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나는 쇼펜하우어 - 걷기전도사 신정일이 만난 쇼펜하우어 인생처세 이야기
신정일 지음 / 다차원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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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아포리즘은 실존적 삶을 살아가는 현재의 우리에게도 많은 의미를 줍니다.

그런 그의 철학을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인 저자를 통해 들어 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워 이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니체를 처음 접한 뒤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는쇼펜하우어를 배우게 된 앎의 루트 또한 저와 많이 닮아 있어 그 또한 흥미로운 관점에서 이 책을 읽어 볼 수 있었습니다.


걷기 전도사인 저자답게 이 책에는 쇼펜하우어의 아포리즘에 답하는 글 외에 아름다운 풍경 사진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편안한 사색과 깊은 사유를 이끌어내는데 이 사진들 또한 큰 몫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냥 답을 우리에게 주입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기본 바탕에 두고 인생에는 어떤 해답이나 공식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더불어 서툴고 어설퍼 상처 받기거나 아픔을 받게 되는 삶에 대한 따뜻한 치유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쇼펜하우아가 언급했던 삶을 살아갈 때 필요한 것은 나의 것이든, 남의 것이든 지혜이며,

그렇게 나에게 없는 조언을 다른 사람에게 구하는 것은 결코 나의 위대함을 깍아 내리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내 명성을 높여줄 것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 누구도 완벽하거나 온전하지 않기에 서로를 통해 우리가 온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또 다른 인상적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쇼펜하우어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모든 인간의 삶은 욕망과 충족 사이에서 계속 이어진다.  욕망은 본질적으로 고통이며, 욕망이 충족되면 싫증이 난다. 목표는 헛치레일 뿐이다. 원하는 것을 얻으면 더 이상 그것에 매력을 못 느끼며, 소망, 즉 욕망은 새로운 형태로 나타난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배울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부인 바로 의지와 욕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삶의 원동력이 바로 그 의지인데, 의지의 근원이 곧 욕망이고 결핍이라는 것입니다.

결핍으로 인한 욕망, 그리고 그 욕망을 향한 의지로 노력하지만 결국 그 욕망은 영원히 충족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욕망이 충족되었다 싶으면 또 다른 욕망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존재 자체로 고통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쇼펜하우어의 가장 대표적인 철학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고통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에게 없는 것을 바라거나 더 많은 것을 바라는 욕심에서 비롯된 괴로움이라면 그 욕심을 조금 내려 놓으면 된다는 간결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크게 욕심 내지 않으면 자신에게 없는 그 무엇 때문에 받는 고통은 훨씬 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기본적은 내용을 몰라서 행하지 않는 이들은 없을 듯 싶습니다.

간결하고 명확한 이것을 우리가 깨치고 있음에도 실천하지 못하고 욕심과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책을 덮고 잠시 한번 더 생각해봤습니다.

그것은 아마 내려놓기에는 이미 매몰시켜버린 물리적, 사회적 비용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욕망은 단순히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난다기 보다 오랜 시간 우리 삶을 통해 축적된 것이기에,

그것을 향한 우리의 여러 의미에서의 의지와 노력과 투자가 들어갔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것을 일정 시점에서 내려 놓는 다는 것은 그 이전까지 투입된 것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할지....

개인적 결론은 지금 이 순간 내가 욕망하는 것들에 대한 정리를 해두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가 쥐고 있거나 쥐려고 하는 것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통해 그것이 과연 내 삶에 의미가 있는지, 의미가 있다면 우선 순위로 또 나눠 그 욕망들을 먼저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욕망과 소유에 대해 자연스레 발생하는 고통을 줄여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이 책은 결코 쉽지 않은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짧게 살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저자의 생각들을 들어 본 뒤,

그것을 바탕으로 독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삶에서 우리가 쉽게 마주하게 되는 생각들의 여러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그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쓰려져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만들어 준 점 또한 좋았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바탕으로 그 속에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여 삶의 방향을 정립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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