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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에게 말을 걸다
김교빈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9월
평점 :

책 표지의 카피 <그림을 통해 삶과 교감하는 명화 에세이>가 마음 속에 들어왔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림들을 조금 더 꼼꼼하게 살펴보며 그 속에 담겨있는, 화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감정과 치유의 메시지를 얻을 수 있기르르 바라며 이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책의 서두에 저자가 애정을 갖고 있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나 원본을 구하기 힘든 경우에는 저자의 모작을 실었다고 적혀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그린 모작이 실려 있는데, 그것을 보는 재미와 나름의 의미 또한 있었습니다.

<인간은 나약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밀레의 <만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이 소박하고 평화로운 시골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의 그림은 감상하는 이들에게도 그런 느낌을 전해주곤 합니다. <만종>은 원래 제목이 <감자 추수를 하는 기도>였으나 이후에 교회 첨탑을 작게 그려넣고 <만종>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 그림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면 깊이 빠져드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저자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계속 읽다보면 놀라게 됩니다 두 사람의 발 아래에는 감자가 담겨있는 바구니로 보이지만 원래는 부부의 죽은 아기가 누워있는 관 상자를 담은 바구니였다고 합니다. 굶주림으로 죽은 아기를 위해 부부가 기도를 올리는 안타까운 그림이었다니... 그리고 그런 그림을 지금껏 그저 평온하고 아늑하기만 한 농촌의 소박한 풍경이라고 느꼈다는 것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보는 이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 그림이나 예술 작품이 주는 매력일 수도 있겠습니다. 저자는 이야기를 확장하여 아픔을 느끼고 치유한다는 것, 그리고 상실의 슬픔에 맞선다는 것, 슬픔에 맞서고 견뎌내고 나아가는 우리는 결코 나약한 존재가 아님을 인지시켜줍니다.

<사람마다 꽃피는 시기가 다르다>
르누아르의 <피아노 치는 소녀들> 작품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저자 자신의 어린시절의 이야기 시작하여 20대, 30대를 거치며 김창옥 강사님 덕분에 마음의 온기를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과연 어떠한 부분에서 저자가 감동을 받았는지, 저도 기회가 되면 김창옥 강사님의 강의를 한번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저자는 김미경 강사님의 강의를 거쳐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고, 저자는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멘토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저자는 자신의 소중한 아이들에게도 따뜻한 멘토가 되어주고 싶다고 합니다. 저 또한 제 삶의 멘토가 누구였는지, 그리고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았습니다. 다시 그림 이야기로 돌아와서, 저자는 르누아르의 그림이 따뜻하다고 요약합니다. 르누아르 특유의 부드러운 터치와 그의 주요 작품들의 소재가 대게 그러한 느낌을 주는 것이라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 그림 속의 소녀들이 그저 평화롭고 여유롭게만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르누아르의 붓 터치에 의한 것이 아닌 아이들이 가진 순수함과 아름다움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자는 아이들의순수한 마음에 상처를 내지 않도록 아이들을 굳이 압박하지 말고 자신만의 꽃이 피는 시기가 올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주자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꽃이 피는 시기는 모두가 다르니까요.
이처럼 이 책에서 저자는 그림마다 기본적인 설명은 물론이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둘씩 불어넣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에는 편안함과 따뜻함이 한껏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읽는 내내 저 또한 마음이 편안해지고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느낌이 바로 저자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전해주려고 했던 마음은 아닐까 싶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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