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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하버드 마지막 강의, 마지막 질문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외 지음, 이진원 옮김, 이호욱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무척 간단합니다. 딱 두 가지 이유 때문이죠. 하나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잘 알려진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책이기 때문이고, 다른 또 하나는 경영학 이론을 바탕으로 쓴 자기계발서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견뎌낸 ‘좋은’ 이론은 인과관계를 통해서 미래를 예측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우리의 선택에도 큰 힘이 된다고 말합니다.

 

 좋은 이론은 변덕을 부리지 않는다. 특정 기업이나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예외의 경우란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를 설명해주는 보편적인 진술이 바로 좋은 이론이다. (p.28)

 

 경험과 정보가 좋은 선생 노릇을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인생에선 어떤 일에 대해 쉽게 배울 수 없을 때가 더 많다. 어느 누구도 좋은 배우자가 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여러 번 결혼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혹은 막내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해서 부모 역할을 완벽히 수행할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이론이 그토록 중요할 수 있는 이유이다. 이론은 우리가 경험하기 전에 앞으로 일어날 일을 설명한다. (p.31)

 

 이 책을 읽은 소감을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상당히 신선하고 꽤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조언은 사실 다른 자기계발서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질적인 부를 따라가지 말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거나, 사회적인 성공이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가 오히려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를 ‘경영학 이론’ 으로 설명해 나가는 방식이 무척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곳곳의 현실적인 조언은 무척 공감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생활 속에서의 행복을 이야기하는 1부의 내용을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아라. 아직 찾지 못했다면 계속해서 경험하면서 그 일을 찾아라. 진정한 행복은 물질적인 부에서 오지 않는다.’ 이는 자기계발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이를 크리스텐슨 교수는 동기이론(motivation theory), 의도적 전략(deliberate strategy)과 창발적 전략(emergent strategy) 등으로 설명해 나갑니다.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고요. 먼저, 동기이론을 통해서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동기이론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요인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요인은 크게 위생 요인(hygiene factor)와 동기부여 요인(motivation factor)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보상과 지위, 고용 안정성, 그리고 직무 조건과 같은 요인은 위생 요인(hygiene factor)입니다. 그리고 도전적인 일, 인정, 책임, 성취감, 개인 성장의 기회 등은 동기부여 요인(motivation factor)이고요. 이 두 가지 요인 중에서 우리에게 자발적인 동기를 끌어내고, 진정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요인은 동기부여 요인이라고 합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적으로 도전, 인정, 개인 성장의 기회 같은 동기부여 요인을 쫓으라는 것은 아닙니다. 지위와 보상 같은 위생 요인이 무조건적으로 우리에게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나, 위생 요인이 충족되지 못하면 불행을 가져온다는 것이죠. 따라서 위생 요인 역시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만 어느 정도 충족된 후에는 동기부여 요인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보라는 것입니다.

 

 위의 내용은 의도적인 계획과 우연히 찾아오는 기회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집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현재 상황의 위생 요인과 동기부여 요인에 모두 만족한다면 의도적인 계획을 따라가고, 어느 하나라도 불만족스럽다면 우연히 찾아오는 기회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라는 것이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뜻대로 인생을 살아가길 원합니다. 바라는 대학에 들어가고 오랫동안 원하던 일을 꿈꿉니다. 그리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원하죠. 그러나 결코 인생을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인생이 흘러가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볼 것을 이야기합니다. ‘우연’을 통해서 말이죠.

 

 집중적인 계획 수립은 사실상 특정한 환경에서만 의미가 있을 뿐이다. 우리 인생과 사회생활은 우리가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의도적 전략과 갑자기 생기는 예상하지 못한 대체 전략들 사이에서 결정과 포기를 반복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각 전략들은 우리의 실제 전략이 되려고 각기 최고의 정당성을 내세우며 우리 마음과 생각을 얻으려고 경쟁한다. 본래 두 전략 중 어느 하나가 나머지 하나보다 더 낫거나 나쁘지 않다. 전략 선택은 여행 중에 있는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p.73)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고 원하는 계단을 하나하나 밟아 나갈 때 가장 행복하고 가장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단 하나의 계단이라도 올라서지 못하면 불행하거나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죠. 하지만 크리스텐슨 교수는 ‘원하는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가지 못해도 목표를 달성하거나 행복해질 수 있으며, 자신이 생각하던 것들이 가장 좋은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 때문에 ‘우연’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라는 것이죠. 저 역시 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큰 변화를 가져오거나 어떤 계기가 되는 것은 ‘우연’일 때가 많습니다. 밀란 쿤데라 역시 자신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죠.

 

 사람이 무엇을 원해야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우리는 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인생을 산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p.17)

 

 물리 실험 시간에 중학생은 과학적 과정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오직 한 번밖에 살지 못하므로 체험에 따라 가정을 확인해 볼 길이 없고, 따라서 그의 감정에 따르는 것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p.56)

 

 그렇다면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을 때 혹은 눈앞에 수많은 선택이 놓여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찾아온 그 ‘우연’이 기회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먼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위생 요인과 동기부여 요인이 모두 만족스러운 상황이라면 굳이 우연을 따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둘 중 하나라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우연에 기대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이때 스스로 물어볼 것을 권합니다. ‘어떤 전제(가정)가 사실로 판명되어야 하는가?’라고 말이에요. 즉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때, 그 선택들에 따르는 어떤(?) 결과를 기대합니다. 이때 자신이 원하거나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전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라는 것이죠. 수많은 전제조건을 ‘가장 중요하지만 불확실한 것’에서부터 ‘가장 사소하지만 가장 확실한 것’까지 나열하고, 이를 하나하나 해결 또는 입증하다 보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어떠한 선택을 하기 전에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가정들이 사실로 증명되어야 하는가?’라고 물어볼 것을 조언합니다.>

 

 이 외에도 크리스텐슨 교수는 가족 또는 친구들과의 관계에도 좋은 돈·나쁜 돈 이론, 해야 할 일(job to be done) 이론, 능력(capabilities)이론 등을 적용해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올 곳에 대한 유혹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에 소홀하기 쉬운데, 이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또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거나 나를 행복하게 해줄 사람을 찾지 말고, 내가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사람’을 찾을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이 배우자든, 친구든, 기업이든 말이죠.

 

 제가 다소 1부의 ‘사회생활에서의 행복과 성공’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다 보니 이 책 전체가 사회적 성공과 행복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크리스텐슨 교수가 주장하는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훨씬 중요하며, 사회생활은 우리가 맺는 수많은 관계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 인생의 이런 영역에 자원을 투자함으로써 받을 장기적 보상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분명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일은 당신에게 성취감을 안겨줄 수 있지만,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키우는 친밀한 관계 속에서 얻는 지속적인 행복감에 비할 수는 없다. (p.114)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할까 합니다. 바로 ‘우선순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3장이 우선순위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는 합니다만, 사실 이 책 전체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다 보니 눈앞에 보이는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는 것이죠. 단기적인 성과에 눈이 멀어 장기적인 성공을 놓치는 많은 기업들처럼 말이에요. 따라서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자신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지, 자신이 가장 원하는 삶이 어떤 삶인지 끊임없이 묻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크리스텐슨 교수가 말하는 핵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How Will You Measure Your Life?)>라고 짓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즉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는 제목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해보라는 의미가 되겠지요. 진부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질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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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4 11: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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