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ra Pausini - Inedito
라우라 파우찌니 (Laura Pausini) 노래 / Warner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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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라 파우지니의 노래들은 다 그렇지만 대개 음악 자체는 칸초네라기 보다는 영어권 대중음악과의 차이가 거의 없는 음악들이곤 한다.

그러나 그 영어권 대중음악이란 것들 중 적어도 미국의 어메리컨 스탠다드 팝이란 것들은 지난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수많은 라틴 작곡가들과 편곡자들에게 달러를 흔들면서 일감을 맡겨, `해갖고 온 것들' 투성이였다.

그 사실을 감안하면, 라우라를 위시한 이탈리아 가수들의 히트곡들은 미국에 수출하고 남은 재고 파는 것처럼 생각하면 왜 비슷하게 느껴지는지 알만 하다.


하여 라우라 파우지니의 음악이 미국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착각하면 안되며 본 음반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이탈리아 가요가 오페라 아리아에서부터 지녀온 특유의 깐타빌레라는 것이 있다.

마치 천주교 성당의 르네상스 이후 교회음악과도 같은 음악, 알비노니의 아다지오와 같은 가락이 있다.

바로 이것이 서양 클래식 음악의 역사에서 라틴 문화권과 아무 관련이 없는 지역의 작곡가들을 매료시켜 '일생에 한 번 쯤은' 이탈리아 풍의 음악을 작곡하게 만든 것이었다.


이것을 현대 영화음악에서도 구현한 인물이 바로 엔니오 모리꼬네였는데, 라우라 파우지니의 역대 히트곡들도 그러하다.

이 점에서 이탈리아 가요는 한국에는 칸초네의 전형처럼 알려진, 남부 해안지역의 풍류가 느껴지는 남국적인 가요와 오페라의 아리아나 교회음악의 풍을 응용한 가요들로 분류시켜 지도를 그려보는 것이 보다 이해가 정확해진다.

 

그러면 라우라 파우지니의 음악들은 어떻게 분류될까?

간단히 말해 이탈리안 어덜트 컨템포러리로 칭하는 것이 훨씬 정확할 것이다.

라우라 파우지니의 곡들 중에는 영어로 먼저 제작된 후 나중에 이탈리아어로 옮겨지는 역순에 따라 제작된 곳들이 적지 않은 것이 그 증거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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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Laura Pausini - San Siro 2007 (CD+DVD)
라우라 파우찌니 (Laura Pausini) 노래 / Warner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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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시로는 국제적으로는 그리 유명하지 못한 동네인데 그런 곳에서 했던 공연실황이 그녀의 대표 공연실황 영상물로 팔리게 된 것은 이런 물건들이 잘 팔리자면 어디서 공연했냐가 아니라 어떤 명장면의 연속이라고 소문나느냐가 관건임을 알려준다.

마이클 잭슨의 데인져러스 공연실황도 부카레슈티 실황이었지 세계인들에게 흔히 동경의 대상이 되는 도시에서의 실황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실황에서 라우라 파우지니 개인에 대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 하나 있다.

VIVE ME를 노래할 때다.

LAURA는 이 한 노래를 이태리어, 스페인어, 포루투갈어, 프랑스어로 부른다.

유튜브에서 찾아보면 그녀는 자기 히트곡 1곡을 무려 10개 국어로 노래하는 동영상이 있다.

그녀의 흥행 범위도 알 수 있고, 그녀의 역량도 짐작이 되지만, 한국 가요계에게 더 중대한 교훈은 이런 다국어 가요 활동은 아무나 한다고 흥행에 보태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이다.

국내에도 몇 10개 국어로 노래한다면서 월드뮤직 밴드이니 하는 음악인들이 좀 있는 것으로 안다.

굳이 외국어 가창력을 비교하면 그들이 놀랍게도 라우라 파우지니보다 더 뛰어나니, 꼬레아의 그들이 국제무대에 진출하지 않음에 대해 라우라 파우지니는 깊이 감사해야 할 노릇이다.

그럼에도 라우라 파우지니의 다국어 가요 활동이 각별히 가치가 있는 이유가 따로 있다.

다중 국어 가요 활동은 흔히 외국어 잘 하는 재주 과시로 보이기 십상이어서 그냥 장기자랑 조금 하다가 그치고는 한다.

그에 비해 라우라의 다중 국어 가요 활동은 하나 하나가 해당 외국어의 문화권과 잘 통하지 않으면 그 지역 문화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이 사실은 라우라 파우지니의 다국어 가수 활동을 두고, 배우기도 힘든 외국어로 노래해서 장사까지 잘 할 정도라는 것만 탄복하고 그칠 일이 아님을 알려준다.

국내 대중문화산업의 국제화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도 흔히 떠드는 한류의 현지화니 뭐니 하는 것들이란 실제로 어떤 것들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좋은 본보기이기 때문이다.

노래 잘 하고 춤 잘 추는 노동력을 해외송출시키는 것과 한국의 가인들이 세계와 통하여 범지구적인 흥행을 하는 일이란, 그런 짓을 하는 동기가 아무리 장삿속이기는 마찬가지라고 해서 같은 짓은 아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결과는 서로 꼭 반대쪽에 놓여지게 된다.

 

하여간 스페인어권 가수들도 대부분 그렇지만 라우라 파우지니의 음반들은 하나 하나가 한국 대중문화에 대해 고민할 점을 많이 제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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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Giorgia - Senza Paura [2CD+DVD Limited Gold Edition]
조르지아 (Giorgia) 노래 / Sony(수입)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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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같은 라우라만 듣는 것이 지겹다면 친구같은 조르지아와 놀러 나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가창력의 특징도 정말로 라우라에 비해 훨씬 분방한 느낌이지만 영상 속의 그녀는 가만있는 것이 힘들어 뵐 지경이다.


그런데 이 쯤 해서 이탈리아 가수들의 특징이 좀 잡혔다.

그것도 이탈리아계 미국가수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특징이다.

목소리가 대부분 가냘프며 그렇게 힘있는 목소리, 소위 말하는 쫘악 퍼진다던가, 혹은 쏜다던가 하는 목소리가 아니며 일반적으로 중저음을 구사하는 경우가 드물다.

어쩌면 벨칸토 창법은 가냘프고 직진성이 모자란 가창력을 커버하기 위해 개발된 발성법으로 나오지 않았을까 싶은 상상도 해본다.


이렇게 따지면 한국 가수들의 경쟁력도 생각해봄직 하다.

그래도 이탈리아가 곡의 편곡 하나는 참 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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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Entre Tu Y Mil Mares
Warner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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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라 파우지니의 이네디또에 대해 리뷰하면서 그녀의 흥행공식을 알게 되었다.

장사란 역시 수완이라는 말이 와닿았다.

그 점에서 이 앨범은 그 점에서 실로 상업성이 너무 드러날 지경이다.

그런데 여기서 국내 가욕예의 자칭 평론가니 하는 사람들 중 일부 인물들에 대해 짚고 넘어갈 사실이 하나 있다.


라우라 파우지니를 처음 알게 되었을 당시였던 지난 2002년 경 어느 국내 음악평론가라는 사람이 라우라 파우지니에 대해,  ' 이 가수의 가장 큰 특징은 칸초네이면서도 소울음악을 한다는 사실이다 '  라고 소개한 적이 있었다.

라우라 파우지니를 일컫어 상업적인 형태로 길들여진 록음악을 한다는 평론은 가능할 것 같지만, 대관절 소울음악과 어떻게 관련지을 수 있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국내 대중가요계의 영어권 팝송에 대한 편식이 단순히 영어권 팝송 외의 대중음악을 모르게만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토록 섬기는 영어권 팝송 자체에 대해서도 바르게 알지 못하게 길들인 결과가 이렇게 드러나는 것이다.

한국의 문화적 대미 의존도가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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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Laura Pausini - Primavera Anticipada
라우라 파우찌니 (Laura Pausini) 노래 / Warner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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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라 파우지니는 언제나 그랬듯, 슈퍼스타들과 올스타 듀엣을 한다.

필자도 언제나 그랬듯, 참 장사를 잘 하는구나 싶은 심정이다.

타이틀 곡인 쁘리마베라 안띠시빠다는 다름아닌 제임스 블런트와 불렀다.

라우라의 주된 시장은 중남미 시장, 그리고 프랑스와 스페인, 마지막으로 자국이다.

그런데 자국만한 규모의 시장을 하나 더 갖고 있다.

바로 미국의 이탈리아계와 히스패닉계 커뮤니티다.

그러나 라우라는 그것 만으로 미국시장을 상대로 흥행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 대중음악시장 자체는 그녀에게 후순위 시장일런지는 모르겠지만 미국 대중음악 및 미디어 산업과의 거래 관계는 깊고도 깊은 것이다.

그녀가 칸쪼네의 맥을 잇는 가수이며, 텃밭은 주로 스페인어권인데도, 그녀의 듀엣 히트곡 중 거의 반 가까이는 영어권 대중음악계의 스타들과 함께 노래한 곡들인 이유가 다 있다.

정말 장사 잘 하는데, 한국 가수들도 이런 상술을 부리면 극동의 라우라 빠우지니가 한 명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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