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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재구성 - 글로벌 경제위기 제2막의 도래
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 더팩트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1968년 크리스마스이브, 아폴로 8호는 달 궤도를 돌았던(인류가 만든) 첫 번째 우주선이었다. 아폴로 8호가 지구로 돌아오는 중에 지상 관제사의 아들이 아버지에게 물었다. “누가 우주선을 운전하나요?” 이 질문을 들은 우주비행사 빌 앤더스(Bill Anders)는 “아마 아이작 뉴턴(Issac Newton)경이 조정하고 있을거야”라고 대답했다. (경영의 미래 p.5)

 

 경영학자 게리 해멀 교수는 현재의 경영 시스템이 20세기 초반에 경영법칙을 창안한 이론가나 사업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경제체제는 누가 이끌어 가고 있을까요? 각국 정부의 고위 관료들, 금융기관의 금융가들, 세계 기업들의 CEO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이끌어 가고 있다는 것이 정답일 것입니다. 하지만 넒은 범위에서 보면, 현제 경제체제는 애덤 스미스, 존 메이너드 케인즈, 밀턴 프리드먼 등 과거의 경제학자나 사상가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끊임없이 발생하는 경제위기는 대부분 비슷한 원인들에 의해 일어나고 있습니다. 버블, 과도한 채무, 재정적자, 인플레이션 등. 때문에 경제위기를 분석하고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위기의 재구성>은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부터 유럽의 재정위기, 그리고 인플레이션,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먼저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미국 가계의 과다차입과 과소비 및 부동산 투기, 자유방임적 금융 자유화를 배경으로 한 증권화 파생상품의 남발, 달러 기축통화제 유지를 위한 무리한 달러 강세정책 남발과 이로 인한 대외 불균형 심화. 사실, 이러한 요인들은 이미 전부터 지적되어 왔던 것들이기 때문에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만, 요점만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어 금융위기의 원인을 쉽게 이해 및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버블이 붕괴되면서 대형 금융기관들이 무너지면서 금융위기가 시작되었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붇는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특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게 되면서, 환율갈등으로 문제가 번지게 되고 결국 기축통화에 대한 논의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이와 함께, 금융위기를 촉발한 주범(?)인 금융기관들에 대한 감독과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볼커 규제안과 돗드-프랭크법이 성립되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미국 경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금융위기는 결국 유럽으로 번지게 됩니다. 독일과 함께 유로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프랑스는 부동산 버블 붕괴 위험과 저성장, 과다채무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게다가 프랑스의 주요 은행들은 그리스 등 재정위기 국가들에 대해 막대한 채권을 보유하고 있어 현 경제상황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현재 유럽의 경제위기에서 가장 핵심에 위치한 독일은 경우에도 그리 좋지만은 않습니다.

 

 독일경제는 지난 50년대 이후 10년 단위로 실질성장률이 낮아지는 현상을 반복해오고 있다. 또한 내수위주 성장에서 수출위주 성장으로 변화해오고 있다. 특히 가계소비지출은 2000년 이후 거의 증가세를 멈추고 있다. 그로 인해 2000년 이후 연평균 1% 미만의 저상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연평균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더 이상 미국이 무한정 경상수지 적자를 지속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중국을 비롯한 일본과 독일 등 수출과 상품수지 흑자에 의존해 성장을 해온 나라들은 내수활성화를 통한 성장으로 방향전환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중략>독일은 정부채무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고 있는 것이다.(p.200)

 

 이처럼 유로존의 경제위기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프랑스와 독일마저 경제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이른바 PIIGS 국가들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기 때문에 현재의 유럽위기는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결국, 유럽 채무위기 해결의 본질은 최대 채권보유국인 독일과 프랑스가 과감한 채무탕감을 통한 손실을 부담하는 것과 유럽 각국이 경기가 하강하더라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빚을 줄이는 것뿐입니다.(p.175) 하지만 최근 신문의 경제기사나 뉴스에서 보듯이 각 국의 입장차이로 인해 해결방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와 양적 통화확대책 등으로 화폐의 실질구매력이 크게 감소하면서 2011년부터 인플레이션의 문제가 붉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달러 약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식료품 가격상승이 이루어지고, 원유, 철광석 등 여타 상품가격의 상승도 유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플레이션을 우리나라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11년 한 해 동안 한국은행과 정부는 물가와 힘든 싸움을 해왔습니다. 게다가 엄청난 금액의 가계부채, 그리고 이 가계부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가계부채 문제가 한국경제에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들리고 있는 것이 현재의 한국 경제입니다. 결국, 어떠한 나라도 현재 세계경제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죠.

 

 지나치게 간략하게 설명한 것 같습니다만, 이상의 내용들이 <위기의 재구성>에서 다루고 있는 핵심적인 내용들이라 생각됩니다. 굉장히 폭넓은 내용을 담고 있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에는 매우 유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유럽 각 국의 경제상황을 과거의 경제상황과 함께 설명하는 부분은 특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만,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일반 독자들보다는 경제에 대한 지식을 어느정도(?) 갖춘 독자들을 위한 책이라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32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처럼 다소 딱딱하고 전문적인 용어로 가득 차있습니다. 경제관련 도서의 경우,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고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과 독자가 궁금해 하는 부분이 상이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제서적들은 각주 등을 통해서 최대한 용어를 쉽게 설명하고 독자의 이해를 도우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용어에 대한 특별한 설명이 없을뿐더러, 특별히 쉽게 설명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일반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쉬운 설명으로 좀더 대중적인 경제서적으로 쓰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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