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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라이어 - 전 세계 글로벌 리더 150명을 20년간 탐구한 연구 보고서 멀티플라이어
리즈 와이즈먼 외 지음, 최정인 옮김, 고영건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날 회의를 하는데 인턴사원으로 온 대학교 3학년 여학생이 아파트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 친구가 자기는 아파트 광고를 보면 현실감이 없다고 하는 겁니다. 멋있는 유럽의 성 같은 것만 나오고 예쁜 여자들이 섹시한 드레스를 입고 나오는데 집에서 입는 옷은 편안한 옷인데 그런 것들이 자기는 몸에 닿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광고가 싫어요. 하기에 그거 좋다 해서 정리를 합니다. 그래서 이 광고가 만들어집니다.” -박웅현 ECD-

 

<e편한세상의 ‘진심이 짓는다’ 광고>

 

 위 이야기를 앞서 말씀드린 이유는 (이 책에서 박웅현 ECD를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모든 조직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재능과 지식을 최대한 이끌어 내고 활용할 줄 아는 것이 멀티플라이어의 특징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토론주최자’의 모습이지요.

 

 디미니셔는 회사에 공석이 생기면 인사담당자에게 지원자 인터뷰를 하라고 한다. 그러나 마지막에 가서는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자를 뽑는다.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문을 닫고 영향력 있는 한두 명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 겉으로는 의견을 묻는 듯이 보이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혼자서 결정을 내리고 조직에서 통보하는 식이다.

 반면 멀티플라이어는 아주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는 자신이 아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아는 것을 어떻게 알아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여러 사람이 함께 머리를 맞대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사안과 관련된 것이라면 어떤 의견이든 관심을 가진다. (p.218)

 

 이러한 멀티플라이어의 특징을 저자 리즈 와이즈먼은 크게 5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재능자석, 해방자, 도전자, 토론주최자, 투자자. 이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란,

 

 멀티플라이어(Multiplier): 세상에는 사람을 더 훌륭하고 똑똑한 사람으로 만드는 리더들이 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서 지성과 능력을 부활시키고 끌어낸다. 우리는 그들을 멀티플라이어라 부른다. 멀티플라이어는 집단 지성 바이러스에 열광하는 조직을 만든다.

 

 디미니셔(Diminisher): 지성과 능력을 없애는 마이너스 리더들, 우리는 그들을 디미니셔라 부른다. 그들은 지적인 사람은 드물고 자신만이 똑똑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독단적으로 결론을 내린다. 디미니셔는 역사에서 사라진 많은 제국들처럼 결국 무너지고 마는 조직을 만든다. (p.6)

 

 저자는 위와 같이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를 정의하고 멀티플라이어의 특징으로 앞서 말씀드린 5가지를 제시합니다. 이 5가지에 대해서 쉽게 말씀드리자면,

 

 재능자석: 인재를 끌어당기고 최대한 활용한다.

 해방자: 최고의 생각을 요구하는 열성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도전자: 조직의 도전 영역을 넓힌다. (방향이 정해지는 환경을 만든다.)

 토론주최자: 토론을 통해 결정한다.

 투자자: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심어준다. (높은 기대수준과 강한 책임감을 요구한다.)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의 차이 (p.63)>

 

 이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내용만 보면 일반적인 리더십 관련 도서와 별반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밝혔듯이 <멀티플라이어>는 보다 실용적인 면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멀티플라이어 모델은 ‘계몽형 리더십’ 이상이다. 멀티플라이어 주위에서 사람들이 혜택을 본다는 점에서 계몽적인 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멀티플라이어 모델은 실용적인 경영방법이다. 그 이유는 멀티플라이어가 사람들로부터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때문이다. 그들은 더욱 지적인 활동, 더욱 능숙한 문제 해결, 더욱 집중된 노력을 끌어낸다. 멀티플라이어 모델은 리더로서 조직을 이끄는 실용적이고 생산적인 방법이다. (p.338)

 

 이 책은 ‘겸손하라’거나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라’거나 ‘동기부여를 이끌어내라’는 식의 도덕적이고 이상적인 덕목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해방자’의 경우, 해방자는 일터를 쉼터처럼 편안한 곳으로, 그리고 공정한 환경으로 조성해 창조적이고 열띤 분위기를 이끌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최선을 요구하라고 합니다. 편안하면서도 압박감을 느끼게 하라는 것이죠.

 

 ‘도전자’의 경우 변화와 도전을 즐기라는 것인데요, 이러한 말은 리더십 관련 도서뿐만 아니라 웬만한 자기계발서에는 빠짐없이 등장하는 덕목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도전을 요구하고 때로는 ‘시킬’것을 요구합니다. 거의 강제적으로요. 이는 5번째 사항이 ‘투자자’의 실천사항과도 연결되는데요, 투자자는 때로는 전에 해본 적이 없는 일을 시켜 조직원의 성장을 유도시키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된 사례 하나를 적어보겠습니다.

 

 마이크 해건(Mike Hagan)은 다국적기업의 영업을 책임지는 미국 회사에서 영업 현장을 관리하는 책임자로 일했다. 그의 일은 영업조직이 회사 정책을 따르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런데 회사 사장은 세계화와 사업의 성장을 원했고 마이크에게 방법을 알아내라고 지시했다. 전에는 회사의 경찰이 되어 영업정책을 위반하는 사례가 있으면 딱지를 끊는 것이 일이었는데 이제는 글로벌 사업을 위해 영업방식과 정책을 설계하는 일을 해야 했다.

 처음에는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 아무 경험이 없다면서 항의했다. 여권조차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의 저항은 무시되었다. 사장은 그에게 “당신은 똑똑하니 해낼 수 있다”고 떠맡겼다. 그리고 그는 해냈다. 녹초가 되면서도 신나는 경험이었다. (p.266)

 

 단, 이렇게 도전을 요구할 때 중요한 것은 철저하게 현실에 바탕을 둔 계획으로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게 하고, 그 안에서 기회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같이 조직을 이끌어가는 멀티플라이어가 ‘천재’보다도 오히려 훨씬 가치 있고 중요하므로 우리는 ‘천재’가 아니라 ‘멀티플라이어’가 되고, 또 ‘멀티플라이어’를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이런 저자의 주장에는 대체로 동의를 합니다만, 저자가 말하는 ‘천재’와 사람들이 동경하는 ‘천재’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천재’는 보통의 아주 뛰어난 인재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특출난 지식과 능력으로 인정받은. 그 때문에 그 능력으로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주위 사람들의 지식과 능력을 죽이는 디미니셔가 되기 쉽다는 것이죠.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이런 사람들은 뛰어나긴 하지만 보통, 평범한 사람의 범주 내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범주 내에서 극단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이러한 범주 자체를 완전히 벗어난, 말 그대로 ‘天才’라면 어떨까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로 꼽히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아인슈타인이나 피카소 같은. IQ를 예로 들어 말씀드리면, IQ 100인 사람 두 명이 머리를 맞댄다고 해서 IQ 200이 된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IQ는 덧셈, 뺄셈의 산수가 아니라는 것이죠. 이러한 천재들은 저처럼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은 것’을 보더라도 ‘다른 것’을 생각하고, ‘다른 것’을 실현해 냅니다. 과연 이러한 천재들보다도 멀티플라이어가 더욱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기업 관련 사례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입니다. 정말 많은 사례를 들고 있는데도 역설적으로 저에겐 사례가 부족하다고 생각됐습니다. 그 이유는 저자가 말하는 멀티플라이어가 이끄는 조직구조는 매우 수평적입니다. 그런데 매우 수직적 구조를 가진 기업 중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애플이나 한국, 혹은 일본의 기업들처럼 말이지요. 이러한 기업들도 함께 비교했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수직적 기업에도 뛰어난 멀티플라이어들이 있는가? 디미니셔가 이끄는 기업임에도 뛰어난 성과를 내는 기업이 있는가? 그런 기업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에 답해주는 사례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은 남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 <멀티플라이어>는 오늘날 수평적 조직으로 경영환경이 방향을 잡아가는 상황에서 개개인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잘 정리해 놓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덕목이 아닌 실제 역할과 행동들을 세세하게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는 없지만, 그동안의 리더십에 관련된 내용을 사례와 함께 ‘잘 정리’해 놓았다는 점에서 읽어보면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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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1 09: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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