한 공산주의가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오판을 하게 만들었고,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더욱 심각한 검열과 탄압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중국은 더욱 미국과 대척점에 서게 되었고 지금 우리가 겪는 미국과 중국으로 분열된 세계를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우리에게 그나마 허들이 낮고 기본적 지식이 있는 시기라 할 수 있는 마오 사망 이후부터 현재 시진핑의 등장 시점까지 시간대별로 정리하고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중국 현대사에 접근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요컨대 이 책은 현재 세계 속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의 자리에 깊게 드리워진 그림자를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더불어 중국이 과연 미국을 너머 독보적 세계 최정상 국가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을지, 아니면 적어도 여러면에서 지금보다 더 나은 중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듯 했습니다.
가깝지만 결코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 그럼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그 속을 들여다봐야 하는 중국의 현대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의미있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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