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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효과 - 《80/20 법칙》리처드 코치의 새로운 시대 통찰
리처드 코치 & 그렉 록우드 지음, 박세연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낯선 사람 효과. 솔직히 제목만 봐도 내용이 짐작이 가는 책입니다. 아마도 이제는 조금 널리 알려진 효과(?)이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 적어도 한두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오랜만에 우연히 만난 지인에게서 생각지 못한 정보나 아이디어를 듣거나, 도움을 받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저자는 이처럼 우리가 매일 같이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닌 한두 달에 한 번, 혹은 일 년에 한두 번쯤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갖는 가치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책 이야기에 앞서 간략하게 이에 대한 개념부터 정리를 해보면, 먼저 강한 연결(strong link)이 있습니다. 이는 가족이나 친구, 또는 거의 매일 만나는 직장 동료 등 각별한 사람들과 맺는 친밀한 관계의 끈을 의미(p.33)합니다. 다음으로 약한 연결(weak link)은 아주 친밀한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 얼굴 정도 알고 지내는 관계를 의미(p.33)합니다. 그리고 개인이 속한 조직이나 단체와 같은 그룹을 허브라 하고요. 마지막으로 개인과 개인, 혹은 허브와 허브 등의 무수히 많은 ‘약한’ 연결 속에서 중심이 되는 슈퍼커넥터가 있습니다. 즉, 슈퍼커넥터는 누구라도 쉽게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기반으로 엄청나게 넓은 인맥과 정보로 사람과 사람을, 그리고 허브와 허브를 잇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아웃라이어>의 저자로 잘 알려진 말콤 글래드웰이 제시한 ‘커넥터’라는 개념과 매우 유사합니다. 말콤 글래드웰은 자신의 저서 <티핑포인트>에서 유행과 같은 어떠한 사회적 ‘전염’이 발생하게 되는 요인 중 하나로 ‘커넥터’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이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이 몇 단계를 거쳐 그 밖의 모든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이 ‘특별한 소수의 사람들’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티핑포인트> p.51)

 

<말콤 글래드웰은 『티핑포인트』에서 제시한 ‘커넥터’라는 개념은 이 책의 ‘슈퍼커넥터’와 같습니다.>

 

 어쨌든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약한 연결을 통해서 개인은 더욱 성장할 기회를 찾을 수 있으며, 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혁신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가난을 구제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고요. 그리고 이러한 네트워크의 중심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과 기업들을 연결해주는 사람이 슈퍼커넥터이고요. 여기서 특별히 약한 연결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강한’ 연결로 구성된 허브(개인이 속한 그룹)에서는 서로 비슷한 생각과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나 아이디어를 접하기가 어렵습니다. 반면, ‘약한’ 연결로 구성된 허브 내에서는 우리에게 익숙지 않거나,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접할 기회가 많다는 것이죠.

 

 친한 사람들은 우리 자신과 비슷한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주로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회적 영역에서 움직인다. 그리고 서로를 아주 잘 알고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는 ‘밀집된 덩어리와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 속에서 활동한다. 그러나 그 네트워크에 포함된 구성원들은 모두 그다지 친하지 않은 많은 지인들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지인들은 다시 친밀함과 정보를 공유하는 저마다의 밀집된 덩어리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여러분을 지인들과 이어주는 약한 연결은 “단지 피상적인 관계가 아니라, 각각의 밀집된 덩어리들을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다리로서 기능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약한 관계가 부족한 사람들은 자신과 멀리 떨어져 있는 그룹에서 정보를 거의 얻지 못하고, 오직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얻는 지엽적이고 개인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한 그룹에서 사회적·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다른 그룹으로 정보가 이동하려면 두 그룹을 잇는 다리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그 다리는 강한 연결이 아닌 약한 연결이 맡고 있다. (p.64)

 

 예를 들어, 과거 유럽에서 메디치가문은 화가와 조각가, 그리고 건축가 등 수많은 작가를 피렌체로 모으고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수많은 문화적 교류가 일면서 르네상스로 이어졌죠. 이후에 프랑스의 파리가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것 역시 비슷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현대에서는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고요. 실리콘밸리 역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IT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사례가 있지만, 한 가지만 더 들어보겠습니다. 저자는 약한 연결이 인류역사에 끼친 가장 큰 영향 중 하나로 ‘도시’를 꼽습니다. 다양한 문화적·사회적 배경을 갖은 사람들이 도시에 모이면서 인류문명의 발전에 엄청난 역할을 했다는 것이죠. 하버드 대학 경제학과의 에드워드 글레이저 교수 역시 <도시의 승리>에서 이와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인적자원’이 도시가 끊임없이 발전해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정보와 아이디어의 공유, 그리고 소통에는 약한 연결이 더욱 큰 힘을 발휘하고요.

 

 그러면 21세기에 가장 폭넓고 다양한 방식으로 약한 연결을 가능케 하는 인터넷에 대해서 저자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인터넷은 다른 도시나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 그리고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과도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위키노믹스>의 저자 돈 탭스코트 회장 역시 인터넷으로 인해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무엇이든 자유롭게 만들어내고 다양한 주체 간의 협업이 일상생활의 운영방식이 되는 세계, 협업과 참여를 특징으로 하는 협업 지성(집단지성, 대중의 지혜)의 시대, 이를 ‘위키노믹스’라 했지요.

 

<『위키노믹스』의 저자 돈 탭스코트 회장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주장한 반면, 이 책의 저자 리처드 코치는 인터넷의 영향력이 다소 과장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 책 <낯선 사람 효과>의 저자 리처드 코치는 조금 다른 주장을 펼칩니다. 인터넷의 영향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인터넷의 영향력이 조금 과장됐다는 것입니다. 언어나 인쇄술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며, 수많은 것들이 창조되는 데 일조했으나, 인터넷은 기존의 것들을 속도와 범위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온 데 그쳤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인터넷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인터넷은 의사소통 방식, 업무 시스템, 정보를 얻고 가공하는 방식, 기존의 다른 매체들을 활용하는 방식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변화는 탭스코트가 지적한 것처럼 교육, 정부,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언어와 인쇄기술의 등장이 인류의 생각과 태도에 미친 정도와 견주어 본다면, 인터넷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게 들린다. (p.168)

 

 그러한 변화도 결국 친구나 지인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비하고, 업무나 여가활동을 위해 협력하는 것과 같이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것들을 조금 더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만들어준 것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온라인 기술이 등장했다고 해서 사람들이 옛날에 하지 않은 것, 또는 원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더 쉽고, 빠르고, 즐겁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 (p.170)

 

 위와 같은 두 주장 가운데 무엇이 더 설득력 있는지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이 세상은 바꾼 것에는 동의합니다만, 인터넷이 인류의 역사에서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라는 식의 주장은 조금 과장됐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어쨌든 서로의 주장(돈 스탭코트 회장과 이 책의 저자 리처드 코치)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같은 주장을 펼치기도 합니다. 결국, 우리 사회는 수직적 구조에서 네트워크 구조로 이동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개인의 자율성이 확대되고 폭넓은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협업이 가능해질 것이란 주장입니다.

 

 우리 사회는 수직구조에서 네트워크 구조로 이동하고 있으며, 동시에 최소한의 수직적·형식적 조직을 중심으로 다양한 약한 연결이 집중되는 다분히 개인적인 형태의 네트워크로 나아가고 있다. 다양하고 폭넓은 약한 연결의 네트워크를 갖춘 사람들이 사회적·개인적·협력적 차원에서 개인의 정보와 아이디어를 새로운 가치로 탈바꿈하는 것처럼, 폭넓은 지성을 기반으로 완전하고 자연스럽게 네트워크 효과를 활용할 것이다. (p.403)

 

 그리고 이러한 사회에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약한 연결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요. 다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약한 연결’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에 방점을 두어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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