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 (양장) - 내 삶의 철학이 되는 지혜의 모든 것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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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쇼펜하우어의 '의지의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꽤 힘들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인 니체에게 많은 영향을 준 철학자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가장 철학자다운 삶을 살고 간 듯 하다고 느끼는 철학자이기도 해서 이 책 또한 기대를 가지고 읽어 보았습니다.

쇼펜하우어는 언제나 저에게 통쾌함을 주는 철학자였습니다.

왜냐하면 어렵고 고상한 말로 우리를 타이르기보다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에 대하여 실천적 해결법을 제시해주기 때문이었습니다.

프롤로그에 옮긴이가 적어 놓은 쇼펜하우어의 10대 어록만 살펴봐도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대해 간략히 요약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작게는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 파트에서는 '나 자신을 위하여'라는 소제목으로 자신과 현실에 충실해야 함을 강조해 줍니다.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고 그것이 전부라는 것에 확신을 가진다면 가장 바람직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가 말한 '행복은 만족하는 자의 것이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타인과의 관계는 필연적으로 타협과 조절이 필요하고 이는 관계의 범위가 넓은수록 무미건조해짐을 의미합니다.

아울러 사람들은 혼자있을 때 온전히 자신일 수 있으면 그 혼자있을 때의 자유와 고독을 사랑해야만 합니다.

페트라르카도의 '고독한 생활에 대하여', 짐머만의 '고독에 대한 고찰' 등을 언급하며 이런 논리를 확장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회를 모닥불에 비유하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이야기 합니다.

이 챕터는 많은 이들이 고민하는 행복, 자유, 고독, 사회, 사교, 관계, 운명 등을 한번에 정리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두 번째 파트는 처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파트의 첫 부분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언급한 '행복한 사람은 슬픔이 없기를 요구하되 기쁜을 찾지 않는다'라는 명제를 처세의 최고 기준이라 제시하며 행복은 소극적인 것이고 고통은 적극적인 것이란 의미로 해석합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제가 힘들게 읽어던 '의지의 표상으로서의 세계에 서술되어 있습니다.

많은 일이 잘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한 가지가 내 뜻과는 달리 어긋나고 있으면,

그 사소한 오류에 사로잡혀 내 삶의 행복 전체를 갉아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본래 행복을 누리는 것에 있지 않고, 고난을 극복하는 것에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삶의 무기가 되는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사고나 상해의 손실에 대비하기 위한 주의가 필요하며, 충돌과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관용이 필요합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상대의 개성을 변경시키려 하지 않고 그것을 이용하려는 것이 현명한 생각입니다.

나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의 천성을 억지로 바꾸려해도 결국 천성은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 오게 됩니다.

처세 부분에서 특히 의미있게 다가 온 부분은,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 진실과 거짓을 판단하여 상대의 정체를 드러내게 하는 방법에 대한 스킬이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파트는 '인생에 대하여'라는 소제목으로 되어 있습니다.

가장 본질적인 물음과 사색이 필요한 부분이며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가장 잘 느껴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강물이 아무런 장애물 없이 그저 조용히 흘러간다면 그 흐름을 인식할 수 없듯이,

우리 삶 또한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괴로움이나 우환은 삶의 목적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몸에 작은 상처 하나만 생겨도 우리는 그 아픔에 대해 금방 느끼게 되고 대처하고자 합니다.

이렇듯 평화로운 행복은 우리 삶에 소극적인 역할 밖에 하지 못하지만 아픔이나 괴로움은 우리의 삶에 적극적은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삶의 괴로움에 채찍을 가하는 것이 바로 시간이며, 시간은 권태라는 이름의 병에 걸린 사람들에게는 고통을 안겨 줍니다.

인생의 3대 선이라고 이야기 하는 건강, 청춘, 자유도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동안에는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하다가 잃은 후에야 비로소 느끼게 되는데 이는 곧 이 3대 선 또한 소극적인 선이기 때문이라는 의미입니다.

책의 마지막에서는 인간에게 죽음이 주는 철학적 의미를 고찰해 봅니다.

이전 챕터에서 죽은 이 앞에서 우리가 엄숙해지는 이유를 잠깐 언급하기도 했기에 그 부분과 연결시켜 읽어 보면 좋은 듯 싶었습니다.


쉽지 않은 쇼펜하우어의 철학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쇼펜하우어의 책 자체에 접근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편집된 책을 통해 입문하는 것 또한 좋은 루트일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나름 정리와 분류가 잘 되어 있어 체계적으로 쇼펜하우어의 철학과 생각을 엿보기에도 수월하였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따뜻한 다독임보다는 차가운 현실적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의미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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