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 헤르만 헤세 시 필사집 쓰는 기쁨
헤르만 헤세 지음, 유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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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시인 말고는 그 어떤 것도 되고 싶지 않다는 포부를 밝혔던 헤르만 헤세의 시 100편을 엄선한 책입니다.

페이지의 왼편에 시를 싣고 오른편에는 필사를 할 수 있는 여백을 제공함으로써 필사집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울러 양장본에 완전히 펼쳐지는 제본형태이기 때문에 책을 읽는 맛과 함께 편하게 펼쳐두고 읽고 쓰기 가능한 점이 좋았습니다.

누구에게나 한 두 명쯤의 특별한 작가님들이 있을텐데, 제게 헤르만 헤세가 그런 작가 중 한 분이십니다.

첫 배낭여행에서 헤르만 헤세가 태어났던 독일 칼프를 방문했었고,

이후 그가 아르바이트했던 서점이나 주요 포인트들을 찾아가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온 가족이 함께 떠났던 스위스 여행에서는 몬타뇰라를 찾아 헤르만 헤세의 마지막 발자취까지 더듬어 보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헤르만 헤세의 자취를 찾아다녔던 이유는, 헤세가 저의 학창시절을 풍요롭게 해줬던 작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에게 더 의미있고 행복한 시간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이 책의 제목으로 사용된 '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는 '방랑을 하며 - 크눌프를 생각하며'의 첫 구절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 헤세의 '방랑'을 떠올려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남겨 두었던 수많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수채화들이 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게 됩니다.

이 책에도 그의 수채화가 함께 담겨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오가는... 그런 밝은 길가에 나란히 놓일 우리의 작은 십자가를 생각해 봅니다.


사실 이 책에 있는 모든 시가 새로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여러번 읽어 익숙해진 것도 있고,

이미 읽었으나 기억에 담아 두질 않아 처음 읽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도 있고,

예전에 읽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읽히는 것도 있을만큼 다양한 느낌과 감흥을 주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시가 주는, 특히 헤르만 헤세의 시가 주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굳이 애쓰고 열심히 읽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편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도 충분하고,

차례에 얽매여 읽을 필요도 없이 자신이 원하는 부분을 먼저 골라 읽어도 무방하다는 점.

그리고 그 속에서 시대를 넘어선 헤르만 헤세가 전해주는 깊은 통찰을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의 큰 매력이었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시들도 이미 너무 잘 알려져 있고 관련 책도 많기 때문에 어쩌면 저와 비슷한 느낌을 받으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헤르만 헤세를 다시금 기억하고 떠올려보는 좋은 선물과도 같은 책이 되겠지만,

헤르만 헤세의 시를 처음 접하게 되는 분들도 부담없이 읽고, 그가 전해주는 깊은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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